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짜증 나게 만드는 기술
마티아스 드뷔로 지음, 김수영 옮김 / 필로소픽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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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일단 마치고 돌아오면

다른 사람들을 귀찮게 만드는 게 바로 여행이다.

-사샤 기트리-

​세계 여행을 하고 온 사람은

대화를 15분 더 끌려한다.

-쥘 르나르-

 

 

 

나는 사람을 여행합니다


‘​나는 풍경 속을 여행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 사이를 여행하는 것이다’라고 선포하며 타인을 향한 갈증을 부르짖어라. 당신이 여행을 떠나는 본래 의도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기 위해서다. 건축물의 메마른 석회암보다 인간의 손길을 더 좋아해야 진정한 여행자 아니겠는가. 여행지에 흠뻑 빠진 후에야 비로소 진정한 여행을 했다고 할 수 있다.   (p.43)


사진이 곧 당신의 여행이다

백문이 불여일사진. 이미지 하나가 천 마디 말보다 강하다. 여행 사진은 적어도 1만 장은 찍어 와야 하고, 1만 장이 안 된다면 그 여행은 완결되지 않았다고 봐도 좋다. 여행지마다 사진 쓰나미를 일으켜라. (p.104)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깨달았다

당신의 인생을, 그리고 당신이 일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어버린 여행에 대해 길게 떠들어라. 결코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든 당신의 특별한 여행에 대해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여행은 당신을 바꾼 게 아니다. 당신이 진정 누구인지 드러내주었을 뿐이다. 

(p.142)

 

 

 

​근사한 여행을 다녀온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란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니다. 재미있고 유쾌한 여행 입담을 자랑하는 이들도 있지만, 지루한 이야기로 짜증나고 귀찮게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며 여행 이야기를 터무니없이 부풀려 말하기도 하고 이미 들은 이야기를 새것인것 마냥 귀에 딱지가 앉도록 쉼없이 떠들어댄다.  

여행은 돈과 시간만 있다면 누구나 다녀올 수 있다. 그런데 마치 자기가 미지의 세계를 모험 한 것 마냥 우쭐되며 이야기를 쏟아낸다. 그러니 여행에서 돌아온 이들과의 만남은 견딜 수 없게 따분해지기 마련이다. 허세를 부리고 유식한 체 하는 데에는 여행만큼 중요 재료를 제공하는 것도 없다.

 친구들을 괴롭히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대로 따라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여행담보다 지겨운 이야기는 없다. 소개된 따분한 여행 전문가 매뉴얼을 숙지한다면 지루한 모험담으로 주위 사람들을 지치게 만드는 기술의 달인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이 책은 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닌, 어떻게 여행 이야기를 해야 주위 사람들을 즐겁고 유쾌하게 기분이 나빠지지 않게 만들어 주는지에 대해 가르쳐 주는 것 같기도하다. 매뉴얼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활용한다면 충분히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여행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로마에선 로마 법을 따르라고 하는 것처럼 현지인처럼 여행을 해보고 나만의 여행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지도를 참고 하지 않고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방랑하고 내 발길이 닿는대로 골목을 돌아다니며 나만의 여행에 깊이를 더하라고 말이다. 그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지 못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눈빛과 미소만으로도 통하는 법이니까. 여행에 결정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묘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정말 무슨 저런 책이 다 있는거지 하고 웃음이 나면서 책 제목 만큼이나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주변사람들과 멀어지게 만드려고 그러나 왜 이런 책을 출판한거냐며.. 솔직히 출판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을 하기도 했다.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평소에 겪어본 일들인지라 소름이 오소소 돋기도 하고 혹시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저런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나 스스로를 되돌아 보기도 하며 우쭐되지 말아야지 하고 반성을 하기도 했다.

이 책은 엄청난 기술들을 가득 담고 있다. ​책 제목만 보고  웃어 넘기기엔 책에 담겨진 이야기들이 결코 가볍지가 않다. 진정한 여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깨달을 수 있는 책이기에 여행을 간다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이 책을 떠나기전에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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