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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누가 간호해 주나요 - 간호사 비자의 마음 처방전
최원진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7월
평점 :





휘둘리지 말자. 나의 속도로 나아가자. 타인의 말이 나의 삶을 뒤흔들 순 없다는 것을 거듭 인식하자. 어떤 결과가 나에게 닥치든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한 결론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그저 부끄럽지 않게 나의 길을 가면 그걸로 충분하다. (p.45)
병원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자주 목격하며 우리가 ‘하루’를 가볍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하루는 생각처럼 평범하지 않다. 가끔 지나치게 지루하고, 또 진부하게도 느껴지는 반복되는 일상이 절대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토록 불확실한 생에서,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운 좋게 하루를 잘 버틴 거다. 그러니 ‘오늘’은 행운으로 가득찬 시간 덩어리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설령 힘든 하루였다고 해도, 당신이 무사히 그 하루를 넘겼으니 말이다. (p.62)
“지금은 남보다 먼저 ‘나’를 챙길 시간이야.” 간호사 비자의 마음 처방전! 상처받은 마음에도 골든 타임이 있다. 지금은 나를 살펴볼 시간! 번아웃에 허덕이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간호사 비자의 현실적인 위로와 조언들. 희, 로, 애, 락 이렇게 총 4장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진다. 마치 아픈 배를 엄마가 정성스레 쓰담쓰담 어루만져주는 듯한 기분이랄까. 사회초년생, 풋풋했던 그때가 떠오르기도 하고 고통과 좌절을 겪으며 힘들어했던 날이 떠오르기도 하고······. 수많은 기억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행복과 불행이 교차하며 이제는 좀 편해져도 되지 않나 싶기도 한데, 삶은 언제나 그랬듯 우리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매번 느끼지만, 간호사라는 직업은 참 대단한 직업인 것 같다. 하지만 그에 반해 그들이 처한 현실은 정말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열악한 근무 환경, 태움이라 부르는 직장 내 괴롭힘 등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어느 직장인과 다를 바 없는 시간들이 이어진다. 참 녹록지 않은 삶이다. 언뜻 생각하면 이런 이야기가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싶지만, 묘하게 마음이 움직인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저자가 내뱉은 말 한마디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저곳이나 이곳이나,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은 매한가지! 요즘 가뜩이나 기분이 영 안 좋았는데, 덕분에 조금 나아졌다. 나도 내가 소중해! 남보다는 나! 나부터 먼저 챙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