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알려주는 건강한 음주법 - 물 고르는 법부터 안주 고르는 법까지, 장 전문의가 말하는 음주의 지혜
후지타 고이치로 지음, 정지영 옮김 / 책밥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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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신입생 환영회 때 처음 먹었던 술, 소주는 너무 독하고 쓰다는 생각만 들었었다.

그 당시에는 이런 맛없는 술은 왜 먹지 생각했었지만 군 제대 후 후배들이 군대를 가게 될 때면 자연스럽게 술 얘기가 나오게 되었다.

가끔 회식 때 술을 많이 먹는 경우도 있지만 적당히 잘 마시면 친목 도모와 대화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 아직까지 술을 끊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확실히 술 먹은 다음 날 컨디션이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

친목 도모와 대화에 도움을 주는 술이라고 하지만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책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한 음주법>>은 바로 건강하게 술을 먹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우리가 술을, 즉 알코올 섭취할 경우 위에서 20%, 나머지 80%는 장에서 흡수된다고 한다. 알코올은 소화되지 않고 간에서 알코올 탈수효소인 ADH의 작용으로 분해되어 독성을 가진 분자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된다. 이 아세트알데히드가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인 ALDH의 작용으로 다시 한번 분해되면 아세트 산이 된다. 이 아세트알데히드를 잘 분해하는 사람이 바로 술을 잘 마시는 체질인 것이다.


다른 건강 서적에서도 많이 다루는 내용이지만 이 책도 건강한 음주와 장의 건강을 밀접하게 보고 있다. 장내 세균을 통하여 면역 조직이 활성화되어 인체의 면역 중 70%를 장이 담당한다. 건강한 장을 위해서는 무조건 유익균이 많은 것이 능사가 아니다. 유익균, 중간균, 유해균이 2:7:1의 비율을 이루고 있을 때가 가장 이상적인 장내 환경이라고 한다. 중간균은 유익균이 많으면 유익균과 같은 작용을 하고, 유해균이 증가하면 유해균의 편이 되는 성질이 있다.

이러한 장내 세균의 적절한 균형을 위해서는 셀룰로오스를 포함한 불용성 식이섬유 등 유해균을 작용하게 하는 채소를 먹고, 유익균을 늘리는 콩류가 좋다. 이렇게 하면 유해균은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면서 일정한 수를 유지하고, 중간균은 유익균의 지원군으로 작용하게 된다.


건강한 음주에서 적절한 양의 음주와 함께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안주를 고르는 방법과 순서라고 생각한다. 우리 음주 문화를 보면 일반적으로 안주가 나오기 전에 빈속에 술을 먹기 시작하여 고칼로리, 고지방, 고당질의 안주로 과식을 하는 코스로 이어지게 된다. 이상하게 몇 년 전부터 회식이 끝나고 나면 아이스크림이 너무나 당겨 그것까지 먹고 나면 그야말로 칼로리 폭탄이다. 술도 많이 먹고 건강하지 않은 안주도 많이 먹으니 건강에 해로울 수밖에 없다.

안주 없이 술을 먹는 경우 알코올이 위장을 직격하게 되므로 점막을 거칠게 만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장내 환경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책에서는 음주 전 음식으로 양배추를 추천하고 있다. 양배추의 수용성 식이섬유는 유익균의 먹이가 되고 불용성 식이섬유는 위장을 천천히 통과해서 배고픔을 줄여주므로 과식을 하게 될 여지를 낮추게 된다. 술은 당질이 적고 GI 수치(혈당지수)가 낮은 소주나 위스키 같은 증류주를 먼저 마시길 권장하고 있다. 양조주 중에서는 그나마 레드 와인이 당질이 적고 GI 수치가 낮다고 한다.

안주의 경우는 식이섬유와 식물성 단백질이 많은 야채, 콩, 해산물 위주로 시작하여 단백질,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질, 탄수화물의 순서를 추천하고 있다. 역시나 장내 건강을 위한 식단과 순서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현재 나의 음주 습관이 건강에는 참 좋지 않음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건강을 위해서는 역시나 음주법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건강해야지 좋다고 생각하는 술도 더 오래 마실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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