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피, 열
단시엘 W. 모니즈 지음, 박경선 옮김 / 모모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옥상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에바의 머릿속에 이미지가 스쳐간다. 공기가 거세게 밀려나고, 뼈가 부러지고, 덩어리들이 시뻘겋게 철퍼덕. 끔찍해. 키라에게 이 말을 하려고 몸을 돌리는데 눈앞에는 그 흉측한 건물들 뒤로 파랗게 펼쳐진 하늘뿐이다. 진정한 신의 파랑. (p.33)



<타임>,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보스턴글로브>까지 미국 내 유수의 매체로부터 열띤 찬사를 받았다고 하는데 책을 읽어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저자가 들려주는 열한 편의 이야기는 <우유, 피, 열>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내용이 상당히 독특하다. 하얗고 묽은 우유, 끈적하고 붉은 피, 후끈후끈 뜨거운 열처럼 날카롭고 뜨겁게 파고든다. 조용하지만 어느새 강렬하게 훅 파고드는,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그녀만의 감수성이 내밀하게 담겨있다. 각 챕터마다 소녀, 엄마, 딸, 친구, 자매 등 등장인물들의 상황에 따라 변화되는 내적 · 외적 갈등을 가감하게 표현하여 독자들을 제대로 자극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같은 여자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거침없이 전달되는 저자의 열띤 표현력 때문인지 열한 편의 이야기 모두 일련의 상황에 몰입하여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들려주는 이야기마다 어찌나 강렬한지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어안이 벙벙.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때마다 이전의 이야기가 아직 마무리 지어지지 않은 듯 길게 여운이 남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