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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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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서미애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는 표지를 보고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일단 서미애 작가님이 한국에서 미스터리 작가 1위라고 하셔서 더 궁금했던 책이다.

이 책을 구매하고 책에 대해 좀 더 찾아보다가 '잘 자요 엄마'랑 이어지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잘 자요 엄마'를 읽기 전까지는 좀 두고 나중에 읽을까 하다가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읽었는데 앞에 내용을 보지 않아도 이야기를 진행을 쉽게 따라갈 수 있었다. 중간중간 과거 내용이 나오는데 그것에 대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지만 그 부분에 대한 것이 '잘 자요 엄마'에 있는 것 같다. 그 내용도 궁금해서 이 책도 나중에 구해서 읽어 볼 생각이다.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는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마다 내용에 들어가 있는 대사들이 쓰여 있는데 1장부터 임팩트가 강하다.

1장에서 유리라는 아이가 학교폭력을 당하다가 사망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이 사건을 풀어가는 사건 중심으로 풀어갈 줄 알았는데 사건이 중심이 아니고 각 인물들의 심리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것 같다.

1장에서 이미 유리가 어떤 식으로 어떻게 누구한테 죽게 되는지 전부 나오기 때문이다.

이쪽에 중점을 두지 않았다는 것은 읽으면서도 느낄 수 있는데 유리와 유리를 죽인 아이들 위주로 가는 게 아니라 이 책의 주인공 '윤하영'의 심리 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유리가 학교폭력으로 죽었다길래 그 사건을 위주로 글의 내용들이 나올 줄 알았는데 갑자기 하영이가 나오고 하영이 위주로 새엄마 선경, 선경의 친구 희주와 하영의 아빠 윤재성이 나온다. 그렇게 각 캐릭터의 심리묘사가 나오고 하영이 전학을 가면서 유리의 실종사건을 풀게 되는데 이때 나온 각 캐릭터들의 심리들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전부 다 다른 걱정과 공포를 갖고 불안해하는 데 그것을 전부 하나하나 자세히 묘사하기 때문에 유리의 사건은 어떤 식으로 처리가 될까가 아니라 하영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고 어떤 생각을 할까를 중점으로 읽었던 것 같다.

심리묘사를 정밀하게 해서 정말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마지막에 유리의 사건을 풀 때 너무 급작스럽게 진행되고 금방 끝난 느낌이었다. 흥미진진하다가 갑자기 끝나버리고 하영이 본인의 일이 나와서 뭔가 정말 아쉬웠던 것 같다. 그것 외로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추리소설은 항상 외국 책으로만 읽었는데 한국추리소설을 읽어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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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1
이철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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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는 중국집을 운영하는 용팔과 영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용팔과 영선은 중국집을 운영하는데 중국집 이름은 '고래 반점'인데 고래처럼 크게 번창하라는 기원을 담아 지은 거라고 한다.

이 책의 내용에는 짝사랑과 부모 잃은 아이들과 역사 선생님이었지만 시력을 잃어 직장을 그만둔 사람과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이, 갑과 을의 관계가 전부 엮여서 나와있는데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끊기지 않고 단숨에 읽을 수 있게 부드럽게 진행했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책 내용 중 동배와 같은 학년인 인혜와 인혜의 동생 인석이가 부모를 잃어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 인석의 생일이라 동생이 짜장면을 먹게 하려고 자신은 배가 아프다며 거짓말을 하는데 상황을 바로 알아채고 영선이 선한 거짓말로 자신은 너희 엄마와 친구라고 자장면 먹고 싶으면 언제든 오라고 하면서 인석이 것뿐만이 아니라 인혜 것까지 만들어준 내용이 있었는데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으로 알았던 건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형제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치킨을 제공했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 유명해져서 지금도 다른 지역 주민들도 주문을 넣어서 돈을 보태주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아직은 따뜻한 세상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용팔은 자신의 아들 용현이 가게 주인인 최대출의 딸 서연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고, 갑과 을의 관계라서 아들의 짝사랑이 힘들 거라는 것을 알고, 최대출이 자신의 딸 서연이와 엮이지 않게 단속하라는 말을 들었어도 계속 응원해 주는 것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가게세를 많이 올릴 수도 있고 안 좋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는데도 자신의 아들이 짝사랑으로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해서 계속 응원을 한다는 건 힘들 것 같다. 드라마에서 보면 이제 그만 좋아하고 다른 얘 좋아하라고 하는 것도 많은데 응원해 주는 모습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책을 보는 내내 현실 사회와 관련된 내용이 정말 많았고 몰랐던 지식도 알게되어 좋았던 책인 것 같다.

