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천문학 - 미술학자가 올려다본 우주, 천문학자가 들여다본 그림 그림 속 시리즈
김선지 지음, 김현구 도움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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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계의 유명한 미술관들에 들어서면서부터 그 웅장한 규모의 건축물에 압도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경건한 마음으로 미술품을 예배해야 할 것 같은 심리적 위축을 느낀다. 한 미술비평가는 미술관이 예술의 성역을 보여주는 세속화된 성전이라고까지 비유한 바 있다. 그러나 명화의 이면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고상하고 문명적이지 않은 것들이 숨겨져 있기도 하다. 루벤스의 <가니메데의 강탈>에서와 같이 많은 옛 명화들 속에는 인간의 본능적인 성적 무의식이 숨겨져 있거나, 때로는 성, 쾌락, 유혹을 드러내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p.38)

 

신화에서 지하세계로 납치된 페르세포네는 어머니 데메테르의 노력으로 지상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석류를 먹는 바람에 1년 중 4개월은 하계로 돌아가 플루토의 아내로서 그곳에서 지내야 한다. 곡물의 여신 데메테르가 페르세포네와 떨어져 사는 동안 대지는 황폐해지므로, 이 기간을 죽음의 시간으로 여기는데, 사실은 생명의 잉태 기간이며 희망과 기대의 시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땅속에 씨앗을 품고 있는 겨울은 봄을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류가 어둡고 추운 죽음의 지하세계로만 보았던 명왕성은 뉴호라이즌 호가 증명했듯이 파란 하늘까지 보이는 살아있는 행성이었다. 겉으로만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우주의 천체들도, 사람들의 삶도. (p.77)

 

지금은 현실적인 식민지 개척의 대상이 되었지만, 과거의 달은 인류에게 밤하늘에서 가장 크고 밝게 빛나는 친근하고 신비로운 천체였다. 따라서 많은 신화와 이야기의 원천이 되어 인류 문화와 예술에 등장했다. 사실상 우주적 차원에서 볼 때 달은 우리 태양계의 보잘것없는 하나의 위성에 불과하지만, 인류의 마음속에서는 태양과 거의 동격의 무게를 가진 존재다. 근동과 고대 서양에서는 남성 태양신과 짝을 이루는 달의 여신이 있었고, 동양 문화권에서는 양을 상징하는 태양과 함께 음을 표상하는 달은 우주만물의 생성과 소멸의 원리로서 인식되었다. (p.151)

 

 

 

천문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미술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미술과 역사를 전공한 저자 김선지와 천문학자인 그녀의 남편 김현구 박사가 주고받은 별과 행성, 우주, 그림과 화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그림 속 천문학>. 한마디로 말하자면 미술과 천문학의 콜라보레이션! “바람둥이 주피터의 행성 목성 주위에서 이오와 유로파가 있다?”, “최초로 그림에 달의 분화구까지 그려 넣은 화가는?”, “우울한 기질을 지닌 토성과 오야 그림의 상관관계는?” 별과 행성, 신화가 내려앉은 그림 속으로 떠나는 재미있는 여행.

 

책의 1부에서는 해와 달, 목성, 금성, 수성, 해왕성, 화성, 천왕성, 토성 같은 우리 태양계의 행성을 중심으로 각각의 행성 특징을 살펴보고 그와 연관되어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들이 묘사되어있는 작품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명화 속에 나타난 천문학적 요소와 밤하늘의 별과 우주를 사랑한 화가들의 삶과 그들 작품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독자들은 쉽고 재미있게 지식을 습득한다. 그림 앞에 서서 하릴없이 눈만 깜박이는 사람도, 미술의 ㅁ자도 모르는 사람도, 우주와 천문학, 과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책! 준비해야 할 것은 약간의 호기심 정도?! 천문학과 미술 그리고 역사를 흥미롭게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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