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사체로 죽더라도 선탠하고 싶어
고철구 지음 / 혜화동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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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변사체로 죽더라도 선탠하고 싶어 이 책은 제목만 보면 요즘 자주 나오는 에세이들이랑 비슷할 것 같아서 기대가 안된 책이다.

옛날에는 에세이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요즘 에세이들은 다 짧게 짧게 비슷한 말이 적혀있어서 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제목만 보고 기대가 안 된 책이었는데 소설이어서 놀랐다. 저번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도 표지만 보고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 에세이 책이 아니었기 때문에 안에 내용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책을 골라야 할 것 같다.

이 책의 초반 내용은 어떤 일로 인해 좀비가 퍼졌고 좀비들로 인해 미국이 망한다. 그렇게 떠들썩 할 때 좀비가 탄 미국에서 온 배가 한국과 북한 경계선 쪽에 오면서 북한과 남한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도중 메시지를 전달하던 북한에 김팔봉이라는 사람이 똥이 마려워 빨리 전해야 할 소식을 전하지 못한다. 김팔봉은 평소에 심각한 변비를 앓고 있었는데 2시간이 지나도록 똥을 멈출 수 없어서 빨리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으면 큰일이 나기 때문에 아내가 빼보려 하지만 혼자선 너무 힘들어 끗년네 할멈이 똥 빼는 걸 도와준다. 3박 4일이나 걸렸던 똥 빼는 일 때문에 아내는 더럽다며 도망가고 김팔봉은 숨이 멎는다. 그 똥을 동이라 하고 뇌물로 준 후 끗년을 탈북시키는 데 쓴다.

이 부분만 보면 뭔가 그냥 코믹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점점 가면서 무거운 내용들을 많이 다룬다. 현실과 과거에 있는 내용을 좀비를 주제로 풀어낸 내용인데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앞에 이 내용들 때문에 처음에는 어이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중간중간 엉뚱하고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 나온다. 좀비들이 갑자기 왈츠에 맞춰서 춤을 춘다거나 행복하게 보여서 그것을 보는 사람들도 홀린 듯이 따라서 춘다는 거 그것을 보고 왈츠를 배우려고 학원을 다니는 사람들의 내용을 보면서 이게 과연 무슨 내용을 뜻하는 것일까 생각을 했었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웃으면서 일종의 유머로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마지막 부분에 미국이 망하면서 경제가 계속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을 다시 살리자며 군인을 미국으로 보낸다. 미국으로 보내진 군인들은 전부 좀비에게 당해 사망했는데 한 사람만 살아서 한국으로 돌아간다. 그때 있었던 일을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좀비들이 행복하게 다 같이 춤추는 장면들에 대한 생각이 나왔다. 그 생각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냥 일종의 유머가 아닌 노동과 본인이 사랑했던 사람들을 잃지 않기 위한 것 등 다양한 일을 담고 있다고.

그들의 소개를 듣는 순간 이 모든 사태가 어디서 비롯됐고, 그들이 어떻게 좀비가 됐는지가 제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이름만 듣고도 저는 그들의 모든 사연과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저는 저희가 추는 춤의 의미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의 춤이었고, 끝없이 사랑할 수 없다는 분노의 춤이었으며, 이제 노동하지 못한다는 슬픔의 춤이었고, 그만 노동해도 된다는 즐거움의 춤이었습니다. 저희는 며칠 동안 울고 웃으며 그 춤을 췄습니다.

p344

내가 이 책에서 좋아하는 내용 중 좀비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과거 이야기로 풀리는데 그 내용은 끗년이가 갖고 있던 책을 쓴 사람의 과거 내용이다. 자신이 매우 사랑하는 딸을 살리기 위해 기도하고 보살피다가 죽었던 딸이 두 번이나 살아나는 기적을 보이고 딸이 살아날 때 있었던 일 중 해가 뜨지 않는 일이 있다.

그 일은 자신의 마음대로 생활하면서 백성들을 마구잡이로 죽였던 왕이 고통스럽게 죽을 때 생겼는데 자신의 딸이 억울한 누명 때문에 사지가 찢어져 사망한 것을 그대로 느끼게 하고 싶어서 아버지가 복수한 것 같다. 힘들었을 텐데 매일 보살피고 기도하고 죽었던 사람을 살려낼 정도로 딸을 사랑했던 아버지의 이야기가 좀비의 시작인 것 같다.

현실에서 노동을 하다 보면 있는 일로 인해 데모를 하고 그 데모 때문에 소송을 걸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데모를 그만두는 일, 돈이 없어서 가족을 치료하지 못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 윗사람의 갑질과 행패로 마구잡이로 죽어가던 과거의 사람들, 탈북했을 때 겪는 과정, 차별, 유색인종, 아동학대 등 다양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전부 현실에 있는 내용들이다. 읽으면서 분위기가 점점 무거워지고 최근에 있었던 일들 중에 어떤 일들을 떠오르게 하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인 것 같다.


그들의 소개를 듣는 순간 이 모든 사태가 어디서 비롯됐고, 그들이 어떻게 좀비가 됐는지가 제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이름만 듣고도 저는 그들의 모든 사연과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저는 저희가 추는 춤의 의미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의 춤이었고, 끝없이 사랑할 수 없다는 분노의 춤이었으며, 이제 노동하지 못한다는 슬픔의 춤이었고, 그만 노동해도 된다는 즐거움의 춤이었습니다. 저희는 며칠 동안 울고 웃으며 그 춤을 췄습니다.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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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 2021-03-12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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