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워커홀릭들 - 일, 사람, 돈
홍정미 외 지음 / 읻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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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읻다 #서울의_워커홀릭들 #넘나리2기 #북스타그램 #서평도서

읻다 서포터즈로 활동하게 되면서 처음 받은 미션 책이다. 사실 제목부터 끌려서 자연스럽게 신청하게 됐다. 대부분의 내 지인들은 내가 상경해서 살고 싶어한다는 사실과(다행히 앞두고 있음) 더불어 나에게 '워커홀릭'적인 면모가 강하단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내게 단연 완벽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저자가 총 12명이다. 말 그대로 '서울의 워커홀릭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예비 편집자의 시각에서 가장 눈에 띈 건 레이아웃이다. 부제목에 왜 '일, 사람, 돈'이 포함되어 있나 싶었는데, 다 이걸 위한 거였다.


생전 처음 보는 레이아웃이다. 페이지가 3등분 되어 있고, 읽을 때는 페이지를 넘겨가며 위, 중간, 아래 순서로 읽으면 된다. 제일 위칸은 '일'에 관한 이야기, 중간칸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 아래칸은 '돈'에 관한 이야기다. 처음에는 읽는 게 조금 불편한가 싶었는데 한두 페이지만 읽어도 금방 적응이 된다. 많은 저자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으려면 쪽수도 많이 나올 텐데, 그런 이유에서도 이 내지 디자인이 경제적이면서 참신했다고 생각한다.


에세이와 인터뷰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좋았다. 12명의 저자들은 정말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양말회사 CEO, 프리랜서, 디자이너, 와인수입사 사장, 타월 브랜드 CEO, 뷰티브랜드 BM..... 우리가 평소에 쉽게 만날 수 없는 직업을 이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일, 사람, 돈이라는 세 가지 카테고리로 '워커홀릭들'의 이야기를 분류했다는 게 재미있었고, 또 그 분류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기획한 느낌이다. 나는 이제 막 학생의 신분을 벗어났기 때문에 '진짜' 일을 하는 곳에 내던져진 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진짜' 워커홀릭들은 어떻게 일을 하는지를 훔쳐볼 수 있어서 더욱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졌던 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관한 의지와 애정, 그리고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추진력이었다. 나에게도 분명 있는 특성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을 덮을 때 즈음에는 나도 이들처럼 '서울의 워커홀릭'으로서 살게 될 날을 기대하게 됐다. 실제로 뒤 표지 카피 중 '확고한 취향과 신념으로 브랜드 성공을 이끈 워커홀릭들의-' 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표현을 보고 예전에 교수님께 들은 말씀이 생각났다. 내가 누군가를 보고 '이게 성공한 사람의 기개구나, 라는 걸 처음 느꼈다'라고 말씀 드렸을 때였다. 교수님은 웃으시더니 반문하셨다. "유진아, 성공한 사람이라서 기개가 생기는 것 같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교수님은 고개를 저으시고는 말씀하셨다. "그게 아니야. 성공해서 기개가 생긴 게 아니라, 기개가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거야. 인과관계가 잘못되었어. 신념과 의지를 가져야만 성공하는 거다. 그게 우리 눈에 기개로 보이는 거야."

이것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성공을 했기 때문에 특별한 게 아니라, 특별해서 성공한 거다. 확고한 취향과 신념을 가졌기에 브랜드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고 도전을 아낀다. 물론 이를 단편적으로 안타깝게 볼 수만은 없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람들의 뒤에는, 그 재도전을 뒷받침해줄 사람과 자본이 있을 확률이 높으니까. 한 번의 실패로 재기가 불가능할 만큼 떨어지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인생에 한번쯤 '나를 위한 도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자신 있는지를 파악하고 죽기 전에 그 일에 한번 도전한다면. 더 나아가 그 도전이 성공한다면, 그로써 인생의 가장 큰 과업을 완수하게 되는 것 아닐까? 어쩌면 이 책 속 12명의 저자들이 하고 싶은 말도 이것일지 모른다.

앞으로의 진로가 고민되는 대학생, 이제 막 사회에 내던져진 사회초년생, 일은 하고 있지만 잘하고 있는 건지 현타에 휩싸인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부디 여러분의 도전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책이 되기를! 이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한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테니 도전해보길 바란다.



