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7.9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이제 정말 가을인가보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부는 요즘  얇은 여름 이불은 넣어버리고 가을 이불을 꺼내어 들었다.

정말 책읽기 좋은 계절인 가을. 샘터 9월호를 받아보게 되었다 ^^

손안에 들어오는 아담한 크기로 어느 곳을 가서도 손쉽게 꺼내어 읽을 수 있었다.

 

책장을 서너장 넘기자 눈에 익은 책표지가 나왔다.

법정스님의 《행복은 간장밥》

법정스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내스스로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매일 삶에 허덕이며 바삐 지냈던 나를 들여다보는 소중한시간.

책을 읽게 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시간동안 더 나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고 많은 깨달음을 얻게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이 소개되어서 그런지 더 반가웠던 페이지

 

 

 

 

 

샘터 에세이 〈번역의 인생학

 

번역에도 품격이 있다. 번역한 우리말 문장이 자연스럽게 읽혀져야 한다.

즉, 번역을 잘하려면 우선 우리말 문장을 잘 써야 한다. 문장을 잘 쓴다는 것, 그리고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수많은 학습과정을 통해 길러진다.그것은 비단 번역에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전반에 걸쳐 필요한 노력이다.

이러한 경험과 결과물들이 오늘날의 나를 있게 한 중요한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를 키운 건 8할이 가난과 노력이다.

내가 집안에서 편히 외국소설들을 접할 수 있었던건 번역가 분들의 이러한 노력때문이겠지?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읽으며 그 글을 쓴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고 혼자 박수치고 환호했다.

책표지에 글을 쓴 작가와 옮긴이라고 적인 글을 보고도 그 책을 지은 작가님의 이름이 더 눈에 들어온다.

번역가님들이 없었다면 다양하게 재밌는 책들을 볼 수나 있었을지...

번역가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진심이 느껴지는 연기로 자꾸 눈길이 갔던 배우 봉태규씨

한동안 tv에서 보이지 않다가 하시시박이라는 사진작가분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디에서도 잘 보이지 않았던 그가 요즘 tv에 나와 참 반가웠다.

그가 왜 한동안 보이지 않았었는지 궁금했었는데 샘터를 읽으며 그 사연을 알게 되었다.

아내의 권유로 쓰게 되었다는〈개별적 자아〉

마지막 문장까지 쉽게 읽히기를 원해서 미사여구도 가급적 배제하고, 최대한 쉬운단어만 골라쓰려 노력했다고 한다.


“개개인의 체질이나 고유한 이미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상적인 체형을 설정해두고 그게 맞지 않으면 아름답지 않다고 말하는 게 과연 옳은 걸까?”


타인의 기준에 맞추며 살지 않아도 괜찮다는 그의 소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중에서 진심이 담긴 정중한 말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게 한다 는 글귀가 눈에 자꾸 밟힌다. 최근 개인적인 일로 상처를 받아 마음이 울적해져 있었다.

내내 들끓는 마음을 다잡아 가라앉히느라 무던히 애를 썼는데 그래서 그런걸까 그 말 한마디가 더 크게 와닿는것 같다.

 

 

 

 

 

 

 ​사실 자세히 살펴보면 까마귀는 까맣지 않다. 까마귀를 가까이서 직접 확인해본 결과 검은색 안에 푸른색과 검붉은 색이 섞여 있었다. 그래서인지 어떤 문헌에서는 까마귀를 푸른 까마귀라는 뜻의 창오라고도 하며, 붉은 까마귀라는 뜻의 적오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은 멀리서 피상적으로 본 모습으로 까마귀가 검다고 생각하지만 까마귀의 깃털에는 푸르고 붉은 색이 섞여 있다.

연암은 말하길 ‘저 사물은 본디 정해진 색이 없는데도 내가 눈으로 먼저 정해버린다.’고 비판했다.


존재는 저마다 다양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고정관념과 선입견애 갇힌 사람들은 한 가지 색만 고집하고 하나의 기준만을 강요한다. 나와 같음에 동질감을 느끼고 환호하고, 나와 다름에 거리를 두고 살펴본다. 연암은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사물을 잘 관찰할 수 있어야 하며, 선입견으로 대상을 보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겉모습만으로 그 사람에 대해 평가하고 넘겨짚지는 않은지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시야를 좀더 넓게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할머니의 부엌수업〉

​호기심 많던 열여섯 소녀 시절, 고향 제주에서 해녀였던 친정엄마를 따라 잠뱅이를 입어본 것이 평생 업이 되어 50여년을 물갈퀴와 테왁에 의지해 바다에서 물질을 해온 김성량 할머니.

스물셋에 중매로 만난 남편은 3년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뚜렷한 직장이 없었다.

가족들이 의지할 곳이라고는 김씨 할머니뿐이었다. 1990년대 말에는 뇌종양 판정을 받아 서울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다. 완치 판정을 받고 이제 자식들도 웬만큼 키웠으니 몸을 돌보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혼을 하고 밖으로만 나도는 둘째 아들의 아이들을 양육하게 되었다. 이제껏 고생하고 살았는데 이제 그만 좀 편안히 사셔도 될텐데..

자식된 입장에서 마음이 안쓰러웠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 다시 돌허리띠를 매고 바다로 출근을 하신단다.

​가족들을 위해 힘든일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에서 우리 부모님의 모습들이 떠오른다.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다 이런 마음일까?

〈할머니의 부엌수업〉제목에서 엿볼수 있듯이 아무것도 몰랐던 요리에 대해 스스로 부딪치며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할머니의 비법들이 담겨있다.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알게 되셨을텐데 그냥 이렇게 홀라당 받아먹어도 되는건지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마침 며칠 뒤면 우리 신랑 생일인데 할머니께서 가르쳐주신 방법으로 맛있게 미역국을 끓여봐야겠다. 온가족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 벌써 눈앞에 떠오르는것 같다.

 

 

예전에 좋은생각이라는 책을 차마시러 들렸던 카페에서 처음 접하고 이런 책도 있구나 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샘터에서도 이런 책들이 나오는 줄은 이번에 책을 받고서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가 사는 일상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담겨 있는 샘터. 그 이야기들이 마음에 와닿아 한번에 쭉 읽어버리기엔 왠지 아쉬워서 천천히 하나씩 읽어가다보니 이제서야 글을 올리게 되었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tv의 뉴스에서는 사건, 사고들이 넘쳐나지만 우리네 세상은 그래도 아직 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달은 어떤 이야기로 또 감동을 받게 될까?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줄 샘터가 기대된다.


유난히 덥고 길었던 이번 여름, 샘터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고생하셨을까

그분들의 노고에 정말 진심이 담긴 박수를 드리고싶다.


덕분에 정말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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