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에게 웅진 모두의 그림책 30
전이수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생각을 많이 한 날, 머리가 아프다는 것을 알았다.

생각을 중지시키려고 했으나

생각은 나보다 앞서서 걷고 있다.

그래서 나는 마냥 걸었다.

내 몸이, 내 마음이 가벼워지고 있음을 알았다.

생각의 무게는 무척 무거운가 보다.

 

마음을 주고 또 마음을 받으며 위안을 얻는다.

힘이 들거나 아프면 안타까운 마음의 정을 느낀다.

서로에게 기대어 나의 슬픔, 힘듦을 이야기할 때,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말들로 사랑을 느끼며

다시 힘을 얻는다.

그렇게 사랑을 배우고 또 다른 사람에게 주게 된다.

 

 

 

 

오늘 소개할 책은 저 멀리 제주 바다에 살고 있는 꼬마 동화작가 전이수 군이 들려주는 <소중한 사람에게>. SBS 영재발굴단에 소개된 이후 수차례의 개인전과 기획전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다, 지속적인 작품 활동과 사회 공헌 활동을 위해 제주시에 갤러리 ‘걸어가는 늑대들’을 만들어 미얀마 난민학교, 아프리카 친구들, 제주 미혼모 센터 등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전이수 군은 그가 한 활동만큼이나 따뜻하고 개성 넘치는 글과 그림을 새하얀 도화지 위에 차곡차곡 채워나간다. 향긋한 봄내음이 가득한 <산책길에서>, 하얀 눈송이가 소복이 내려앉은 듯한 <안개꽃>, “오늘 아침 문득 눈을 뜨고 천장을 바라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숨을 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옆에 누군가 있어서 행복하고, 함께 웃을 수 있어서 행복하고,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고, 내 두 손이 내가 하려는 일을 잘 따라 주어서 행복하고, 내 두 발이 내가 가려는 곳에 갈 수 있게 잘 따라 주어서 행복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서 행복하고, 마법처럼 마음을 잘 쓰다듬는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 나는 행복하다.” 어리지만 그 나이답지 않게 당차고 소신 있는 발언으로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많은 것을 바라는 어른들과 달리 참으로 소박하기만한 행복의 기준. 책 속에는 이처럼 독자들에게 깨달음을 안겨다 주는 글과 그림들이 빼곡하다.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건 플라스틱으로 훼손되는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이야기. “내 귀에 소리가 들린다. 바다가 슬퍼서 울고 있다. 새들이 서러워 울고 있다. 당신에겐 들리지 않나요” “조금 불편해도 살아가는 작은 습관을 바꾼다면 더 중요한 것들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고, 그 불편은 금방 사라질 거라고 믿는다. 우리가 살아갈 시간들을 함께 지켜 가면 좋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아름다운 세상을 보고 나의 친구들이 자연과 함께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조근조근 전하는 말은 잔잔하지만 제법 묵직하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보면 참 좋을 듯!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하얀 도화지 위에 어떠한 색을 덧칠해 나갈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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