#읻다출판사 #북스타그램 #서평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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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 편견 - 뇌를 속이는 편견의 함정과 탈출법
패멀라 풀러 외 지음, 이윤정 옮김, 한국리더십센터그룹 감수 / 김영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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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은 자신이 편견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틀렸다. 사람은 누구나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우리 뇌가 그렇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무의식적인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나도 가끔 내 무의식적인 편견에 남몰래 얼굴을 붉힌 적이 많다. 나름 편견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건만, 혹시라도 나의 무지함과 몰상식함이 설령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을까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나는 보통 '리더'가 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 앞으로의 발전에 있어서 이 책은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암묵적 편견, 즉 무의식적 편견에 초점을 맞춘다. 성별, 성 지향성, 가족, 국적, 연령, 세대, 키 등등... 우리는 수많은 요소에 무의식적 편견을 갖고 있다. 이 편견은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대부분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다음은 책에서 나온 예시이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채용 전문가 500명에게 다양한 체중의 여성 후보자들을 보여주자 가장 무거워 보이는 여성이 리더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답한 전문가는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여성의 체중과 리더십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을까? 당연히 없다."

뭐 혹자들은 체중관리도 자기관리에 속한다느니 하는 말을 꺼내기도 하겠지만, 글쎄. 사회생활, 하다 못해 학교 생활만 해봐도 체중과 리더십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말을 이해할 것이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리더십이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시각으로 보이는 '체중'이라는 요소 하나에 편견을 싣는다.

이런 무의식적 편견을 개선하기 위한 프레임이 있다. 바로 '편견 진행 모델'이다.

이것은 다음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편견 확인하기

-연결 강화하기

-용기 선택하기

-인재관리 전반에 적용하기

프랭클린코비사가 만든 이 모델의 목표는 편견을 정의하고 개선하기 위한 구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틀에서 각 구성요소는 상호보완적이며,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HR, 인사 분야에 있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조직의 리더를 맡고 있는 분들도 말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편견에 치우쳐 사람을 판단하며 살아간다. 이를 인지하고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소개한 부분은 책의 극 일부고, 실제로는 더 많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특히 나는 신경가소성에 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는데, 여러분도 책을 통해 확인해보길 바란다.

이 책의 또다른 재미있는 점은,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일종의 '연습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서술형으로 서술할 수 있는 칸이 있고, 나도 끄적끄적 메모를 해가며 재미있게 활용했다.

위에도 언급했듯 인사 담당자, 채용 담당자, 어떤 조직이든 '리더' 자리에 있는 독자, 그리고 이를 제외하더라도 편견이라는 개념에 대해 이해하고 바꾸어보고 싶은 모든 독자들에게 추천해보고 싶다. 내 머릿속 편견을 완전히 없애주었다기보다는, 편견의 알고리즘을 이해하게 도와준 느낌이라 좋았다. 이 뒤는 나의 몫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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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밸류 : 대한민국 가치의 대이동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외 지음 / 김영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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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비즈니스는 어떤 가치에 주목해야 할까? 지금 사람이 몰리는 브랜드와 시공간은 어딜까?



 신용카드는 한 사람의 삶을 보여주기에 적절하다. 현재는 간편결제나 페이 기능이 향상되며 신용카드가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나같은 경우에는 토스를 사용하는데, 내가 이번달에 어떤 곳에 돈을 자주 썼는지, 내 소비경향이 무엇인지 주기적으로 알려주는 알림이 오곤 한다. 이렇게 우리는 온, 오프라인 소비 빅테이터에 기반해 사람들의 관심사 및 트렌드 등을 예측할 수 있다.



 말하자면 우리는 '소비 빅데이터'가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거다. 



 이 책은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쓴 책으로, 총 6가지의 파트로 나누어 소비 빅데이터에 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많이 들어봤을 예시로 책의 내용을 대충 파악해보도록 하자.



미라클 모닝


 최근에는 새벽 시간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증가했다는 소리다. 이 이유로는 제도적 변화를 꼽기도 하고, 다음과 같은 사회적 유행을 꼽기도 한다.



