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의 고고학 - 로마 시대부터 소셜미디어 시대까지, 허위정보는 어떻게 여론을 흔들었나
최은창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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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사를 돌아보면 많은 사람이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는 진실한 정보뿐 아니라 소문, 거짓, 두려움, 음해, 허위정보도 수반되었다. 대중의 관심을 끌고 분노 감정을 유도하기 위한 사실의 날조, 왜곡하는 전언, 증오심 부풀리기, 적군과 아군을 나누는 선동은 고대부터 정치적 발언의 일부분이었다. 이 같은 행위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속성과 욕망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허위정보는 인쇄시대 이전부터 권력투쟁과 ‘정보전쟁’의 수단이었으며 여론을 장악하려는 경쟁자들은 치열한 게임을 벌였다. 열광, 집단 히스테리, 무조건적 지지, 집단행동, 폭력의 승인, 순종은 프로파간다가 원하는 반응이었다. 군사적 대결, 고조된 정치적 갈등의 국면, 냉전시대에 걸쳐서 허위정보 전쟁은 계속 이어졌다. 허위정보와 거짓말 전략은 오늘날 디지털 기술과 만나면서 그 영향력이 극대화되고 있을 뿐이다. (p.26)

 

날조의 경험을 일찍 쌓았던 프랭클린은 미국 독립을 위해 대담하게 가짜뉴스를 조작했다. 1782년 봄, 영국과 평화조약을 협상하기 위해 파리에 머물던 그는 회담이 무산되자 영국 대중을 공략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소문을 찾아 헤매지 않고 악소문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경험 많고 노련한 신문 운영자였던 그는 어떻게 하면 터무니없는 뉴스라도 설득력 있게 만드는가를 잘 알고 있었다. (p.56)

 

프로파간다는 어떻게 영향력을 가지는 것일까? 민주사회에서는 대중은 강제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설득당하기를 원한다. 대중이 진지하게 성찰하기보다는 편견과 감정에 따라 행동하게 만드는 프로파간다가 범람하면 대중은 자신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광고주나 선동가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 프로파간다에 사용되는 허위정보와 거짓은 상대 진영을 향한 대중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흑색선전’은 의도적이고 전략적으로 거짓을 전달하는 방식인데 반해되는 정보와 사상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둔다. ‘회색전선’은 거짓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는 정보를 전달한다. (p.102)

 

 

 

 

인류 문명사에서 가짜뉴스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가짜뉴스는 어떤 이유에서 생산되고, 어떻게 전달되고,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오늘날 가짜뉴스의 메커니즘은 인쇄시대, 매스미디어 시대와 무엇이 다를까? 사상의 자유 시장과 민주주의는 악의적 프로파간다와 허위정보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유지될 수 있을까? 책은 뉴스의 형태를 띤 가짜뉴스뿐 아니라 소문, 프로파간다 등 다양한 형태의 허위정보가 역사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추적하고 있다. 가짜뉴스의 역사를 발굴하고 가짜뉴스의 경제학, 선거판에서의 가짜뉴스, 표현의 자유와 가짜뉴스의 통제까지. 가짜뉴스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책을 읽으면서 그 치밀함에 혀를 내둘렀다. 아마 지금도 그와 비슷한 상황이지 않을까. 현재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그 결과 사회에서는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어 온라인상에서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가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명 카더라! 누가 그러는데 이렇게 하면 예방이 된다더라, 내가 잘 아는 사람이 그러는데 말이야······. 그리고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뉴스. 이제껏 가짜뉴스에 속기도 여러 번 이러니 솔직히 정보에 믿음이 안 가 의심부터 하고 본다. 책을 읽으면서부터는 더더욱! 하나의 이야기에 살이 붙고 또 붙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건 그야말로 순식간. 진짜일까? 가짜일까? 이를 판단하는 것은 온전히 우리들의 몫. 머나먼 과거에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역사를 뒤흔드는 수많은 가짜뉴스. 지금처럼 가짜뉴스가 범람하다 보면 뉴스에 대한 신뢰도는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 잘못된 정보는 더 많아지게 되고 가짜뉴스에 가로막혀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워진다. 이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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