또 생각을 바꿔서 해보면 이런 대책도 있다하는 말들도 좋았다. 또 중간중간 용팔이 어떤 문장이 생각날 때마다 노트에 메모하는 내용들도 정말 좋았다.

어둠은 어둠이 아니었다. 어둠이 감추고 있는 빛의 실체가 있었다. 카를 구스타프 융은 그것을 '어둠의 빛'이라 명명했다. 캄캄한 시간을 통해서만 깨닫게 되는 것이 있었다. 오직 어둠을 통해서만 인도되는 빛이었다.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p107

자족감이 주는 충만을 나는 사랑한다. 결핍이 주는 열망을 나는 더욱 사랑한다. 문제아를 만드는 문제어른들이 가득한 나라, 대한민국. 그러나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p167

메모에 있는 내용들이 전부 좋아서 제목에 있는 내용이 속한 것들만 인용해봤다.

책에서는 전부 다른 사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한 지역에서 계속 엮여서 서로 잘 생활하는 모습과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꼰대들에 대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정말 좋게 봤다. 사람들끼리 서로 힘을 뭉쳐서 잘 살면 인간적이게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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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홈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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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금-고잉홈

독립운동가 이봉창 의사를 모티브로 1931년의 한국 역사가 재구성된 역사 판타지 소설이다.

책 표지에서 보듯이 "만약 과거로 간다면, 당신은 독립운동을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이 적혀있다.

이런 질문에 대한 생각은 역사에 대해 공부를 하거나 역사 소설을 읽을 때 생각해 봤다.

난 과거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과 이 책에서 주인공들이 했던 독립운동을 하지 못했을 것 같다.

만약 내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고 마음먹고 실행을 했어도 누군가 다친다거나 내가 위험에 처하는 일이 생기면 독립운동을 중단하고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숨어있었을 것 같다.

오필립과 정정림은 과거로 타임 슬립해서 독립운동을 하게 된다.

타임슬립을 하기 전 오필립은 승진 평가에 들어가는 삼일절 기념 기획취재인 생존해있는 독립운동가 취재를 맡는다. 1930년대 독립운동가 한서원과 대화를 나누고 과거로 타임슬립 하기 전 대화 중 한서원이 질문한다.

나도 하나만 묻겠소. 만약 선생이 그 시대에 살았다고 하면, 선생은 독립운동을 하겠소?

p17

그리고 필립은 답한다.

아. 저라면. 만약 저라면···.

솔직히 저라면 못할 것 같습니다.

p18

위에 썼던 것처럼 나도 오필립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독립운동을 못할 것 같았다.

일제의 압박으로 위험했던 상황이 굉장히 많고, 그 상황에 독립운동을 하다 걸리면 끔찍한 고문을 받다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분들은 당시 상황이 무섭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독립운동을 했다. 겁먹어서 말로만 욕하고 내 처지를 한탄하기만 하며 독립운동을 말로만 응원하거나 아니면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고 지금 내가 잘 살 생각만 할 수도 있는데 그 위험한 상황에 뛰어든 것이에 정말 존경받아 마땅한 분들인 것 같다.

타입슬립을 하고 상하이에 머물게 된 정림과 필립은 동규라는 동지를 만난다.

동규는 필립을 계속 경계하며 칠가살을 언급한다.

칠가살이라 들어보았소?

