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영어의 정석
김병용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정석(定石)이라 함은 정해져 있는 방식을 의미한다.

수학의 정석 이후로 참으로 오랜만에 정석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책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

이 책은 인지주의 학습법을 표방하고 있다.

무엇(What)을 어떻게(How) 말하는지에 더해 왜(Why) 그렇게 말하는지 영어의 원리를 이해하며 배우는 학습법을 의미한다. 최근 시중에 영어 학습 관련 서적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대부분 회화 학습 위주의 책이 많은데 이 책은 결을 달리하고 있어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독특하게 언어의 개요로 시작하고 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다른 나라 언어를 익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언어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특성들을 간과한 체 사상누각의 공부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영어 알파벳은 영어를 위해 만든 글자가 아닙니다. 로마 사람들이 쓰던 글자를 영국 사람들이 빌려다 쓰는 글자입니다. 그래서 영어 알파벳, 로마자, 라틴 문자는 모두 같은 말입니다. 로마자의 모음 글자는 a, e, i, o, u 5개가 맞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모음 글자의 개수이고 영어 모음 음소의 개수는 약 16개로 이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영어 모음은 a, e, i, o, u 5개이다라고 알고 시작했으니 영어를 아무리 배워도 도대체 말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p34)

--> 당연히 영어 알파벳은 영어를 위해 만든 글자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라고 하니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요즘 영어 공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학창 시절 영어를 배울 때 이렇게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얘기를 다루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 의아하다. 우리 말 모음을 잘 모르면서 한국말을 공부하고 한국말을 잘하려고 했으니 쉽게 될 리가 있었나...




'학습은 1) 지식의 축적, 2) 현상의 이해, 3) 일상에의 적용이라는 3가지 단계를 거쳐서 완성됩니다' (p43)

--> 웬만한 사람이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학습의 단계이다. 하지만 책에서 이 부분을 접하니 왠지 많은 사람들이

2단계인 현상이 이해를 제대로 완성하지 않고 3단계로 가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지식만 암기로 외우고 이해 없이 적용하려고 하니 잘 안되는 것이다.

​

'일상 회화에서는 문장(sentence) 단위로 말을 하지 않습니다. 발화(utterance) 단위로 말을 합니다. 문장이 말을 형식에 따라 구분한 것이라면 발화는 말을 의미에 따라 구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영어회화를 잘하기 위해서는 발화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p130)

--> 학창 시절에 배우고 익혔던 습성으로 영어 회화를 하게 되면 문법을 생각하며 완벽한 문장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머릿 속에서만 맴돌다 말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책에서 얘기한 것처럼 문장을 얘기하지 않고 단어만 얘기해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상대방이 이해하는데 있어서 지장이 없다. 그동안 발화에 대한 부분을 간과한 채 영어회화를 잘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

이후 책 중반부터는 우리가 학창 시절부터 익히 공부해 왔던 어법, 문법, 시제, 회화, 영단어 등을 다루고 있다. 얼핏 봤을때는 학창 시절에 공부했던 맨투맨, 성문 영어책이 생각났지만 찬찬히 읽어 보니 상황과 배경에 대한 설명을 다룬 상태에서 각 항목별 내용을 다루는 것이라 훨씬 더 이해하기에 수월했다. 시간날 때마다 틈틈이 계속 볼 생각이다.

​

생활영어라는 제목을 보고 첫장부터 영어 회화에 대한 얘기가 쭈욱 펼쳐질 줄 알았는데 큰 반전이 있었다. 언어의 개요와 함께 영어라는 언어의 특징은 무엇이고 왜 우리가 영어 공부하는데 힘들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이를 통해 현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편일률적인 영어공부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