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시간표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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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좋아해요?”

선배가 물었다. 처음 출근한 밤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은 선배가 처음 해준 이야기다. (p.49)




한 여름밤에 땀을 흘려가며 읽기 제격인 책을 만났다. 별생각 없이 읽다가 깜짝 놀라버렸다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에서 덜컥! 덕분에 책을 잠시 덮었다가 다시 펼쳤다는.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편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참 기이하다. 귀신 들린 물건들을 모아놓은 연구소. 이곳에는 조금 특이한 안전수칙이 있다. 첫째, 정체불명의 평범한 남자를 만나면 그의 지시를 그대로 따를 것! 둘째, 돌아보지 말 것! 셋째, 연구소의 소장품을 탐하지 말 것! 넷째, 떠나야 할 때는 미련 없이 떠날 것!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귀신 이야기라니! 솔직히 조금 망설이긴 했었지만, 결과만 놓고 보자면 잘 도전(?)한 듯! 아마 귀신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서로 탄복을 할 듯하다. 책 한 권에 귀신 이야기가 아주 그득 쌓였으니까! 누가 미리 귀뜸이라도 해주면 참 좋을 텐데, 예고 없이 찾아오는 공포에 후덜후덜.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긴장감이 넘친다. 현실과 환상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니 불안한 마음이 점점 더 커져간다. 결말을 예측할 수 없으니 더하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읽으니 더 무섭다는 ㅠㅠ 실제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어느새 호기심이 발동하여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어떨 때는 섬뜩할 정도로 무섭지만, 또 어떨 때는 은은하게 느껴지는 온기에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기분이 참 묘하다. 한마디로 뒤죽박죽. 괴담보다 더 괴담 같은 현실에 무섭다가도 약자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에 마음이 놓이는 아주 이상한 이야기. 한여름의 더위를 오싹하게 식혀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참고로 작가님은 귀신 얘기를 아주 좋아한다. 듣거나 읽는 것도 좋아하고 쓰는 것도 좋아한다. 어디서 귀신이 나오면 제일 무서울지 궁리하다 보면 어떻게든 글이 풀린다나? 이 책을 쓰면서 정말 재밌었다고 하시니 말 다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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