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9급 공무원
Sepia 지음 / 필로소픽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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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방대 출신으로 남들 다 한다는 휴학도 마다하고 입학 때부터 쉬지 않고 달려왔다. 평범한 학점에 특출난 특기도 없는 그에게 졸업 후 남은 건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이렇게 달랑 종이 2장. 그렇게 취업준비생이 되었다.

처음 1년은 준비기간이라 생각하고 여행에 토익 공부에 해보지 못한 것도 해보며 틈틈히 자기소개서도 쓰고 취업을 준비하지만 모든 서류전형에서 미끄러지고 만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27살이 되자 주변 친구들은 졸업과 동시에 인턴, 계약직 그리고 정규직으로 하나둘씩 떠나갔지만 이상하리만큼 그는 모든 서류전형에서 떨어졌다. 그렇게 다시 1년이 지나고 28살, 수백 장 써왔던 자기 소개서가 드디어 빛을 발한 걸까? 서류전형에 합격하여 몇몇 기업에서 면접도 보지만 결과는 모두 불합격. 취업 준비 3년, 시간은 그를 기다려주지 않았고 그는 20대의 끝​ 29살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치 않게 9급 공무원 학원광고를 보게 되었고 안정적인 직장, 퇴직 후 연금, 정시 퇴근에 완벽한 휴일 보장, 거기다 다양한 복지 시스템까지 9급 공무원의 매력에 푹 빠져 공시에 발을 들이게 된다.

​공부는 하기 싫고, 공무원은 되고 싶고, 시간은 흐르고, 공시생으로 살아간다는 것, 그 외롭고 처절한 삶의 현실을 그린 본격 공시생 리얼 라이프 <만화 9급 공무원>. 공시생의 일상을 리얼하게 그려내 공시생부터 공부가 안될 때 이 만화를 보고 마음을 잡는다는 명문대생까지 광범위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정말 공부가 안될 때 읽으면 자동으로 동기 부여가 확실히 될 듯하다.

 

‘내가 그때 정신을 차리고 공부했더라면, 그렇게 공부를 하고 시험을 봤더라면 내 인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나도 그랬듯 아마 모두가 이런 생각이 들 것 같다. 왜 좀 더 열심히 하지 못했을까. 왜왜왜... 하지만 이미 시간은 지나가버렸고 그 시절은 과거가 되어버린 걸 아무 소용이 없다. 주인공 역시 맘잡고 열심히 공부하면 전혀 문제될 건 없었다. 그에겐 아직 여유가 있었고 충분히 노력만 했다면 그 지경까지 이르지 않았을텐데 어머니를 졸라서 공시생의 도시 노량진으로 올라왔지만 공부하는 환경 탓만 했지 결코 자신이 변하는 일은 없었다. 남은 건 오직 취업 실패와 공시 불합격의 경험, 5수생의 꼬리표와 늘어난 자신의 나이뿐.

공무원 합격만 된다면 정년이 보장되고 편한 직장이라 누구든 혹해서 달려드는게 사실이다. 주위에서 여러 사람들이 달려들었지만 솔직히 합격한 사람은 드물었다. 곁에서 지켜봐서 당연 열심히 해야 하는 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힘든 일이라는 건 꿈에도 몰랐다. 현실에서 갈수록 취업의 문은 좁아지고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취업에 열을 올리지만 사회에서 그들이 발디딜만한 데가 없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졸업을 늦추어도 보지만 방법은 딱히 없다. 언제부턴가 현실에서 꿈은 잊은지 오래 되었고 그들에게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 우리가 이 이야기에 공감하는 걸지도 모른다. 학생 때부터 경찰이 꿈이었던 XX, 대학 생활을 포기하고 일찍부터 공시를 준비하는 명문대생 YY, 취업이 잘 되지 않아 9급 지방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ZZ까지 모두 현실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들, 어쩌면 그들이 우리가 될 수도 있기에 만화라고 쉬이 웃어넘겨지지가 않는다. 만화라고 흘러 버리리엔 공감할 법한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 우리 현실이, 우리 사회가 너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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