 미라클 모닝은 일과 시작 전인 새벽에 일어나 운동, 공부, 독서 등 자기계발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 주변을 포함한 젊은세대에게 인기를 끌었던 생활습관으로, 이른바 '갓생'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하며 함께 떠오른 키워드가 되었다. 특히 할 엘로드의 <The miracle morning>이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이어 2016년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며 이 키워드는 국내에 전파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자연히 습관 형성 플랫폼 챌린저스에도 영향을 끼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습관 재테크 서비스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일깨워주었다. 그러니까 미라클 모닝을 하면 뿌듯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금이나마 리워드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과연 미라클 모닝에 무엇을 할까?



 놀랍게도 독서와 운동을 한다.



 새벽 시간대 도서 구매는 202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업무나 일상에 치여 하지 못했던 독서나 운동과 같은 여가생활을 아침 일찍 함으로써 삶의 질을 상승시키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미라클 모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거나, 심지어는 해본 적이 있겠지만 이를 소비와 연결지을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현재의 흐름과 소비를 연결지어 설명해주다 보니 내 지식이 더욱 확장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사회적인 현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즐겁게 완독했던 것 같다. 



 더불어 나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셀프' 관련 신규 가맹점 업종 비중 변화였다.



 포토이즘, 하루필름 같은 셀프 사진관을 많이 활용하는 나로서는 2021년에 비해 2023년 셀프사진관의 비중이 엄청나게 증가했다는 것을 직접 체감했었다. 그런데 그걸 수치로 확인하게 되니 더욱 흥미로웠다.



'넥스트 밸류'라는 제목에 걸맞은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가치가 어디서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를 '소비'로 알아볼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카드를 형상화한 표지도 깔끔하고 재미있었다. 경제에 관심이 있거나 사회적 변화에 대해 통계적으로 정리해놓은 책을 보고 싶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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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산책
김종완 지음 / 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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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전략 디자인 스튜디오 '종킴디자인스튜디오'의 수장, 김종완이 쓴 책이다. 공간전략 디자이너로서 그가 의뢰 받았던 공간들을 책으로 담아냈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공간전략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생소해서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져 골랐다.

가장 한국적인, 가장 세계적인!

여러 공간 중에도 의미 있는 '활명'의 공간을 이번 리뷰에 소개하고 싶다.

'활명수'는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뜻으로, 1897년 궁중 선전관이던 민병호 선생이 만든 대한민국 최초의 신약이다. 동화약품에서 판매하는 활명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브랜드이자 일제강점기 때 비밀리에 독립군을 지원해온 의로운 브랜드라고 한다. 일명 '부채표'라는 닉네임으로 지금도 우리 곁에 함께하고 있다. 아마 많은 독자들 역시 소화제가 필요하면 '까스활명수'부터 찾을 것이다.

'활명'은 동화약품의 윤현경 상무가 만든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다. 활명의 코어는 '궁중 레시피'로, 스튜디오는 활명과 어울리는 장소로 건춘문을 마주보고 있는 3층짜리 소형 건물을 택했다고 한다.

이렇게 장소를 결정하고 난 후, 그는 동화약품의 회장을 만나 인터뷰 하고 브랜드 관련 책도 읽으며 공부를 시작한다. 그러던 중 '직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부채표' 이미지를 강화하자고 설득했다.

책에도 사진이 첨부되어 있고, 사진으로 보는 게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서 아래에 사진을 첨부한다.






 

 

 

 

 

 

건물 외관이 너무 예쁘고 세련돼서 깜짝 놀랐다. 이래서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거구나, 싶기도 했다.

나는 딱히 공간지각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어서 감히 엄두도 못 내지만, 언젠가 나만을 위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진심으로 부탁해보고 싶을 정도였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단연 흥미롭게 읽을 책이어서 좋았다. 하나의 공간을 만들고 세우는 데 얼마나 큰 애정과 정성이 들어가는지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공간 산책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종킴디자인스튜디오7년의 기록‘명품 브랜드 공간 전문 디자이너’ ‘프랑스가 사랑한 공간 전문가’ ‘공간 디자인 전략가’등 다양한 수식어로 주목받은 김종완 소장의 두 번째 책.첫 책《공간의 기분》은 명품 브랜드 공간에 숨겨진 디자인 마케팅 전략에 중점을 두었다면,이번 책에서는 호텔,사무실,병원,백화점 매장 등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공간이 어떻게 생활의 일부가 되고,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지,나아가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어...

www.gimmyo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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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미래전략 2024 - 포스트 AI 시대 당신의 도전과 기회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지음 / 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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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에서는 매년 카이스트 미래전략을 출간해오고 있다.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은 10월 말, 이 책이 출간됐다. 마침 요즘 AI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져서 이 책을 읽기에 딱 좋은 시점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목차는 크게 두 개로 나뉜다.

