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야의 초록 리본 사계절 아동문고 97
박상기 지음, 구자선 그림 / 사계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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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고생할 거면 저곳을 건너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는 왜 엄마의 말을 듣지 않았을까. 해랑이 말렸을 때 멈추기만 했어도······.’ 후회가 계속 이어졌다. 이제 솔랑의 소원은 오직 하나였다. 무사히 잣나무 숲으로 돌아가는 것. 따분하고 지루해도 솔랑에게는 그만한 곳이 없었다. (p.57)

 

“인간들이 우리를 유해 동물이라 부른다더군요. 인간들한테 해를 끼친다는 명목으로 사냥을 하는 거래요.” 도야가 콧김을 내뿜었다.

“우리가 해를 끼친다고? 웃기는 소리! 인간이야말로 산에서 나는 우리 먹이를 다 빼앗아가잖아. 게다가 넓은 땅은 죄다 인간이 차지했다고. 북쪽 잣나무 숲으로 가는 길을 막아 버린 건 또 어떻고. 대체 누가 유해 동물인지 모르겠군.” (p.112)

 

 

붉은 산 멧돼지 구역의 우두머리 도야는 다른 짐승들을 힘으로 제압하며 온갖 문제를 일으키는 들개 대발 패거리를 중재하며 산의 평화를 지킨다. 그러던 어느 날, 도야는 잣나무 숲을 건너온 다리를 다친 어린 고라니 솔랑을 거둬들이게 되고 이로 인해 대발과 더욱 격렬하게 대립한다. 솔랑을 지키려는 멧돼지 도야와 반대로 솔랑을 잡아먹으려는 들개 대발 패거리. 도야는 두려움에 덜덜 떠는 솔랑을 보면서 과거 사냥꾼에게 목숨을 잃은 새끼 멧돼지를 떠올리며 더욱 살뜰히 솔랑을 보살피지만, 도야를 제외한 모든 짐승이 솔랑을 먹잇감으로 생각하는 탓에 솔랑을 잣나무 숲으로 돌려보낼 준비를 한다. 과연 솔랑은 무사히 잣나무 숲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저자는 지금 현재 우리 인간들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짐승들의 상황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다. 멧돼지, 고라니, 청설모, 늪너구리, 들개, 까마귀 등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재산에 피해를 입힌다는 이유로 유해 동물로 지정된 산속의 짐승들. 살고자 이리저리 버둥거리며 피해 보지만 이게 그리 쉽지가 않다. 사실 짐승들은 인간을 노리고 내려온 것이 아니라 먹을 것이 부족하여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온 것뿐인데, 우리는 도리어 짐승들이 사람들을 위협한다며 덫을 놓고 총을 쏘고 죽이려 들고······. 어느 순간부턴가 매년 반복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들이 너무 안타깝다. 사냥꾼들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인간이 놓은 덫을 밟지 않기 위해 동물들이 어떻게 생존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입장을 달리해서 짐승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산의 침입자는 다름 아닌 우리 인간들. 버젓이 있던 산을 깎고 도로를 만들고 산속에서 짐승들이 먹어야 할 것까지 다 쓸어가 버리니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짐승들의 성격이 나빠질 수밖에. 숲을 파괴하고 먹이를 가로채 가는 우리가 얼마나 미울까. 책을 읽으며 그들의 삶의 터전에 우리 인간들이 한 행동들에 대한 반성은 필수! 이제는 앞으로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이 인간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하는지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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