선생님께서는 일곱 가지 사람을 죽여도 좋다고 하였소.

첫 번째는 적의 우두머리요, 두 번째는 나라를 판 매국노, 세 번째는 형사나 고등 정탐자로 독립운동 기밀을 밀고하거나 체포하는 데 동조한 일제앞잡이요. 네 번째는 일신의 안전을 위해서 적의 군인과 경찰의 보호를 받거나, 적국으로 도주하거나, 독립 자금 헌납을 권유하는 자를 밀고한 친일부호, 다섯 번째는 적의 관리나 수하가 되어 독립운동을 훼방하고 국민의 애국심을 저하하는 자요. 여섯 번째는 근거 없는 소문과 헛소문으로 독립운동을 방해하고 민심을 현혹하는 불량배요.

동규는 여섯 번쨰에서 힘주어 말했다.

일곱 번째는 누굽니까?

필립이 물었다.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치기를 맹세한 동지가 중도에 변절하여 , 반대로 민족진영에 해를 끼친 모반자요.

p51~52

민족주의고 공산주의고 그게 다 뭔 소용이란 말이오. 민족주의도 공산주의도 우리의 목표는 하나지 않소. 대한의 독립 말이오.

총에 짓이겨진 이마에서 흘러내린 시뻘건 피가 눈에 스며들었다.

우리 민족끼리 편을 갈라서 어떻게 목표를 이룰 수 있겠소. 우리 민족의 분열이야말로 왜놈들이 원하는 바요. 놈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똘똘 뭉쳐 우리 민족을 이간질하고 있소. 우리가 총을 겨눠야 할 곳은 동지가 아니라 왜놈이란 말이요.

p244

밀정 때문에 독립운동에 많은 방해를 받았기에 저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전부 일본으로 편을 돌린 밀정이니까 일을 잘 처리하기 위해선 죽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또 이 당시의 사람들이 서로 동료가 되었다가도 적이 되어 서로를 죽여야 했던 사실이 너무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일본은 역사의 산증인이자 피해자들이 대한민국 땅에서 사라지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만 없다면 자신들의 만행이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숨어버릴 거라 믿는 거지요.

해원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시간이 지난다고, 그 시대를 살았던 증인들이 눈을 감는다고 그들의 만행이 없던 일이 됩니까? 누군가는 기억해야 하지 않습니까?! 누군가는!!

p302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 마음이 시켜서 한 일입니다. 조선의 국모를 끔찍하게 시해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대한민국 국권을 빼앗은 당신들이, 신이라고 부르는 자의 불의에 항거했을 뿐입니다. 이 일은 정당방위로 저는 죄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저를 처벌하는 건 당신들 법정이 신성하지 못함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이자 판결의 신뢰를 잃는 일입니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습니다. 당신들이 저지른 역사의 진실은 숨길 수 없을 것이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겁니다.

p306

한국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누군가는 기억을 해야하기 때문에 계속 역사 공부를 강조하고 역사에 대해서 매일 말이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역사 공부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다. 어떤 논란이 생기거나 할 때만 그 부분에 대해서만 검색해보고 하다보니 극히 일부만 알고, 그것도 아니면 자신과는 별 상관없다는 듯이 신경도 안쓰고 자신의 할 일만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역사에 대해 제대로 공부시키고 사람들이 역사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역사 프로그램도 자주 하는 것 같다.

정말 역사에 대해 잘 모른다면 쉽고 재미있게 잘 설명해주는 유튜브나 tv방송에서 하는 역사프로그램들이 많으니까 잘 찾아서 봤으면 좋겠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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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나무
아야세 마루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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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나무

아야세 마루

158회 나오키상 후보작

치자나무를 처음 받았을 때는 표지부터 기괴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책이 조그마해서 갖고 다니면서 보기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에 잔뜩 기대하며 펼쳤다.

처음 책 설명을 볼 때 그로테스크하다는 부분에 흥미가 갔었다.

솔직히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 그로테스크 한 책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아 지금까지 읽었던 장르에 그로테스크를 얹어서 볼 수 있을 것 같아 더 기대된 것 같다.

