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 목숨 걸지도 때려치우지도 않고,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기
황선우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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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완벽하려 할 때 우리는 항상 어딘가는 부족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기만의 장점과 단점, 강점과 약점을 가진 채로도 온전히 해낼 수 있다고 용기를 낼 때 커다란 가능성과 마주할 수 있다. 완벽으로 가는 과정에는 반복이 필요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팽개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결과물을 쌓아나가는 성실의 시간 말이다. 단 한 문제도 틀리지 않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적어도 과락을 맞는 과목은 없도록 하겠다는 자세가, 우리에게 계속해나갈 힘을 준다. (p.33)

 

승낙받는 게 아니라 거절당하는 게 세상 일의 디폴트구나, 히고 여기는 게 반드시 부정적인 자세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비관주의자의 낙관이 거기서 싹튼다. 가볍게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고, 뭔가 하나라도 성사시켰을 때 쾌감이 더 크다. 일하는 게 어렵다는 걸 인정하고 잔가지가 좀 부러지더라도 묵묵하게 나무를 지고 나를 때, 비로소 쉬워지는 면이 있는 것이다. (p.87)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얼마나 잘 실행에 옮겼는지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다양하게 시도하다가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나는 응원한다. 우리 삶에 고유한 개성과 이야기를 부여하는 건 매끈한 단면보다는 울퉁불퉁한 굴곡들이다. 적어도 더 많은 삽질을 해본 사람의 인생에는, 더 많은 추억이 만드는 다채로운 무늬가 생긴다. 실패해도 다시 해볼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란 그런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받는 축복일 것이다. (p.159)

“오늘도 일을 하며 배운다. 일 자체를 배우며, 일 바깥세상의 흐름도 알게 된다. 나를 견디고 다루는 법을 익히는 한편으로 다른 이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동료들과 부딪치고 협력하는 동안 내 안에만 고여 있지 않고 변화한다. 일하는 사람으로 살기에 조금씩 나아질 기회를 얻는다고 나는 믿는다.” 오랜 시간 잡지 에디터로 일하며 누구보다 일하는 사람을 많이 만나온 황선우 작가가 들려주는 일을 마주하는 마음과 태도, 그리고 그로 인해 단단해지고 넓어지는 삶에 관한 이야기. 일과 삶···. 그 중간 어디쯤에서 스스로를 다잡아보는 저자 황선우. ‘나는 괜찮았었나?’ 책을 읽으며 지나온 인생을 되짚어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목숨 걸지도 때려치우지도 않고, 일과 나 사이에서 바로 서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를 저자는 나름 가뿐하게(?) 해낸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그건 각자 알아서 ㅎㅎㅎ. 미리 살짝 귀뜸을 해주자면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사람들은 모두 자기 삶을 책임 있게 사랑했다는 것!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자는 우리에게 멘토나 다름이 없다. 직장에서 또 집에서 삶의 곳곳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예기치 못한 일을 유연하게 이겨내는 방법과 일을 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하여. 우리보다 한발 앞서 인생을 살아본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일과 삶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오롯이 나 자신으로 설 수 있는지 하나씩 배워나간다. 솔직히 말해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그녀의 말과 행동은 우리에게 적절한 자극이 된다. 사뿐사뿐 가볍게 걸어가다가 어느샌가 졸졸졸, 어미새를 따라 움직이는 새끼들처럼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눈에 가득히 담다 보니 하염없이 시간이 흘러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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