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아
마리 파블렌코 지음, 곽성혜 옮김 / 동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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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먹여 살리는 게 바로 나무 사냥이다. 남자들이 대도시에 목재를, 그러니까 잘린 나무를 실어다 팔면 물이며 기계로 만든 식량, 통조림, 약품, 산소통 그리고 천이랑 실도 가지고 돌아온다. 그것으로 다 같이 여러 달을 버틴다. 반면에 사냥꾼들이 실패해서 나무를 하나도 베어 오지 못하면 우리는 비쩍 마른다. 늑골이 툭 불거지고 어깨는 뾰족해진다. 숨 쉬기가 힘들어지고 혀가 목구멍에서 부어올라 숨통을 틀어막는 듯하다. 그러다가, 우리는 죽는다. ( p.17)



생명이 거의 사라진 세계, 모래가 모든 것을 집어삼킨 디스토피아는 대대로 남성이 지배하는 불모의 미래 세계. 소수의 인간만이 부족을 이뤄 살아가는 미래 원시사회는 다시금 생존과 힘만이 중시되는 가부장 사회가 되어 있다. 그런 부족의 운명을 전복하는 것은 두 여성, 열두 살 사마아와, 너무 오래 살아서 마치 처음부터 할머니였던 것처럼 그 이전의 삶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늙은 여인 랑시엔이다. 과연 이 두 사람은 남성들이 대대로 지배해온 불모의 세계에 생명이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


“작고 보잘것없고 한없이 나약해 보이지만 이토록 강인하고 굳건한 거구나.” 저자는 소설을 통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난과 시련, 역경을 이겨내는 일련의 과정을, 한마디로 말해 인간의 의지를 사뭇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책을 읽은 이들이 선뜻 이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만큼 강렬하다. 그리고 환경, 생태, 여성,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사태의 심각성은 피부로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그래서 이내 독자들은 깨닫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이, 오늘의 이 소소한 일상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미래의 우리가 겪게 될지도 모를 어떤 순간의 과정들. 인간의 그릇된 욕심이 평생의 후회를 낳을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지금 우리 인간의 욕심으로 일어난 일에 대한 후회와 반성 그리고 앞으로 변화될 행동까지 책을 읽으면서 다짐하게 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자녀와 함께 읽어보면 너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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