나를 일으키는 글쓰기 - 인생 중반,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
이상원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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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초등학교로 바뀌었지만 국민학생이었던 시절이 불현듯 생각난다.

지금도 노는 것이 무척이나 좋지만 그때는 학교에 가면은 친구들과 만나서 놀 수 있어 좋았고 방과 후에는 동네 친구들과 놀 수 있어 좋았던 시절이었다. 놀 수 있다는 것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시기는 바로 방학이었다. 2달에 가까운 기간을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맘대로 놀 수 있다는 사실이 그 당시에는 환상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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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학이 끝날 무렵 머리를 지끈거리게 했던 것은 다름 아닌 방학 숙제였고, 그중의 백미가 바로 일기 쓰기(글쓰기)였다. 기억을 더듬으며 사실을 적다가 좀만 지나면 소설로 변질되며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그렇게 글쓰기에 대한 첫인상은 나의 노는 것에 대한 방해물에 다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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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입시를 위해 논술 준비를 하게 되며 글쓰기에 대한 인상은 더욱 나빠졌다. 그래서 공대에 진학했던 것일까? 공대에 진학 후 직장을 다니며 글쓰기와는 멀어진 삶을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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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갑자기 2년 전부터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왜 갑자기 글을 쓰게 된 걸까???


글쓰기 전문가인 저자가 바라보는 글쓰기는 어떤 것일까?

책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니라 쓰는 책이라고 핵심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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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지나간 내 삶과, 또한 거기서 드러나는 진솔한 자신을 만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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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 설치된 블로그 앱에 접속하게 되면 '지난 오늘 글' 알림을 받게 된다.

1년 전에 블로그에 썼던 나의 글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예전에 썼던 글은 이상하게 잘 보지 않게 되는데 알림을 보게 되면 궁금함과 호기심에 들여다보게 된다. 서평 글이다 보니 일기처럼 100% 나의 감정을 드러내는 글이 아니긴 하지만 이때 당시의 나의 기분과 감정은 어땠는지, 책을 읽고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 알게 되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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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라면 이런 글을 쓰진 않았을 건 같은데 '예전의 나'가 이런 글을 썼다는 것에 의아함과 놀라움도 많이 느꼈다. 그러다 보니 지나간 내 삶과 진솔한 자신을 만날 기회라는 저자의 표현에 공감이 많이 간다.


책은 마치 노트처럼 독자가 직접 글을 쓸 수 있도록 한 공간이 많다. 나의 일상, 나의 마음, 나의 실패, 나의 과거, 나의 내일 크게 다섯 가지 항목으로 구분되어 에세이 형식의 저자의 글과 참고하면 좋은 인용, 그리고 독자의 생각을 적을 수 있는 부분으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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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아팠던 것은 언제인가?

매년 건강검진 후 건강 관련 지표가 나빠지는 것을 보며, 습관 개선, 운동에 대한 관심이 잠깐 생겼다가 사라져 버린다. 아무래도 생활하는 데 있어서 크게 힘든 질병은 없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지금까지 큰 질병, 큰 사고 없이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내 감정과 생각을 글로 옮기는 과정은, 동시에 글쓰기를 통해 내 감정과 생각을 다시 발견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과거의 경험을 쓰려고 한다면 그 경험의 구체적인 요소를 다시금 떠올려야 한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등등. 중간중간‘맞다, 그랬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떠오를 것이다. 그때 무엇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곰곰이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당시의 감정과 함께 그 경험을 돌이켜보는 현재의 감정도 글에 담긴다. 이렇게 하여 과거의 경험이 다시금 생명을 얻는다. 기억 속에서 많은 부분이 희미해졌던 경험을 글쓰기를 통해 되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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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머릿속에 생각해서 말로 내뱉는 그 과정을 그냥 글로 적으면 글쓰기가 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말과 글은 서로 다른 생각의 경로를 지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감정과 생각은 말로 내뱉으면 이내 형체가 사라지지만 글은 분명하게 형체를 남기고, 삭제하지 않는 이상은 반영구적으로 남는 존재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어려워 고심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나름 유추해 본다.

이 과정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고 생각을 보다 명확히 할 수 있다는 것에 글쓰기의 매력과 묘미가 있는 것 같다.


부쩍 많아진 회사 업무로 인해 최근의 글쓰기 페이스는 예전에 비해 확실히 떨어졌다. 스트레스로 가득 찬 머리,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하면 쉬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동안 진정한 쉼과 돌아보기로 생각했었던 글쓰기를 등한시하고 있었음을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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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인데, 이걸 '일'이라고 생각하니 힘들어진 것이다. 글쓰기가 나를 일으켜 세우는 그날까지 작을 수 있지만 꾸준한 걸음을 내디뎌 봐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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