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애니 라이언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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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유도라는 절뚝이며 주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는 달력 앞에 서서 넉 달 후를 헤아린 뒤 거미줄처럼 가늘게 떨리는 필체로 딱 한 단어를 적었다. 자유.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수년 만에 처음으로 삶의 주도권을 갖게 되었다. 늙음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저항하고, 원치 않는 껍질을 벗겨내듯 옆으로 치워버릴 것이다. 누구의 방식도 아닌, 오직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을 것이다. (p.42)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배꼽을 빠지게 만드는,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가슴 찡한 감동이 물밀 듯이 밀려드는 책! 제법 묵직한 두께에 그렇지 못한 속도감! 어쩔??!! “내 맘대로 죽게 해줘요!” 죽기 위해 건강하다 주장하기 시작한 유도라 할머니! 처음엔 꼬장꼬장한 유도라 허니셋의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지만 한 발자국 물러나 그녀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들을 이내 순순히 수긍하게 된다.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현재로···. 그녀의 인생은 정말 파란만장했다. 그 긴 세월 동안 자신을 또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않았을까.

“내 죽음이니까. 내 방식대로.” 죽음을 겁내기보다는 자신의 삶이니 자신의 방식대로 죽음을 선택하겠다는 유도라 허니셋. 그런 그녀에게 조금씩 변화가 찾아온다. 옆집으로 새로 이사 온 이웃 덕분에. 여든다섯 유도라와 열 살의 로즈. 이 작은 소녀와 유도라의 특별한 우정은 보는 이들을 베시시 웃음 짓게 만든다. 시시때때로 질문을 퍼부으며 그동안 유도라가 쌓아 놓은 가치관을 단숨에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버리는 로즈. 소녀는 어리지만 당돌하고 야무졌다. 덕분에 많이 웃고 또 흐뭇했었다는!

눈물이 또르르 흐를 만큼 가슴 찡하고 입가에 웃음이 번질 만큼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유도라 허니셋의 이야기!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만족하는 삶이란 무엇일까? 죽음은? 어렵다.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한 살 또 한 살 나이 든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기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삶과 죽음 그리고 행복. 자식과 부모, 이렇게 전 세대가 함께 어울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참 좋을 것 같다. 완전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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