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새움 세계문학
버지니아 울프 지음, 여지희 옮김 / 새움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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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성 모두에게 있어 인생은 어렵고 고된, 끊임없는 투쟁입니다. 그건 거대한 용기와 힘을 필요로 합니다. 아마 우린 착각의 창조물들이므로, 다른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필요로 합니다. 자신감이 없으면 우리는 요람 속의 아기들과 마찬가지입니다. (p.56)

 

“여자들한텐 결코 30분의 시간도 없어요······. 자기만의 것이라 부를 수 있는 시간 말이예요.” (p.107)

 

여자들은 대개 아주 침착할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여자들은 남자들이 느끼는 것과 똑같이 느낀다. 그들의 남자 형제들만큼이나 능력을 쌓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고, 그들이 힘을 쏟을 분야가 필요하다. 그들은 남자들과 똑같이 너무 엄격한 제한과 절대적인 침체로 인해서 고통받는다. 같은 생명체임에도 더 많은 혜택을 받는 동료들이, 여자들은 푸딩을 만들고 스타킹을 깁고, 피아노를 치고, 가방에 자수를 놓는 일이나 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너무 편협하다. 성 역할에 필요한 것이라고 관습이 선언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우려 한다고 여자들을 경멸하거나 비웃는다면 그건 지각없는 짓이다. (p.111)

 

 

백 년이 지나도 유효한 가장 탁월한 페미니즘의 고전. 자기만의 방을 꿈꾸는 모든 여성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 전 세계 여성 예술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전하는 걸작,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수많은 찬사가 따라붙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왜 남자들은 와인을 마시고 여자들은 물을 마시는가? 왜 한쪽 성은 그토록 번창하는데 다른 쪽 성은 그리 가난한가? 가난은 픽션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 예술 작품 창조에 필수적인 조건들은 어떤 것인가?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정신으로 시대를 앞서 살았던 버지니아 울프. 그녀는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나 당대 명사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스스로 사회적 특권의식 같은 것을 가질 법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허위의식에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성의 교육과 사회 진출을 억제해 온 남성 중심의 문명사회에서 자신이 일반 중산층 여성들과 근본적으로 같은 처지란 것을 철저히 인지하면서 사회구조와 맞물린 성의 불평등성 문제를 전반적으로 제기한다. 앞으로 백 년 후에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위상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마치 현대 사회를 미리 살아본 것처럼 말이다.

 

유명해서 많이들 알고 있지만, 끝까지 읽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책이 바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한 현실, 가난이 창작에 미치는 영향, 성별에 따른 직업의 차이, 창작을 위한 마음 상태, 역사에서 배제된 여성, 픽션 속 여성상, 여성의 글쓰기가 갖는 의미, 여성 작가들에 대한 비평, 작가의 임무 등 책에서 다뤄지는 주제는 수백 년이 지난 현재와 견주어봐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그 당시 시대를 생각하면 어떻게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어찌 보면 소설 같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 하고 그 경계가 애매모호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또한 동시에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하거나, 혹은 겁이나 숨거나 도망가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의 삶을 살아가도록 지지하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앞서 얘기했듯 솔직히 쉽지는 않다. 두서없이 이야기가 이어지는 탓에 쫓아가기가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 단번에 읽기보다는 시간을 좀 더 여유롭게 가지고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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