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인 썸머를 여름으로 생각하고 들어갔다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연애와 운명에 대해 잠시동안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연애나 다른 생활도 마찬가지지만 각자 다들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만 기억하는 것 같다. 같은 상황이라도 각 사람의 감정의 세기(정도)에 따라 기억의 정도가 차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별일 아닌 일이라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강렬한 감정이 동반되어 평생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될 수도 있다. 이걸 보면 사람은 이성적 동물이 아니라 감성(정)적 동물에 가까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본 영화도 있고 아직은 못 본 영화도 있지만 책을 읽는 데 있어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본 영화는 저자의 생각 및 해석과 비교하여 읽는 재미가 있었고, 보지 못한 영화는 영화의 제목만 보고 내용을 판단했던 영화의 내면을 알게 되면서 훗날 영화를 보게 되면 몰입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 영화의 장르와는 상관 없이 감독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우리와 동일하게 다양한 심리적인 아픔을 느끼고 있고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이런 아픔을 공감해 주고 치유 받기를 소망하고 있다는 것을 저자의 깊이 있는 해석을 통해서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세상에 나 혼자만 아픈 게 아니고 나와 동일한 아픔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서 아픔의 치유가 시작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