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8
조지 손더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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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멋찔 수 잇다는 걸 알아요. 대게는 멋찌죠. 난 무더운 날에 차고 깨끗탄 물을 마셧고, 사랑하는 이가 부드럽게 짓는 소리를 들었고, 눈이 천천이 네리며 숲피 고요해지는 걸 봣서요. 하지만 이제 그 모든 행복칸 광경과 소리가 사기처럼 느껴저요. 조은 시간은 그저 연기에 불과하고 그개 걷치고 나면 현실이 나타나는 거죠. 그 현실이란 바로, 바위 갓튼 모자, 거더차고 짓밥는 발. 거더차고 짓밥는 발이 업는 순간은 모두 진짜가 아닌 것만 갓타요. (p.50)

 

당신들 잉간이 여우 따위가 하는 충고 한마디를 바다들인다면 어떨까요? 잉간들은 행복카게 끈나는 얘기를 조아한다는 걸 이제 나도 알거든요? 당신들의 얘기가 행복카게 끈나기를 원한다면, 좀 차캐지려고 노력카새요. (p.54)

 

 

어느 날, 인간의 집 근처를 걸어가다 낱말을 만드는 인간의 목소리를 듣고 그 소리에 반해 매일 밤 그곳으로 찾아가 창문 너머로 그들의 책을 보며 어설프게나마 인간의 말을 읽고 쓸 수 있게 된 여우 8. 그 덕분에 곧 이곳에 폭스뷰커먼스라는 쇼핑몰이 들어온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갑자기 인간들이 트럭을 몰고 들어와 원시림을 파헤치고 나무를 모조리 베어버린 탓에 집과 먹을 것을 잃어버린 여우 무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머지않아 제대로 먹지 못한 여우들은 점점 쇠약해지고 늙은 여우 몇몇은 병들어 목숨을 잃게 된다. 이를 보다 못한 여우 8은 사랑하는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부푼 꿈을 안고 쇼핑몰로 향하지만, 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그 꿈은 무참히 깨져 버리고 만다.

 

 

“잉간에게, 내가 글짜를 틀리개 쓰더라도 이해하새요. 난 여우라서 그래요! 지금부터 나와 내 여우 칭구들의 얘기를 들려줄께요.” 어눌하고 귀여운 여우의 말투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안타깝고 애틋하게 느껴진다. 여우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으나, 주인공 여우8의 눈을 통해서 본 인간의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잔인했으며 무서웠다. 여우8의 이야기처럼 그들의 보금자리를 짓밟고 빼앗은 것은 바로 우리 인간들이었기에.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욕심은 그들의 안식처를 파헤치고, 나무를 뽑아버리고, 옹달샘을 파괴하며 그들이 살아온 숲을 박살 내더니 급기야 친구의 목숨까지 빼앗아가며 그들의 삶을 불구덩이로 떠밀었다. 이에 인간들을 피해 먹이를 구하기 위해, 더 살기 좋은 곳을 찾기 위해 헤매는 여우 8. 여우 8은 인간에게서 원하는 답장을 받을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 아이들 보기 부끄럽고 미안한 일이다.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미움이 미움을 낳는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어른들의 반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더 이상의 반복은 NO! 자연과 인간은 건강하게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들. 여우 8의 간곡한 충고, 흘려듣지 맙시다! 반성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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