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어록 - 인간과 권력의 본질을 꿰뚫는 문장들 ㅣ 사기 (민음사)
김원중 지음 / 민음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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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

52만 자가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중국의 전설상의 황제 시대부터 한 무제 때까지 2000여 년을 다룬 역사서의 정수이다. 이 방대한 고전을 다 읽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데 동양 고전 완역으로 유명한 저자가

사기의 핵심 어록만을 추려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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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요즘의 긴박하게 흘러가는 국제관계와 강대국들의 치열한 패권 다툼을 보면 예전 춘추전국시대와 별반 차이가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고전을 통해 해법을 찾아보는 것도 유의미한 일일 것이다.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부제는 아래와 같다.

1부: 나를 다스리다

2부: 타인을 이해하다

3부: 세상과 더불어 살다

4부: 통치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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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의미 있게 다가온 문장들을 골라보았다.

수신해야 뜻을 펼치리라

'진실로 제 몸을 닦을 수만 있다면, 어찌 영달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겠소' (p14)

-->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듯이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자기 실력을 닦는 게(자기계발)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이후 성공의 여부는 하늘의 뜻에 달렸으리라

깊이 생각해야 깊이 듣는다

'배우기를 좋아하고 생각을 깊이 해서 마음으로 그 뜻을 깨달은 사람이 아니라, 본 것이 별로 없고 들은 바가 적은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진실로 어렵다' (p28)

--> 공부를 하든 독서를 하든 깊이 있는 사고가 있어야 내용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이 곧 진정한 앎일 것이다.

길이 보이면 주저하지 말라

'합종의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에 대해서는 두 마디면 결정되는데, 지금 해가 뜰 무렵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여 한낮이 되도록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p144)

--> 그 유명한 합종연횡에 관련된 내용이다. 살아가다 보면 분명히 가야 할 길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주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거기에 깨달음을 주는 문장이라 할 수 있겠다.

나를 보여주는 거울은 많다

'그 사람을 알지 못하면 그의 친구를 보라' (p168)

-->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고 싶으면 그의 친구를 보라는 얘기가 사기에서 유래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천 년부터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이런 글을 남겼다는 것 자체가 놀랍기 그지없다.

세상이 내 편만은 아니다

'어떤 이는 걸음 한 번 내디딜 때도 땅을 가려서 딛고, 말을 할 때도 알맞은 때를 기다려 하며, 길을 갈 때는 작은 길로 가지 않고, 공평하고 바른 일이 아니면 떨쳐 일어나서 하지 않는데도 재앙을 만나는 사람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런 사실은 나를 매우 당혹스럽게 한다. 만약에 이러한 것이 하늘의 도리라면, 이것은 과연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 (p350)

--> 악한 사람들이 부자로 당당하게 살고 착하게만 살아온 사람들은 가난에 찌들고 불행이 겹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면 과연 하늘의 도리가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요즘 시대에게 하게 된다. 인과율이 과연 절대적인 법칙인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꼭 한번 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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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도 사기를 읽은 적이 있지만 역시 좋은 문장들은 시간이 지나도 그 향취가 여전하다. 그리고 몇몇 문장들은 인생을 좀 더 살아본 시점에서 다가오는 의미가 다르게 느껴져 흥미롭다.

이 책처럼 늘 곁에 두고 지속적으로 읽어야 할 책들은 책의 두께가 문제가 되지 않을진데, 좀 더 많은 글을 담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각 페이지의 반 정도가 여백이다 보니 그런 생각이 더욱 커진다. 증보판 출간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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