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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치 인형 - 제1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샘터어린이문고 70
소연 지음, 강나율 그림 / 샘터사 / 2022년 10월
평점 :




“할머니가 말했어. 외로울 땐 별을 보라고. 아빠가 보고 싶을 때, 떠난 친구 디야니가 그리울 때,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날 때 나는 별을 봐.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니까.” (p.29)
“시끼스. 나바호 언어로 ‘친구’라는 뜻이야. 친구는 내 슬픔을 대신 지고 가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어. 신발 두 짝 가운데 한 짝 같은 사람이지.” (p.41)
엄마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한밤중에 길을 잃고 헤매던 중 나바호족 모녀를 만나 그들의 집에서 하룻밤 묶고 가게 된 소리의 이야기와 카옌타에서 태어나 줄곧 함께했던 신발 한 짝 같은 친구 디야니를 먼 곳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소녀 루이치의 마음을 담은 이야기는 친구와의 우정을 절절히 담고 있다. 미국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소리, 친구 디야니를 떠나보내는 루이치 그리고 루이치를 두고 떠나는 디야니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친구의 의미를 다시금 깊게 생각해 보게 된다.
아빠의 회사 일 때문에 미국에서 살지만 원활하지 못한 언어 소통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투명인간 취급받으며 미국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했던 기억들을 나바호족 소녀 루이치를 만나,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며 행복으로 참 따뜻한 하룻밤을 보낸 소리. 어릴 때부터 함께 한 친구 디야니와의 긴 이별을 앞두고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서로에 대한 우정과 믿음을 더욱 끈끈하게 다지는 루이치의 이야기는 속세에 물들지 않은, 맑고 깨끗한 동심을 가졌던 어린 시절의 우리를 떠올리게 만든다. 잠깐이었지만 찌든 일상에서 벗어나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사막, 멋진 노을과 밤하늘을 빼곡히 채운 수많은 별, 회색 늑대 이스다, 바람이 부는 소리···. 책 속에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에 감응되지 않을 수가 없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