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파리에서 아이들과 한 달 살기 - 살며 놀며 배우며 즐긴 조금 긴 여행
김지현 지음 / 성안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이 마흔을 앞둔 엄마가

남매와 함께

아름다운 도시 런던과 파리에서

‘여행을 일상처럼’ 머물다 온 시간

 

 

 

 

 

 

목적지는 유럽으로 정해졌다. 이제 그 많은 유럽의 다양한 나라 중 어디로 갈 것인가가 문제였다. 동유럽보다는 서유럽쪽으로 마음이 기울면서 여러 나라와 도시를 생각해보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등등 많은 나라 중에 어디가 좋을지, 아이와 나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나라는 어디일지 생각하며 고민하다 보니 다음과 같은 조건이 정해졌다.

 

첫째, 안전이 최우선! 아빠 없이 아이들과 함께 다녀도 안전한 나라

둘째, 어느 정도 역사가 깊어서 가서 놀면서도 무언가 배우는 것도 있는 나라

셋째,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어놀 수 있는 나라

넷째, 가능한 한 영어가 통하는 나라

이외에도 여러 가지 조건을 두고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영국의 수도 런던이었다. ‘대영제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 직접 보고 들으며 느낄 수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은 나라, 치안이 좋아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나라! 우리의 조건에 딱 맞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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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런던에서만 한 달 머물까 생각했다. 하지만 어렵게 가는 여행인데 한 도시만 둘러보기에는 아까웠다. 유럽까지 간 김에 다른 도시 한 곳 정도는 가볍게라도 더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여러 나라를 다니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혹시 런던 외에 가보고 싶은 다른 나라와 도시가 있는지 이야기해 보았다. 첫째 아이 연희는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며, 런던에서 가기가 어렵냐는 질문을 했다. 파리라면 런던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니, 딸의 의견을 따라 파리에서도 머물기로 했다. 물론 나에게도 패션의 나라이자 쇼핑의 나라이니 어딜 가도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에펠탑까지 있는 도시가 아닌가! 루브르 박물관은 며칠에 걸쳐 여유롭게 봐야 한다고 하니, 그럼 2주 정도는 머물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런던에서 3주, 파리에서 2주로 한 달간 우리의 여행 일정이 결정되었다.    (p.27-28)

 

 

 

 

 

 

 

 

아이들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공부보다는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더 바라는 주의라고나 할까. 그래서 아이들 학원도 그리 많이 보내지 않는 편이고, 학교도 이렇게 오랫동안 막 빼먹으면서 여행 다니는, 어찌 보면 대책 없는 엄마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한심하고 속 편한 엄마라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나는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학교나 학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더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수업 시간에 배우는 문법에 맞는 영어도 좋지만, 이렇게 여행지에서 꼭 문법에 맞지 않더라도 외국인에게 말을 걸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용기, 놀이터에서 만난 아이들이랑 대화하는 그런 실전 영어 수업. 이런 것들이 아이들에게 더욱더 자극되고 즐거운 영어 수업이 아닐까? 너무 자유롭고 싶은 엄마의 긍정적인 해석일지는 몰라도 나는 아이들에게 이런 기쁨을 알려주고 싶다. (p.156-157)

 

 

 

 

 

 

 

 

 

​엄마에게는 힐링을,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심어주리라 시작했던 여행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많이 배우고 많이 쉬고 많이 뛰어놀게 되었고 엄마는 엄마로서 조금씩 더 배우고 조금 더 성장하게 되는 그런 여행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368)




아이들이 커가면서 함께 떠난 몇 번의 가족 여행을 경험한 끝에,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을 선호하게 되었으며, 성수기의 번잡함과 고가의 여행보다는 한적한 비수기와 최저가 항공권으로 알뜰하게 여행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마침내 가슴 속에 품고만 있었던 “아이들과 외국에서 한 달 살기”를 어느 날 ‘유럽 왕복 80만 원’의 최저 특가 항공권에 이끌려 용기 있게 실행으로 옮겨 “런던과 파리”에서 한 달간 머물면서 온전히 하고 싶은 것을 보고 경험하면서 “여행을 일상처럼” 보내며 직접 만끽했던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나누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저자의 용기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처럼 늘 가슴속에 품고 망설이기만 했을터 그 용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저자도 처음 여행을 꿈꾸고 실행에 옮기는 순간에는 많은 걱정과 두려움에 포기할까 생각했었다. 물론 포기했더라도 그 시간을 열심히 살았을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용기있게 떠났고,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 책을 읽고 tv를 보는 것만으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아이들에게 온전히 선물해 주었다. 솔직히 유명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미술 작품들은 그 곳에 가지 않아도 책으로도 충분히 보고 알 수 있지만, 책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큰 차이점이 있다. 그렇기에 한 달이라는 어쩌면 길다고도 할 수 있는 짧은 여행이지만 그 곳에서 아이들이 직접 보고 느낀 소중한 경험들은 이로 말할 수 없이 값진 것들이 아닐까. 누구나 그렇듯 혼자라면 아무 걱정없이 떠났을테지만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 정말이지 쉽지않다.

여행을 계획하기도 전에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선 환경에서 아이와 함께 그 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불안감과 두려움이 앞서는게 사실이다. 저자는 말한다. 지금이라도 누군가 나와 같은 여행을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없이 떠나라고 권하고 싶다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불편함, 두려움 등 이런 걱정이 주는 것보다는 새로운 곳에서의 경험과 흥분과 설렘과 자유와 행복이 주는 기쁨이 더 크다고 말이다. 한국에서 살아도 한국을 다 알지 못하는 것처럼 런던에서 머문 3주, 파리에서 머문 2주 동안 그 곳의 얼마를 알았을까는 중요하지 않았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낯선 외국인에게 손짓과 발짓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의사소통을 하고, 우리와는 다른 문화를 가진 그 나라에서의 경험들을 통해 아이들이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이 아닌 좀 더 넓을 세상을 알게 되었고,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와는 또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직접 보고 느낀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돈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값진 경험들이다.


이들과 함께 한 조금 긴 여행은 하루하루가 새롭고 즐거웠다. 어디를 봐도 아름답게 보였고 그들을 따라 가다보니 모든 것들이 아름답고 신기한 것 투성이다. 처음하는 여행이라 당연히 힘든 날도 있었고 즐거운 날도 있었다. 하지만 여행이 주는 힘 덕분일까 저자와 아이들은 매일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책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이 책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한 여행 이야기뿐만 아니라 출발하기 전 부터 도착해서까지 일정을 아주 상세히 적어두었다. 어떻게 하면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지, 숙소는 어떻게 알아봐야 하는지, 효율적인 짐싸는 방법, 교통편 등 아주 상세히 잘 나와 있어 이 책 한 권으로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책을 덮고 나에게도 목표가 생겼다. 당장에 해외로 떠나는건 자금이 부족하기에 어렵겠지만 우리나라 곳곳에 가보지 못한 곳들을 당장 겨울방학에 아이와 함께 둘러보기로! 저자의 말처럼 언제까지만 생각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럼 계속 그 곳에 머무르다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겠지 그간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오던 것들을 하나둘씩 용기를 가지고 실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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