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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역사 - 침묵과 고립에 맞서 빼앗긴 몸을 되찾는 투쟁의 연대기
킴 닐슨 지음, 김승섭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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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공기와 같아서 기득권에게는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보이지 않지만,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은 삶의 모든 순간을 차별과 함께 살아간다. (p.14)
장애의 역사는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또한 현재 우리가 누구인지를 묻고 미래에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를 논하는,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가 살아가는 국가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은 이 모든 복잡함을 간직한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장애의 역사는 국가를 위한 최선의 몸이 무엇인가를 정의하고 논쟁했던 시간을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한 수많은 시도 중 하나다. (p.21)
왜, 도대체 왜, 아직까지도 수백만 명의 장애인에 대한 비이성적이고 부당한 편견이 존재하는가? 우리가 갈망하는 것이 시민이자 장애인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정당하게 인정받고 그것들을 누리는 일이라는 것을, 그 인정 속에서 나오는 편안함과 안전함이라는 것을 왜 기업과 대중은 깨닫지 못하는가? (p.270)
미국 장애의 역사는 미국 역사 전체가 그러하듯, 복잡하고 모순적인 이야기다. 그것은 약탈당한 땅과 몸에 대한 이야기다. 옳고 그름에 대한, 황폐함와 파멸에 대한, 패배와 고집스러운 끈기에 대한, 아름다움과 우아함에 대한, 비극과 슬픔에 대한, 변혁적 아이디어에 대한, 자아를 재창조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다. 백인, 장애인, 퀴어 작가이자 운동가인 엘리 클레어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의 몸을 되찾고 세상을 바꾸는 용감하고 시끌벅적한 이야기다”. (p.316)
독립은 좋은 것이고, 의존은 나쁜 것일까? 장애인은 의존적이고, 비장애인은 독립적일까? 저자는 말한다. 의존은 모든 인간의 삶 한가운데 존재한다. 장애인이 된다는 말은 당신 혼자 새로운 세상에 살게 되었음을 의미하지 않고, 새로운 억압과 차별의 역사가 당신이(우리가) 사는 세계에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치료받아야 하는 의학의 문제로 장애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러한 시선 속에서 신체적 결함이 있는 사람은 장애인이 되고, 그러한 결함이 없는 사람은 비장애인이 된다. 이에 저자 킴 닐슨은 장애를 몰역사적이고 고정불변하는 개념으로 여기는 이러한 관점이 수많은 장애인의 다양하고 풍성한 삶을 지워버린다고 말한다.
“미국 장애의 역사는 장애인만의 역사가 아니다. 능력 있는 몸을 가진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법적 · 경제적 혜택과 오랜 낙인 때문에 장애인이 겪는 법적 · 경제적 차별은 오늘날까지도 생생한 현실이자 개념으로서 살아 있고,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자는 장애라는 렌즈를 통해 미국의 역사를 재배치한다. 미국 역사를 다시 바라보고 읽으며 몸의 정의, 정상성의 정의에 대해 질문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여기서 저자가 주목한 것은 바로 몸이다. 온전한 시민의 자격을 갖춘 능력 있는 몸을 정의하고 그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이들을 결필된 혹은 퇴행적인 몸이라고 규정해온 권력에 그의 의견을 피력한다. 한마디로 말해 이는 백인, 장애인, 퀴어 작가이자 운동가인 엘리 클레어의 말마따나 “우리의 몸을 되찾고 세상을 바꾸는 용감하고 시끌벅적한 이야기다.” 장애인은 타인의 보호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반대를 표하며 장애인들의 권리에 타당성을 주장하는, 민주주의에서 시민으로서 권리를 박탈당하고 인간의 범주에서 밀려났던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잘못된 편견과 아집으로 장애인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