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리 바다의 비밀 - 2018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지역 우수출판콘텐츠 선정도서, 20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꿈꾸는 보라매 11
조미형 지음, 박경효 그림 / 산지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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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쓰레기통이 아니야. 인간들이 온갖 것들을 다 버리니까 바다가 아픈거야.” 정체를 알 수 없는 오물덩어리들이 둥둥 떠다녔다. 니오는 손을 휘저었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코가 간질거렸다. 기침이 켁켁 나왔다. 작고 하얀 알갱이들이 보였다. 흰 눈처럼 보이는 알갱이는 스티로폼이었다. “물고기들이 저것들을 먹고 죽었어. 지금도 죽어 가고 있어.” 니오가 손을 휘젓자 스티로폼 알갱이들이 뒤로 밀려났다. 니오가 말했다. “뉴스에서 봤어. 물고기들이 플랑크톤인 줄 알고 스티로폼 알갱이를 먹고 죽는대.” 손으로 코와 입을 막은 신지가 웅엉거렸다. “저것들은 백 년이 지나야 썩는대.” 백 년이나 물에 떠다니며 더 작은 알갱이로 부서진다니. 끔찍했다. 시꺼먼 덩어리가 뭉실뭉실 다가왔다. (p.80)

 

 

고래를 좋아하는, 고래와 친구 하는 게 꿈인 니오의 진짜 소원은 살아 있는 고래를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 어느 날 니오가 꿈꾸던 소원이 이루어졌다. 항구로 새끼 고래가 잡혀온 것. 찢어진 꼬리, 그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보고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진 니오. 그것도 모르고 친구 신지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한껏 신이 났다. 낮에 봤던 아기고래 생각에 기분이 우울해진 니오는 그날 밤 신지에게 이끌려 방파제로 낚시를 하러 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물보라에 휩쓸리게 되고, 두 사람은 신지의 수탉 깜돌이와 바다를 지키는 전사, 산갈치 알라차를 만나 바다 밑으로 함께 들어간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 무사히 위기를 넘기고 바라본 바다의 모습이 평소와는 사뭇 다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오물 덩어리들과 스티로폼 알갱이. 폐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 부러진 낚싯대, 나달나달 해진 옷, 구멍 난 운동화까지 육지에서 버린 물건들 때문에 괴물로 변해버린 해양 생물들. 과연 니오와 신지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육지에 사는 인간들은 바다 밑이 안 보이지. 보이지 않는다고 쓰레기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야. 쓰레기를 삼킨 물고기를 인간들이 잡아가니까.” 책은 자연을 사랑하는 소년 니오와 호기심 많은 신지, 바다를 지키는 전사 알라차,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먹고 괴물이 되어버린 가오리와 바다 유령 등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더러워진 바다 속 모습을 아주 생생하게 묘사해낸다. 그리고 그로 인해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피부로 급격하게 와닿는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패트병, 비닐봉지, 스티로폼 조각, 노끈, 신발, 낚시줄, 담배꽁초, 빈 깡통, 빨대, 폐그물 등 육지에서 버려지는 수많은 쓰레기들. ㅠㅠ 바다 쓰레기 때문에 괴물이 되어버린 물고기들의 이야기는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수없이 일깨워도 지나치지 않는 자연의 소중함. 잊지 말자. 자연은 우리가 늘 소중히 보호하며 지켜나가야 할 존재들! 모처럼 책을 통해 아이와 함께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참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지금 딱 이 시기가 아니었으면 그냥저냥 스치듯 지나갈 수도 있었을 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들의 생각은 깊어서 뿌듯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른들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아 많이 부끄러웠던 시간. 우리 모두 반성합시다 ㅠ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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