치자나무를 펼치고 정말 멈추지도 않고 단숨에 읽어내린 것 같다.

정말 술술 읽힐 정도로 흥미로웠다.

차례의 첫 장인 치자나무는 떠나간 연인을 대신해. 그의 일부이자 마지막 선물인 한쪽 팔과 함께 사는 여자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이 먼 지역으로 떠나야 할 때 손가락을 떼어준다거나 신체의 한쪽을 떼어내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내어 준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처음 이 부분을 읽고 별생각 없이 상상하면서 읽다가 살짝 움츠러든 것 같다. 팔을 아무렇지 않게 떼어내고 의수를 쓰면 된다고 하는 것이.

또 아무렇지 않게 떼어낸 것뿐만 아니라 온몸을 떼어내도 사람이 죽지 않고 그 안에 기생하고 있던 나쁜 생물을 제거하면서 사랑을 지키려 했던 아내의 모습도 기괴했던 것 같다.

두 번째 장인 꽃벌레는 운명이라 믿었던 사랑이 한낱 몸속에 기생하는 벌레로 인한 환상이었음을 알게 된 부부라고 소개되어 있다.

꽃벌레는 사람들의 몸속에 기생하여 행복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사람들은 이 벌레를 운명으로 맺어진 연인에게만 보인다는 환상의 꽃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글의 주인공인 지인 중에도 꽃을 총해 이어진 부부가 많다. 이처럼 주인공도 이 꽃벌레로 인해 남편 유진과 만나 결혼했고 아이까지 생겼는데 동생 하루토가 소속된 연구실이 방송에 나오면서 이 둘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꽃벌레가 기생한다고 밝혀진 것으로 인해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과 자신이 진짜로 사랑했던 것인가를 의심하고 모든 것을 가짜로 여겨 잘 지내고 있던 사람들이 헤어졌다. 그냥 벌레들이 기생한다고 발표된 것만으로 자신들이 느꼈던 감정들을 모두 믿지 못하는 이것을 보면 사람들은 어떻게 감정을 느끼고 어떤 식으로 감지하는지 그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그 감정에 대해 의심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였다.

세 번째 사랑의 스커트는 앞의 내용보다 덜 충격적이었다. 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인데 앞의 내용이 너무 생각지도 못했던 내용이었어서 덜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저 세 편의 소설 외에 네 편의 소설이 더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으니까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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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체로 죽더라도 선탠하고 싶어
고철구 지음 / 혜화동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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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체로 죽더라도 선탠하고 싶어 이 책은 제목만 보면 요즘 자주 나오는 에세이들이랑 비슷할 것 같아서 기대가 안된 책이다.

옛날에는 에세이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요즘 에세이들은 다 짧게 짧게 비슷한 말이 적혀있어서 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제목만 보고 기대가 안 된 책이었는데 소설이어서 놀랐다. 저번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도 표지만 보고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 에세이 책이 아니었기 때문에 안에 내용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책을 골라야 할 것 같다.

이 책의 초반 내용은 어떤 일로 인해 좀비가 퍼졌고 좀비들로 인해 미국이 망한다. 그렇게 떠들썩 할 때 좀비가 탄 미국에서 온 배가 한국과 북한 경계선 쪽에 오면서 북한과 남한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도중 메시지를 전달하던 북한에 김팔봉이라는 사람이 똥이 마려워 빨리 전해야 할 소식을 전하지 못한다. 김팔봉은 평소에 심각한 변비를 앓고 있었는데 2시간이 지나도록 똥을 멈출 수 없어서 빨리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으면 큰일이 나기 때문에 아내가 빼보려 하지만 혼자선 너무 힘들어 끗년네 할멈이 똥 빼는 걸 도와준다. 3박 4일이나 걸렸던 똥 빼는 일 때문에 아내는 더럽다며 도망가고 김팔봉은 숨이 멎는다. 그 똥을 동이라 하고 뇌물로 준 후 끗년을 탈북시키는 데 쓴다.

