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당신에게
김수현 지음, Sky Kim 그림 / 샘터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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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과 식탁을 정리하다가 문득 멈추어 집 안을 돌아본다. 가족들이 소파에 둘러앉아 나누던 이야기, 앞치마 두르고 따뜻한 음식을 차려놓았던 어느 저녁 식사, 온 가족이 둘러앉았던 식탁 풍경은 얼마나 정겨웠던가. 가구는 이야기를 담는 그릇임이 분명하다. (p.70)

 

삶이 아름답냐고 묻는다면, 나는 YES. 격변의 시대 속에 혼란스러웠노라 말하지만, 삶은 아름답다. 예전에 나는 삶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지 못했지만, 이제 삶은 고난 속에 부르는 빛의 노래이다. 어려움 속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할 때 빛이 흘러가는 것을 본다. 내 안에 사랑이 있는지, 빛이 있는지 나조차 인지할 수가 없지만, 그것들이 흘러가는 순간 인식할 수가 있다. (p.107)

 

나는 예전에도 아버지를 사랑했었다. 아버지를 더욱 외롭게 했던 그 보잘것없는 애정을 사랑이라 불러도 된다면. 세월은 그 사랑을 ‘아버지식’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사랑으로 키워주었다. 세상 모든 부모가 자식을 가슴에 품고 있듯이 자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때로 내가 무엇을 품고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간다. (p.199)

 

 

 

최고의 수필가 피천득이 추천한 <세월>로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김수현 작가가 두 번째 수필집을 냈다. 제목은 <아름다운 당신에게>. 이미 절판된 첫 번째 수필집에서 다시 기억하고픈 열두 개의 이야기와 스무 해가 넘는 시간 동안 딸로, 아내로, 아이 셋의 엄마로, 또 여자로 살아온 중년의 삶을 재치있게 담아낸다.

 

책에는 삶의 숨결과 그 삶들의 따스한 온기가 가득하다. 시간의 소중함, 가족의 소중함, 자유의 소중함, 생명의 소중함, 건강의 소중함, 노동의 소중함······. 삶의 기억이 하나둘 차곡차곡 쌓여간다. 뻔하지만 뻔하지 않게 저자는 그녀 자신의 삶을 자연스럽게 녹아낸다. 소소한 일에 슬퍼했다가 기뻐했다가 아쉬워했다가 그리워했다가······. 어느새 중년으로 접어든 저자의 일상은 소소하지만 제법 단단하다. 읽다 보면 가슴이 지잉~ 매 페이지마다 잔잔하게 여운을 남긴다. 나중에 다시 읽게 된다면 그때는 지금과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듯! 그때는 또 다른 추억과 기억으로 지금을 떠올려 보겠지. 덕분에 평범했던 하루가 반짝반짝 빛을 발한다. 삶의 소중함을 제대로 느껴보는 시간! 일상이 무료하게 느껴질 때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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