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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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세로 먹고살고 싶었다. 책을 잘 쓰면 책이 잘 팔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문 칼럼이나 시사 프로그램 패널 출연, 외부 강연 같은 가욋일에 한눈팔지 말고, 잘 팔릴 만한 재미있는 신작을 쓰자 마음먹었다. 2017년 봄이 되자 그 결심이 아래서부터 흔들렸다. 당대 한국 소설을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 ‘저 작가 책 괜찮더라’는 평가를 받아도 판매량은 신통치 않다. 애초에 독서 인구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사는 작가가 돼야 인세로 먹고살 만해진다. (p.25)

 

마흔세 살 장강명은 매사가 무의미한 듯한 허무감에 사로잡히지 않으려 발버둥친다. 그래서 나는 책에 집착한다. 읽고 쓸 때에는 아무것도 남지 못할 감각의 세계를 떠나 의미와 영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나는 그렇게 어린 왕녀를 만나고, 모험을 벌이고, 내 세상을 세운다. 마침내. (p.71)

 

독서 토론을 하는 자리에서라면, 누구나 쑥스러워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삶에 대해, 인생의 가치와 행복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아니, 말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누군가 경청해주는 것은 대단히 감동적인 경험이고,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점점 말이 많아진다. 생산적인 대화가 오간다. 책은 우리가 진지한 화제로 말하고 들을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p.98)

 

 

내게 독서는 호흡이다. 나는 이미 읽고 쓰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경고한 그 세계다. 나는 물을 벗어난 물고기들처럼 몇몇 용감한 선조들이 2,400년 전에 그 땅으로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깨달음을 얻은 어류가 되기보다 서툴게 걸으며 양서류가 되기를 택했다. 언젠가 우리는 보다 우아하고 빠르게 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상상한다. 읽고 쓰는 인간 장강명의 당신과 나누고 싶은 책에 대한 모든 생각.

 

 

독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2년여간 진행하면서 만난 책과 사람, 직접 만든 작은 독서 공동체에 대한 경험 그리고 전업 작가의 현실적인 고민과 미래를 향한 작가적 야망까지 진솔하게 써 내려간 40편의 이야기들. 하나, 둘, 셋, 넷, 다섯······ 물 흐르듯 거침없이 써내려간다. 어찌 그리 당당한지······. 나만 믿고 따라와~ 이런 버전이랄까. 주제가 정말 다채롭다. 이제 처음 책에 입문하는 사람이 본다면 이렇게 말하겠지. 책, 이게 뭐라고! ㅋㅋ 하지만 듣고 있으면 너무나 공감되고 이해되는 이야기들. <내 인생의 책>, <끝내주는 책>, <숙제 같은 책>, <충동 대출> 같이 중간중간 책에 대한 사랑이 돋보이는 저자의 책 추천 코너까지 더해져 책을 읽는 즐거움은 배가 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평소 책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박수를 치며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가득한 오직 책에 의한, 책에 대한, 책에 관한 이야기들. 책, 이게 뭐라고??!!

 

 

 

 

 

 

**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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