이 부분만 보면 뭔가 그냥 코믹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점점 가면서 무거운 내용들을 많이 다룬다. 현실과 과거에 있는 내용을 좀비를 주제로 풀어낸 내용인데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앞에 이 내용들 때문에 처음에는 어이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중간중간 엉뚱하고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 나온다. 좀비들이 갑자기 왈츠에 맞춰서 춤을 춘다거나 행복하게 보여서 그것을 보는 사람들도 홀린 듯이 따라서 춘다는 거 그것을 보고 왈츠를 배우려고 학원을 다니는 사람들의 내용을 보면서 이게 과연 무슨 내용을 뜻하는 것일까 생각을 했었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웃으면서 일종의 유머로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마지막 부분에 미국이 망하면서 경제가 계속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을 다시 살리자며 군인을 미국으로 보낸다. 미국으로 보내진 군인들은 전부 좀비에게 당해 사망했는데 한 사람만 살아서 한국으로 돌아간다. 그때 있었던 일을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좀비들이 행복하게 다 같이 춤추는 장면들에 대한 생각이 나왔다. 그 생각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냥 일종의 유머가 아닌 노동과 본인이 사랑했던 사람들을 잃지 않기 위한 것 등 다양한 일을 담고 있다고.

그들의 소개를 듣는 순간 이 모든 사태가 어디서 비롯됐고, 그들이 어떻게 좀비가 됐는지가 제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이름만 듣고도 저는 그들의 모든 사연과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저는 저희가 추는 춤의 의미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의 춤이었고, 끝없이 사랑할 수 없다는 분노의 춤이었으며, 이제 노동하지 못한다는 슬픔의 춤이었고, 그만 노동해도 된다는 즐거움의 춤이었습니다. 저희는 며칠 동안 울고 웃으며 그 춤을 췄습니다.

p344

내가 이 책에서 좋아하는 내용 중 좀비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과거 이야기로 풀리는데 그 내용은 끗년이가 갖고 있던 책을 쓴 사람의 과거 내용이다. 자신이 매우 사랑하는 딸을 살리기 위해 기도하고 보살피다가 죽었던 딸이 두 번이나 살아나는 기적을 보이고 딸이 살아날 때 있었던 일 중 해가 뜨지 않는 일이 있다.

그 일은 자신의 마음대로 생활하면서 백성들을 마구잡이로 죽였던 왕이 고통스럽게 죽을 때 생겼는데 자신의 딸이 억울한 누명 때문에 사지가 찢어져 사망한 것을 그대로 느끼게 하고 싶어서 아버지가 복수한 것 같다. 힘들었을 텐데 매일 보살피고 기도하고 죽었던 사람을 살려낼 정도로 딸을 사랑했던 아버지의 이야기가 좀비의 시작인 것 같다.

현실에서 노동을 하다 보면 있는 일로 인해 데모를 하고 그 데모 때문에 소송을 걸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데모를 그만두는 일, 돈이 없어서 가족을 치료하지 못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 윗사람의 갑질과 행패로 마구잡이로 죽어가던 과거의 사람들, 탈북했을 때 겪는 과정, 차별, 유색인종, 아동학대 등 다양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전부 현실에 있는 내용들이다. 읽으면서 분위기가 점점 무거워지고 최근에 있었던 일들 중에 어떤 일들을 떠오르게 하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인 것 같다.


그들의 소개를 듣는 순간 이 모든 사태가 어디서 비롯됐고, 그들이 어떻게 좀비가 됐는지가 제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이름만 듣고도 저는 그들의 모든 사연과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저는 저희가 추는 춤의 의미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의 춤이었고, 끝없이 사랑할 수 없다는 분노의 춤이었으며, 이제 노동하지 못한다는 슬픔의 춤이었고, 그만 노동해도 된다는 즐거움의 춤이었습니다. 저희는 며칠 동안 울고 웃으며 그 춤을 췄습니다.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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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 2021-03-12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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