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는 것도 생각보다 꽤 괜찮습니다
신혜연 지음 / 샘터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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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병은 알리라’고 했다.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과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타기팅 확실한 집단지성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다. 나 역시 내 경험담을 보태며 영양제 찬양에 합류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나는 안다. 영양제는 나의 몸을 살짝 도와줄 뿐. 어렸을 때 경험했듯 매일매일 적극적 자세로 긍정적 시야를 갖고 즐겁게 사는 게 진짜 영양제라는 것을. (p.52)

 

내 얼굴에 내 나이가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날로 먹은 것이 아니고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보내서 채워온 나이인데, 그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얼굴이 자연스러운 거 아닐까? 그것이 비록 ‘처짐’이고, ‘주름’이고, ‘검버섯’이라서 피부가 동년배들에 비해 더 늘어지고, 주름지고, 칙칙하더라도 그게 내 삶의 기록이 되면 좋은 거 아닐까? (p.113)

 

 

이 책은 제 인생의 목표였던 쉰 살이 되고부터 지금까지 변해온 저의 마음가짐과 일상에 대한 기록입니다. 살아온 날의 숫자를 내세우며 심오한 인생의 철학이나 지혜로운 문구를 늘어놓기에 저는 아직 젊습니다. 결승선에 다다르기 전에 미리 속도를 줄일 수 있게, 사전 정보 없이 덜컥 쉰 살이 되어 당황하지 않게 ‘딱 요만큼 살아보니 이렇더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빠져가는 머리카락을 보며 우울하지 않게, 나만 홀로 남겨진 듯해서 외롭지 않게 ‘이렇게 하면 좀 더 쉽고 즐겁더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갑작스레 들이닥친 쉰 살. 예전과 비교해서 확연하게 달라진 몸과 마음. 혼란과 당혹 그리고 낯설음 사이에서 우리는 무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앞만 보고 달리다 덜컥 50세를 마주했을 때, 저자는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우울했다. 지금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이내 천천히 삶을 되돌아보니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누구라도 언젠가는 쉰 살을 맞이할 것이고, 또 그건 달라지지 않을 테니까. 그러자 본인의 삶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적응해나갔다. 건강한 일상의 루틴 만들기, 유행을 버리고 취향대로 살기, 매일 하나씩 새로운 일 만들기,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우아한 할머니가 되기 등 그녀의 솔직한 경험과 깨달음. 백세시대 그 딱 절반인 50. 잡지사 기자로, 편집장으로, 콘텍츠디렉터로 성공과 유행의 중심에 서서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온 저자의 크고 작은 일상의 변화들은 우리에게 제법 큰 용기를 북돋아 준다.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그리 멀지 않은 날의 이야기들. 나이 든다고 우울해하거나 외로워할 필요가 없다. 저자의 말처럼 나이가 들수록 이전의 삶과는 달리, 한결 편안해지고 여유로워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이 들었다고 움츠려들지 않을 작정입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씩씩하게, 더 우아하게 살기 위해 느긋한 걸음으로 또 나아가겠습니다.” 여자 나이 50, 단순하고 단단하게! 나이 때문에 움츠려들지 않았음 해요. 당신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멋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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