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기쁨 - 책 읽고 싶어지는 책
김겨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독서는 돈도 비교적 적게 들고, 드는 돈에 비해 누릴 수 있는 유희가 크며, 질이 높다. 물론 책이 제공하는 유희를 온전히 즐기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지만, 일단 그 허들을 넘기면 그 뒤로는 죽을 때까지 배신하지 않는 재미를 보장한다. 죽을 때까지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기까지 하다. 오히려 읽으면 읽을수록 읽을 책이 늘어나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p.55-6) 



언제부터였을까. 책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게 된 것은, 시간의 다이얼을 돌려보면 대학생 시절에도, 고등학생 시절에도, 중학생 시절에도, 초등학생 시절에도 손 가장 가까이에 책이 있었다. 한 사람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이 기억이라면, 나의 기억은 활자로 구성되어 있다. 인생의 가장 높은 산과 가장 깊은 골에 켜켜이 쌓인 그 활자들은 나를 때로 살게 하기도 했고 살고 싶게 하기도 했다. (p.109)



진부한 얘기지만, 많이 읽고 적게 읽고보다 중요한 것은 책을 얼마나 ‘충실하게’ 읽었는가 하는 것이다. 천 권을 읽어도 읽는 내내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면 슬픈 일이다. 천 권 읽으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셨을 텐데. 이왕 오래 할 거 좀 즐겁게 하시지. 책에 집중하고, 책과 대화를 나누고, 책에게 질문하고, 반박하고, 때로 귀퉁이를 접고, 밑줄을 치고, 메모를 하는 독서가 조금 더 충실한 독서일 것이다. 밑줄을 치고, 메모를 하는 것이 귀찮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책에게 말을 건다는 게 중요하다. 말을 많이 걸면, 책은 꽤 믿을 만한 인생의 친구가 되어 준다. (p.161)



<독서의 기쁨>은 책 제목만으로도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펼치기도 전에 설렘이 앞선다.

책은 보들보들한 벨벳 질감으로 손에 들었을때 착 감겨오는 느낌이 개인적으로 너무 맘에 들었다. 또한 일반 책과 조금 작은 사이즈는 작은 가방안에도 쏙 들어가 외출시 가지고 다니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책을 읽기에 앞서 김겨울 작가는 처음 보는 분이기도 하고 우선은 그녀에 대해 조금 알아보고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 유튜브 채널에서 그녀가 운영한다는 ‘겨울서점’을 검색해봤다.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저자는 상당히 즐거워 보였고 누가 봐도 진짜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임이 분명했다. 이 사람은 진짜야! 그렇지 않고서야 혼자서 촬영하고 편집을 해서 영상을 올린다는게 말이 쉽지 번거로워 스스로가 정말 원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할 수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책은 그 마음을 그대로 담아놓은 듯 시작부터 끝까지 책에 대한 그녀의 사랑이 숨김없이 드러낸다. 그래서 <독서의 기쁨>은 마치 책과 함께 동거동락하며 살아온 저자가 책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러브레터 같다.


책은 물성과 정신성, 만남과 동거, 책과 세계, 총 3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책의 모습과 그 안에 든 정신을, 2부에서는 책을 고르고, 사고, 곁에 두며, 냄새를 맡고, 읽는 과정에 대해, 3부에서는 책이 어떻게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가 되었는지, 세계는 어떻게 책이 되었는지, 그리고 세계속에서 책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책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 해봤을법한 일들이 상당히 많이 담겨있는데 나에게도 그와 비슷한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책을 고르는 방법이라든지 책을 누워서 읽다가 책이 얼굴 위로 엎어진 경험 등 특히 온라인서점에서 굿즈를 받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구매액을 5만원에 맞춘다는 얘기는 정말 폭풍공감! 그 굿즈에 빠지면 정말 답이 없다. 애써 무심한척 아닌 척 해보지만 이미 눈은 그 곳을 향해 있고 손은 어느 새 결제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나 역시도 굿즈를 받기 위해 기준 5만원에 맞추려 책을 담았다가 다시 덜어내는 등 무던히도 애를 썼다. 반복하는 그 과정에 짜증이 날만도 한데 책과 함께 굿즈를 받을 생각을 하면 그 순간은 정말 행복한 순간이 된다.


독서가 우리에게 주는 기쁨은 상당히 많다. 저자는 책을 쓰기 전에 그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조사하며 끌어모아 실제와 비슷한 모습을 책 속으로 옮겨 놓기 때문에 평소에 내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도 있고, 똑같은 소재라고 해도 사람마다 생각하는 방향이 틀리기에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내가 가지 못한 세계의 여러 곳을 직접 가지 않아도 집에서 볼 수 있고, 내가 궁금해 하던 정보를 자세히 접할 수도 있으며 이야기에 빠져 힘든 현실을 잠시 잊기도 하고 힘들었던 마음을 위로받기도 하는 등 우리에게 많은 유익함을 선사한다.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로 제목에서 드러나듯 독서가 얼마나 재밌고 기쁜 일인지 독서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읽다 보면 정말 책이 읽고 싶어 지는 책이다. 반대로 독서를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책의 내용이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 읽다보면 나도 책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녀에게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를 물어보는데 그녀에게 특별한 동기가 있지는 않다. 책을 좋아하고 라디오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흘러오게 되었다고 한다. 인생에서 별달리 계획을 세워 본적이 없으므로 앞으로 어떻게 될지 확실하진 않지만 앞으로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일은 멈추지 않을듯하다고. 매력적인 목소리로 그녀가 들려주는 책이야기의 매력에 빠져 겨울서점의 팬이 되어버린 나로서 그 마음이 영원히 변하지 않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 책을 시작으로 그녀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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