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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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야, 만약 내 등딱지에 비가 새면 어떡하지?”

어느 날 거북이가 다람쥐에게 물었다.

“글쎄······ 그럼 어떻게 되는지 한 번 보지 뭐. 그런데 지금은 비가 안 오잖아?” (p.36)

 

 

“왜 항상 원하는 것만 생각할 수는 없는 걸까?” 아무도 말이 없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거북이가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생일이라고 상상해볼까?” 잠시 후 그들은 생일을 맞았다고 생각하며 서로를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눈앞에 아주 거대한 케이크가 있고 설탕 눈이 내리고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상상을 이어갔다. “이제 우리가 다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거북이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행복하다고 생각해.” 코끼리와 다람쥐가 대답했다. (p.99)

 

 

 

“하는 일마다 잘 안 되는 그런 날이 있지.” “그렇지, 그런 날이 있지.” 하는 일마다 모두 안 되는 그런 날들, 괜히 울적하고 의기소침해지는 순간들. 그럴 때마다 가만히 귀 기울여주는 우리 친구 다람쥐. 참 신기하게도 다람쥐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부딪히길 좋아하는 코끼리가 식탁을 부수고 컵을 깨도 괜찮다고 하고, 자기 모습이 이상하다는 문어도 따뜻하게 잘 달래주는 다람쥐. 오늘 힘들었니? 하는 일마다 잘 안 돼서 속상하니? 그럼 다람쥐를 만나봐. 아무 말 안 해도 다람쥐는 네 맘을 알아줄 거야. 그리고 다시 행복해지면 같이 웃어줄 거야. 나란히 앉아 말없이 차 한잔을 함께한 누군가가 필요할 때. <고슴도치의 소원> 톤 텔레헨이 전하는 고요한 위로의 이야기 <다람쥐의 위로>.

 

넘어져보고 싶지만 다리가 구부러지지 않아 슬픈 왜가리, 빨판 달린 여러 개의 다리가 이상해 보여 속상한 문어, 문득 자기 자신이 무서워져 어흥 대신 삐약이라고 울고 싶은 사자 등 하루하루 바쁜 현대인을 빗대어 표현해 놓은 듯 숲속의 동물들은 저마다 각종 불안과 걱정을 한아름씩 안고 살아간다. 그런 그들을 이해해주고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건 다름아닌 자그만 다람쥐 한 마리. 듣기 좋은 말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는 것도 아닌데 다람쥐의 말은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적잖이 큰 위로가 되어준다. 하는 것이라고는 아무 말 없이 따뜻한 차 한 잔을 내밀고 가만히 곁에 있어 주는 것뿐인데 말이다. 그래서 더 마음이 기운다. 딱히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닌데 곁에 앉아 묵묵히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솔직하게 진심을 내보이는 다람쥐의 위로에 속절없이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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