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꽃이 피었습니다 (그린 에디션)
오리여인 지음 / 시드페이퍼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안녕과 불안 사이에서 방황하는 우리에게 건내는

 

참 괜찮은 위로


 


 

들어가며

한글보다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는 없다고 생각한다.

마치 다른 나라의 언어가 초등학교 문구점이 파는 12색 색연필이라면, 우리말은 고급 화방에서 파는 128색 색연필 같은 느낌이랄까. 잃고 나면 소중함을 알게 되듯, 외국 생활을 시작해서야 한글의 아름다움을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조금 더 본격적으로 우리말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기 시작했다. 어찌 이리 예쁜 말이 있나 하며 하나둘 모으고 담았다.

 

 

 

 

머뭇거리는 나에게 // 너와 내가 만나 우리가 되는 //

일렁이는 사랑의 시간 // 흘러가는 일상의 기록

 

목차는 크게 4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쉬이 버리지 못하는

 

 나는 완벽히 부엉이살림을 하는 사람이다. 그 어느 하나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 내 작업실에는 여섯 살 때 아빠가 만들어준 나무 의자가 있고, 선반 위에는 초등학교 때 친구에게 받은 편지가 있으며, 지갑 속에는 몇 년 전 영수증에 그린 낙서가 들어 있다. 모든 추억을 이고, 안고 사는 성격인 것이다. 고등학교 때 쓰던 수채화 팔레트를 여전히 쓰고, 끝이 닳아 쓰지 못하는 붓도 수고로움에 대한 고마움에 차마 버리지 못하고 한 통에 모아둔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도 티켓을 버리지 못하는 마음을 모든 것에 적용하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티켓이 사라진다고 영화를 잊게 되는 것도 아닌데 차마 버리지 못하는 것처럼, 내게 온 것들을 행여 버리게 되면 그 물건이 지닌 내 감정과 추억까지 지워질까 나는 모든 것을 무던히도 붙잡고 산다. 그 덕에 시간이 지날수록 물건은 쌓이고 또 시간이 지날수록 버릴 수 없는 것들도 함께 쌓여간다. (p.15)

이 글을 읽는데 나와 너무 닮아 있어서 깜짝 놀랐다.

제발 그만 정리하라는 신랑의 계속되는 잔소리에도 물건들을 버리지않고 꿋꿋이 버티는 나이기에 너무 격하게 공감이 되었다. 그것들이 사라진다고 내 추억이 사라지거나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차마 버릴수가 없다. 남들에게는 볼품이 없어도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추억들이 담긴터라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 할지라도 간직하고 싶다.

 

 

 

 

 

 

 

완벽해야 된다는 강박

하지만 가끔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사람들은 다들 완벽해지려고 한다. 타인에게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다. 완벽하지 않으면 어때? 조금은 느슨해져도 되지 않을까?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가기엔 인생이 너무 짧기도 하고 재미없잖아. 가끔은 옆도 둘러보면서 경치 감상도 하고 천천히 즐기면서 가도 늦지 않을텐데..

너무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며 힘들게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아름다운 우리말과 사랑스러운 그림들이 담긴 오리여인님의 우리말 꽃이 피었습니다.

사랑, 관계, 내면에 대한 단상들을 아름다운 120개의 우리말로 풀어낸 책이다.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라 순식간에 읽어내려갔지만 긴 여운이 남는다.

각 글의 아랫부분에 글과 관련된 우리말 설명이 첨부되어 있고 상황에 맞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욕지기 : 토할 듯 메스꺼운 느낌.
황소바람 : 좁은 틈으로 세게 불어 드는 바람.
같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거나 평소에 듣던 익숙한 말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모오리돌 : 모가 나지 않고 둥근 돌.

구쁘다 : 배 속이 허전하여 자꾸 먹고 싶다.
같이 처음 보는 말은 단어를 보면서 이해가 되는 말도 있고 한참을 봐도 이해가 안되는 말들도 있다. 
옆에 나란히 쓰여진 풀이를 보고나서야 아~ 하고 깨닫는다.


가시버시 : 부부를 낮잡아 이르는 말.
이울다 : 1. 꽃이나 잎이 시들다.

             2. 점점 쇠약하여지다.

             3. 해나 달의 빛이 약해지거나 스러지다.

햇빛이 이울고 달빛이 이울어도 내 사랑은 이울지 않기를​

단어 하나가 바뀌었을뿐인데 글이 아름답게 변한다.​


글이 전하는 위로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잔잔한 호수에 돌맹이를 던지면 잔물결이 일어나듯 소박한 그림과 함께 어우려진 글이 건내는 위로가 하나 둘씩 내 가슴에 스며든다. 마치 내 이야기를 해놓은 것 같은 공감되던 글들도 어찌나 많은건지..

볼수록 예쁜 우리말, 하나하나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읽는내내 우리말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우리말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걸 알려준 오리여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만큼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이 고민하고 고심하고 애를 썼을테니 말이다.
왜 그동안 이렇게 아름다운 말을 알지 못했던걸까 외래어와 줄임말에 치여 뒤로 밀려난 우리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