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 - 가족만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한 당신을 위한 생존 심리학
유드 세메리아 지음, 이선민 옮김 / 생각의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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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이 온전히 부모에게 받아들여진 적도 없고, 자신의 충성심이 한 번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리 만무하겠지요.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심지어 어른이 되어서도 부모라는 존재를 절대 마음의 빚을 갚을 수 없는 사람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 아이는 유년기에 성립된 부모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어른이 되기가 매우 힘들어지는 것이지요. 심지어 성인이 된 뒤로 상황이 더 악화될 때가 많습니다. 여전히 원인은 동일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학대하면서도, 자기를 책임져주고, 자기가 스스로 낸 상처나 결핍까지 보살펴주기를 자식에게 은연중에 강요하는 것이지요. (p.28)

 

정서적 의존이 심한 어른은 잦은 거짓말, 과장이나 잘못된 일반화, 말 지어내기와 고의로 말 빠뜨리기와 같은 행동을 일삼습니다. 조력자들은 어이없는 방식으로 그들에게 길들여지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혹은 너무 빈번히 벌어지는 갈등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들에게 따져 묻기를 포기합니다. 서로 대립해봤자 얻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p.59)

 

‘서로 말로 헐뜯는’ 가족들 사이에서 의존적 괴롭힘의 상황,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상호 괴롭힘이 자주 보이는 것은 괜히 그런 것이 아닙니다. 모욕과 욕설과 같은 공격적인 말들은 그러한 상황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서로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거나 자유롭게 이야기한다는 핑계를 대지만, 실제로 공격적인 말들을 통해 서로 간의 간격을 부정하고 각자의 사생활을 부정하는 것이지요. (p.81)

 

 

 

서른이 넘었는데 엄마가 내 메시지를 다 확인하려고 하고 안 보여주면 화를 내요. 사고 치는 동생이 그게 내 탓이래요. 나 때문에 자기는 손해만 봤대요. 가족들이 자꾸 말을 험하게 해요. 가족끼리는 그게 자연스러운 거래요. 남편이 맨날 화장실 문을 열고 일을 봐요, 그렇게 지긋지긋해 하는데도요. 이상하게 계획 세우는 것부터 너무 하기 싫고 겁이 나요. 작은 것도요. 매사에 죄책감이 많이 들어요. 실제론 잘못한 것도 없는데요. 가족이 계속 죽고 싶다고 해요. 솔직히 더 이상 해줄 게 없어요. 엄마의 불행을 내가 보상해줘야 할 것 같아요. 어차피 해결 못할 문제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가족은 원래 그런 거라고도 생각했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모든 책임을 단호하게 내던지세요.” 헤어질 수도, 멀어질 수도 없는 그 사람, 가족에게서 건강한 거리를 만들어줄 심리학의 해법! 

 

응? 이게 가족이라고? 일만 터졌다 하면 여기서 훅, 저기서 훅! 어째 남보다 더 못한 우리 사이. 이래도 저래도 우리 가족인데 정말 괜찮을까? 아무렴 괜찮고 말고! 가족을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한 당신을 위한 생존 심리학! 시원시원하게 가슴이 뻥 뚫린다~ 사이다! 가족들과 건강한 거리 유지하기! 어렵지 않아요~ 실제 오랫동안 이 문제를 연구해 왔으며, 상담을 통해 비슷한 문제를 가진 성인과 그들 가족의 증언을 수집하고 분석해 왔던 저자는 이를 통해 얻은 의존적 성인과 가족과의 관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적 가족이 그렇게 된 원인부터 문제를 계속해서 일으키는 그들의 심리적 배경, 그들로 인해 다른 가족들이 겪게 되는 고통, 그리고 괴로움으로 점철된 그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과 다양한 심리치료법까지 책으로 담아낸다.

 

정말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에 저자는 말한다. “당신에게는 책임도 잘못도 없습니다. 다만, 그 고통스러운 관계가 유지된 이유에는 당신도 있습니다. 당신 또한 혼자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그 관계를 내버려두지 못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라는 것. 당신은 그들을 구할 수 없다는 것. 그것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가족을 버리지 않고도 행복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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