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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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세이는 저자가 아버지와 함께 저자의 관을 같이 만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리네 정서로써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지만, 아마 우리 식 이야기였다면 아버지의 관을 함께 만드는 것이 되지 않았을까..)

노년의 아버지와 함께 좋은 추억과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 전직 토목 기사로 목공일에 능숙한 아버지의 관심을 끌만한 아이템인 관 만들기를 선택한다. 아버지와 함께 관을 만드는 작업은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년의 아들이 노년의 아버지에게 무엇인가를 장기간 하자고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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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관을 만드는 그 짧은 몇 년의 기간 동안 저자는 참 슬픈 일을 많이 겪게 된다. 절친과 아버지의 암 진단, 어머니의 죽음, 절친의 죽음, 아버지 암 재발. 불과 4년에 이렇게 많은 일을 겪게 됨에도 꿋꿋하게 아버지와의 작업을 계속 진행해 나가고 이 책의 집필도 병행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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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관을 완성하게 되고, 임종 전에 이 책도 아버지에게 보여 드리게 된다. 아마도 아버지가 아들에게 받은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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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어 보면 부모의 심정을 알 수 있다는 말은 참으로 허언이 아닌 것 같다. 아버지나 나나 다정다감한 스타일은 아니라 만나도 크게 대화도 없는 편이지만 확실히 아이를 낳고 나니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각이 좀 달라진 것 사실이다. 이제는 한 해마다 늙어 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와 어떤 시간을 같이 공유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좀 더 진지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이 책이 확고히 해 주었다. 그리고 죽음이 상실만이 아닐 수도 있음도 같이 느끼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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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콜라주다. 명확한 순서 없이 한꺼번에 던져진 생생한 이미지, 그것을 해독하는 일이 보는 사람에게 맡겨진 이미지다. 하지만 그걸 보는 사람은 각각의 이미지가 새로운 이미지를 낳고 새로운 이미지가 또 다른 이미지를 낳으면서 끝없이 잡히지 않고 빠져나간다는 것을 발견할 뿐이다. 미래는 현재를 뚫고 나가는 과거다. 그리고 과거는 그런 일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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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먼저 죽음은 내게 뭔가를 가르치는 일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죽음은 이미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드러낼 수 있을 뿐이었다. 또한 나는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이 시간의 가치를 높여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오랜 친구가 최고의 친구라는 것, 지혜라는 것은 평생 저지른 실수에 다름 아니라는 것... 등을 깨달았다'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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