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멀 피플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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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너무 좋아. 메리앤이 말했다. 코넬은 갑자기 기분 좋은 슬픔이 밀려드는 것을 느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무의미하거나, 적어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적인 고통의 순간들은 이런 식으로 찾아왔다. 그는 메리앤이 철저하게 자유로운 삶을 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온갖 생각에 갇혀 살았다.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신경 썼고, 심지어 메이앤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신경 썼다. 이제 보니 정말 그랬다. (p.38)

 

 

나는 절대로 너를 아프게 하지 않을 거야. 알았지? 절대로.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나는 너 때문에 정말 행복해. 그는 그렇게 말한 다음,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이렇게 덧붙인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야. 진심이야. 그녀는 다시 눈물이 가득 차올라 두 눈을 감는다. 그녀는 심지어 훗날 기억 속에서도 이 순간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강렬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고, 이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느끼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어떤 사람에게든 사랑받을 만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바로 이 순간 처음으로 그녀에게 새로운 삶이 열렸다. 많은 세월이 흐른 후에도 그녀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래, 그게 내 삶의 시작이었어. (p.60)

 

 

 

 

메리앤은 학교에서 모두의 미움을 받는다. 모두들 엄청난 부자인데다 성적도 우수한 그녀를 심술궂고 오만하다며 싫어하기 때문이다. 메리앤의 진면목을 아는 것은 오직 코넬뿐. 둘은 저항할 수 없는 끌림을 느끼고 오후를 함께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코넬은 친구들의 시선이 두려운 나머지 둘의 관계를 숨기려 하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은 메리앤은 학교를 자퇴해버린다. 그러고 1년 후 대학생이 되어 파티에서 재회한 두 사람. 이제 두 사람의 위치는 정반대가 되어 있다. 가난한 미혼모의 아들인 코넬은 무리에 끼지 못하고, 변호사 어머니를 둔 메리앤은 부유한 친구들과 어울려 떠들썩한 파티를 주최하는 인기인이다. 둘은 친구로서 다시 조심스럽게 관계를 시작하지만 함께 있을 때면 다른 사람이 결코 주지 못했던 충만함과 편안함, 완전한 이해를 누린다는 걸 깨닫고 또 한 번 사랑을 나누며 서로 삶을 구원할 운명이라 여긴다.

 

 

“너는 나를 사랑해주었지. 그리고 마침내 평범하게 만들어주었어.” 사랑받지 못한 그녀와 꿈꾸는 법을 잊어버린 그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랑이야기 <노멀 피플>. 서로 사랑하지만 모두에게 내보일 수 없는 두 남녀의 애틋한 사랑. 좋아하는 코넬에게 크게 상처받고 더 이상 견딜힘이 없어 학교를 자퇴해버린 메리앤과 메리앤이 사라진 뒤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느끼며 괴로워하는 코넬. 그리고 반년 후 다시 만난 이들 두 사람은 모든 것이 다르지만 그전과 똑같이 서로에게 이끌리듯 반응한다. 어리고 서툴렀던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도 모르게 이끌리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말이다.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 나갔다. 다른 것에 신경쓸 겨를 없이 빠져들었다. 시대상을 생생하게 잘 담아낸 작품! 세상에는 참 다양한 종류의 사랑이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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