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왜 왔니? 샘터어린이문고 60
황지영 지음, 이명애 그림 / 샘터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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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왜, 내가 할, 발표를, 해?

네가 왜 모둠장처럼 굴어?

네가 왜 우리 엄마 앞에 앉아 있어?

네가 왜 내 머리 끈을 했어?

네 앞에 왜 불고기가 있어?

왜, 왜 자꾸 내 자리에······!

가슴속이 터질 것 같았다. 더 이상은 쌓아 둘 데가 없었다. 화도, 말도. (p.71)

 

 

올해 전학 온 예빈이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예쁘다. 세상에 이렇게 모든 걸 다 가진 아이가 진짜 있었다니. 예빈이는 늘 당당하고 자신만만하다. 하지만 그와 반대인 한별이는 예빈이 같은 애들이 옆에 있으면 괜히 주눅이 든다. 그래서 예빈이는 자신과 절대 친구가 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별안간 같은 모둠이 되고 모둠장이 되고 또 이렇게 덜컥 친구가 될 줄이야. 첫 모둠 숙제를 위해 한별이네 집을 찾은 예빈이. 그런데 예빈이의 행동이 수상쩍다. 자신의 방을 제 방처럼 쓰고, 엄마에게 찰싹 붙어서 미주알고주알 떠들어대고 어째 꼭 예빈이가 이 집의 주인인 것 같다. 모둠장, 내 방, 엄마, 그리고 이젠 친한 친구인 누리의 할머니까지······ 자꾸 자신의 자리를 밀고 들어오는 예빈이에게 자리를 하나씩 뺏기는 기분이다. 다들 예빈이만 예뻐하고 나는? 나는!

 

우리 집에 왜 왔니? 불안과 질투의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나도 모르게 아슬아슬한 심리전에 한껏 감정이 이입되어 얼굴이 화끈거린다. 엄마에 이어서 절친인 누리, 그리고 누리네 할머니에게도 인기만점! 예빈이가 못하는 건 대체 뭘까?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더니 가는 곳마다 예빈이, 예빈이! 결국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한별은 버럭 화를 내고야 만다. 현실인 듯 아닌 듯, 너무나 리얼한 상황에 입꼬리가 실룩실룩 올라간다. 책을 통해 아이들이 배우는 바는 매우 크다. 누리네 할머니를 통해서 미움을 떨쳐내는 법과 잘못을 용서하는 마음을, 예빈이와 누리 그리고 한별이를 통해 친구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배려하는 마음을. 친구란 무엇일까.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일까. 가족의 소중함과 용기, 친구를 향한 배려심을 다함께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탄탄한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구성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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