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일이나 사태가 잘못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작가는 어떤 의미로 이러한 제목을 붙였을까? 강렬한 제목이 소설에 대한 흥미를 높인다. 게다가 90년대 생의 젊은 작가가 풀어낸 이야기가 일본의 양대 문학상 중 하나인 '아쿠타카와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더더욱 관심이 간다. 그것도 두 번째 집필한 소설에서 말이다.
우선 책의 주인공들을 먼저 살펴보자.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인물은 크게 세명이다. 한 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자.
요스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법학부 대학교 4학년. 럭비 동아리 코치를 맡고 있는 운동과 근육 단련을 좋아하는 남자다.
마이코: 정치인 양성 학원에 다니며 정치 입문을 꿈꾸는 요스케의 전 여자친구.
아카리: 친구의 공연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대학 신입생. 이후 요스케의 여자친구가 된다.
법학부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남자 주인공 요스케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틈틈이 학교 럭비 동아리에서 코치로 활동하는 운동을 좋아하는 혈기왕성한 전형적인 20대 청년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TV에 나오는 범죄자들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연민도 가지고 있다. 친구인 히자의 신입생 환영 공연을 갔다 우연히 신입생인 아카리를 만나게 된다. 아카리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걸 챙겨 주게 되며 인연이 시작된다.
한편 여자친구 마이코는 정치에 입문하기 위해 정치인 양성 학원에 다니며 아버지의 연줄로 알게 된 의원의 조수 역할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끔씩 밖에 할 수 없는 데이트에 남자친구인 요스케는 불만이 있지만 마이코가 싫어하는 일은 굳이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런 남자다움과 함께 배려심까지 갖춘 요스케의 매력에 빠졌는지 신입생 아카리는 적극적으로 대시하게 되고 결국은 새로운 여자친구가 된다. 한편 그렇게 인연이 끝난 줄 알았던 전 여자친구 마이코는 의원과의 늦은 밤까지 이어진 회식으로 집에 갈 수 없어 가까이 살고 있는 요스케를 찾아오게 된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잠만 자겠다는 마이코를 매몰차게 거절하지 못하고 집에 들이게 되고 결국 일이 발생하게 된다.
하룻밤의 이 일이 과연 어떠한 결과를 불러일으킬까? 그리고 주인공은 어떤 파국으로 치닫게 될까?
문고판 크기와 200여 페이지의 길지 않은 분량, 그리고 너무나 일상적인 젊은 남녀의 연애 이야기이지만 미묘하게 올라가는 긴장도 속에서 알 수 없는 매력으로 한 번에 읽히는 책이다. 오랜만에 몰입해서 읽은 장르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