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쾌변 - 생계형 변호사의 서초동 활극 에세이
박준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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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에게 매양 밝고 희망적인 말만 해줄 수는 없다. 고깝게 들릴지언정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안, 가장 실리에 근접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의뢰인을 위해 변호사가 할 일이고 해줄 수 있는 일이다. 내가 심각한 비관론자에 안전제일주의자인 탓도 있겠지만 그래도 근거 없는 낙관보다는 감수된 비관이 덜 위험하고 감언보다는 고언이 이로운 법이다. (p.25)

 

온갖 사건이 난무하는 서초동 송무 바닥에서 하나의 진리처럼 여겨지는 말이 있는데, 바로 사건은 생물과도 같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사건은 살아 숨 쉬는 존재와 같아서 언제, 어디로, 어떻게 튈지 알 수 없고 멀쩡히 잘 살아 있다가 하루아침에 죽어버리기도, 반송장처럼 헐떡거리며 오늘내일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회춘하기도 한다. 그래서 적어도 입신의 경지에 이르지 않고서는 고작 인간 따위가 감히 사건의 결말을 장담할 수 있을 리 없는 것이다. 물론 가뭄에 콩 나듯 어쩌다 한 번쯤은 스스로 장담한 대로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순전히 재수이지 그가 제갈공명 뺨치는 통찰력과 혜안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다. (p.116)

 

 

 

나는 오늘도 가슴속에 뚫어뻥을 품고 출근한다! 승진 없는 로펌, 82년생 늙은 막내. 그저 그런 어느 현직 변호사의 파란만장한 일상 에세이 <오늘도 쾌변>. 꽉 막혔다구요? 걱정마세요! 제가 시원하게 팡팡팡 뚫어드릴게요! 하지만 현실은 ······. 낯선 변호사에게서 느껴지는 동병상련의 향기! 직접 눈으로 보니 정말 장난이 아닌데?! 드라마 속에 나오는 멋진 모습을 상상했다면 조속히 어서 그 생각을 접으시길 바란다. 친절한 생활 법률 상식이나 법조인의 심오한 철학, 혹은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멋지게 대사를 읊는 변호사의 모습은 찾아보기 매우 힘들 예정이니까.

 

 

제목에서부터 팍팍 감이 오지 않는가? 내려놓았다. 아주 리얼하게! 아주 화끈하게! 손 번쩍! 저요, 이런 일 합니다! 생각과 현실은 그야말로 천지차이! 변호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하루하루 쉽지 않을꺼라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한다고? 치열하다, 치열해! 산전수전에다 공중전까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당연히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악당? 영웅? 이곳에선 구별의 의미가 없다. 악당이 되었다가 영웅이 되었다가 뒤죽박죽! 철저히 이해관계에 따라 냉정한 계산과 이합집산 편 가르기의 반복! 각자 믿는 것이 진실이고, 득 되는 것이 정의! 이곳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전쟁터! 고구마에 사이다에 막혔다가 뚫렸다가 난리법석. 하루하루 사는 게 참 쉽지 않다. 오늘의 교훈 도긴개긴! 생계형 직장인은 어딜 가나 다 똑같다! 잠깐 눈 감으면 코 베어 가는 세상, 생계형 변호사는 오늘도 열심히 달린다! 시원하게 뻥 뚫리는 그 날이 올 때까지 우리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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