  1. 포스트 AI 시대 휴머니즘의 미래

  2. 변화에 대처하는 STEPPER 전략

인간의 기계화, 기계의 인간화

사이보그 과학기술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도나 해러웨이는 1985년, <사이보그 선언>이라는 에세이를 발표했다. 그는 인류 구성원 각자가 기계가 결합하는 사이보그가 되느냐 마느냐는 이제 큰 이슈가 아니며, 우리가 누리는 현대문명 자체가 이미 사이보그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호모사피엔스와 과학기술은 이미 하나로 결합한 거대한 사이보그이며, 21세기로 접어든 현대 인류 문명의 정체성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의족이나 의수를 달고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사람들을 뉴스 기사로 가끕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사이보그 담론에서 주목하는 것은 인공 신체 부품에 AI가 장착되어 있는지의 여부이다.

우리는 <스파이더맨 2>이나 <내가 행복한 이유>라는 소설 등, 꽤 많은 미디어에서 AI와 신체가 결합했을 때의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을 만나고 있다. 특히 <내가 행복한 이유>에서는 두뇌가 인공 부품과 연결됐을 때의 중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물론 불안한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AI의 긍정적 결합을 그린 작품으로 <공각기동대>를 들 수 있다. 이 세계 속 캐릭터는 말 그대로 '특이점'에 도달한 인간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위 이야기에서 과학적 상상력과 윤리적 상상력을 구분해야 한다. 과연 인간성의 외연이 어디까지 넓어질 것인지를 핵심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미래 인간상을 논의하는 포스트휴먼 담론에서 인간은 더 이상 생물학적 존재로만 규정되지 않는다. 이제 인간은 필요에 따라 신체 일부를, 나아가서는 전부를 교환할 수도 있게 된다.

인간의 사이보그화가 전면적으로 진행된 세상이 언제 본격적으로 펼쳐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상상해보라. 과연 그 미래가 좋기만 할까? 혹은 나쁘기만 할까?

나는 과학기술이 무조건 인간을 중심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의수나 의족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손과 발이 되어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들어줄까. 이렇게 생각하면 이쪽 분야가 더 많이 발전했으면, 싶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AI가 두뇌와 결합한다고 가정해보면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든다. 다 떠나서 인간의 두뇌 깊숙이 내재되어 있을 폭력성이나 악함이 AI와 어떤 시너지를 낼지가 가장 무서워진다.

호모사피엔스, 휴머니즘의 미래를 묻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3장이다.

거대언어모델, 인간 노동의 종말, 영생불멸, 저작권 같은 보기만 해도 흥미로운 소재들이 나온다.

저번에 김영하 작가님의 강연을 듣고도 질문했던, 내가 요즘 빠져 있는 '인공지능의 저작권' 문제가 특히 흥미로웠다.

현행 법체계 안에서는 AI의 저작권 소유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국내외 대다수의 저작권법은 저작물의 개념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고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세히 따지고 들어가면 이것도 문제가 될 여지가 많아서, 최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AI는 인간을 궁극적으로 어디로 이끌 것인가?

이 블로그를 운영하며 꾸준히 말해왔지만 난 과포자다.

하지만 인공지능 관련해서는 관심이 많아서, 관련 도서를 꾸준히 탐독하는 독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 머릿속에는 교양 수준의 인공지능 지식이 들어있다.(물론 당연히 많이 부족하지만!)

그런 나에게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는 과학교양서였다고 단언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래에 인간과 과학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책장을 넘기는 걸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정말 즐겁게 읽었다. 아직 한참 남았지만 2025년 버전도 꼭 살 것 같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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