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O뭉치 - 우리가 힙합이다! 4GO뭉치 1
J1(제이원) 지음 / 창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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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에서부터 힙합의 냄새가 폴폴 풍겨온다.

​제목부터 블링블링, 표지가 나 힙합책이요~ 하고 말을 건내는 듯하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폭넓은 계층의 사람들에게 알려지긴 했지만 그래도 생소한 힙합을 주제로 한 책이어서 그런지 색다르게 다가온다.

근데 힙합에 대해 전혀 모르는데 괜찮을까? 전혀 문제가 없다고 미리 말씀드린다!

나 조차도 힙합에 대해서 듣는 것만 알지 전혀 모르는데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을 만큼 책 곳곳에 힙합의 개념과 용어가 아주 쉽고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책제목에서도 엿볼수 있듯이 4명의 개성있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피아노 학원 가는 길에 서로 번갈아 가며 랩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랩을 알게 된 한눈팔이, 내고 싶은 소리가 생기면 원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 계속 소리를 내며 끝내주게 멋진 비트를 만드는 박치기, 지독할 정도로 매력적인 랩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말더듬이, 온순한 얼굴 아래에 엄청난 반항심이 숨겨져 있는 아이씨까지. 이들이 네명의 4, 가자라는 뜻의 GO, 뭉치자는 뜻의 뭉치로 사GO뭉치라는 힙합 크루를 이루기까지의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아이씨는 사촌형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어른들보다도 사촌 형이 더 좋았다. 아이씨 역시 어른들이 하는 짓이 마음에 안 들기 때문이다. 특히 싫은 것은 어른들이 하는 말은 앞뒤가 다른데 본인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점이다.

 뭐든 열심히만 하면 돼.라고 말하며 마음이 넓은 척하면서 막상 아이씨가 어른들이 원하지 않는 일(게임이나 땅파기)을 열심히 하면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한다.

또 맨날 아이씨가 믿음직스럽다고 하면서 정작 아이씨가 하는 말을 믿어 주지 않는다. 몇 번이나 학원에 안 가고 혼자 공부하겠다고 했지만, 엄마는 학원을 안 가면 성적이 떨어진다며 허락하지 않았다.

 대체 뭘 믿는다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

 

아이씨의 속마음을 읽으며 아이씨 부모들의 모습에서 나와 겹쳐지는 부분이 제법 있었다. 아이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겪어보며 느껴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어른인 내가 그걸 막고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충분히 다양하게 경험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말이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면서도 내가 원하는대로 하지 않으면 화를 내는 것을 언제부터 당연하게 여겨왔던건지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러면서 내 아이도 어쩌면 아이씨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아이가 더 잘되었으면 하는 내 욕심이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한건 아닌지....

​아이의 입장도 생각하며 믿고 기다려주어야 하는데 기다려 주기보다는 너무 조급하게 굴며 닥달한 것 같아서 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며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소통하는 부모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4go뭉치는 힙합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어린이들이 관심과 바람을 긍정하고, 어린이들이 힙합을 통해 자기 표현의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이다. 힙합이라는 생소한 이야기로 다소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중간중간 적절하게 삽화가 들어가 있어서 지루해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혀 내려간다. 곳곳에 씌여진 랩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리듬을 타고 있다. 랩을 통하여 자기 자신을 당당하고 거침없이 표현한다는 점이 참 멋있다.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크게 공감할 것 같다. 그리고 아이를 가진 부모들도 책을 통해서 아이의 생각을 엿볼수 있고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재미있게 읽기도 했지만 순식간에 책을 덮을 만큼 이야기가 너무 짧아 아쉬웠다. 후기에서 새로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는데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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