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조의 말 - 영어로 만나는 조의 명문장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공보경 옮김 / 윌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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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마치 양’이라고 불리면서, 긴 치마를 입고 과꽃처럼 칙칙하게 살아야 한다니 딱 질색이야. 난 남자애들이 하는 놀이와 일이 좋고 남자 같은 태도가 좋은데, 여자답게 살라고 하니까 미치겠어. 남자로 태어나지 않은 게 한스러워. 아버지와 함께 전장에 나가 싸우고 싶은데 굼뜬 할머니처럼 집에 들어앉아 뜨개질이나 해야 하니, 날이 갈수록 내 삶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겠지. (p.21)

 

늙어서 관절이 굳을 때까지,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하는 날까지 계속 뛸 거야. 나를 철들게 하려고 재촉하지는 마, 언니. 사람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잖아. 나는 최대한 오래 아이로 살고 싶어. (p.75)

 

난 개혁가가 좋은데.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되고 싶어. 세상은 개혁가를 달가워하지 않지만 개혁가가 없으면 세상은 굴러가지 않아. 넌 구세대고 난 신세대인 셈이네. 넌 세상에 맞춰 살아. 난 세상의 모욕과 야유를 즐기면서 내 뜻대로 신나게 살 거니까. (p.136)

 

 

19세기 가장 혁명적인 여성 캐릭터, 조 마치. 사실 조는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로, 작가가 마음속에 품은 메시지를 전하는 핵심인물이다. 단순한 삶과 정신적 자유를 추구하는 초월주의 사상의 본산이라는 메사추세츠주 콩코드 마을과 보스턴에서 성장기를 보낸 루이자 메이 올컷은, 조가 그랬듯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를 즐겼고 글을 썼다. 네 자매 중 둘째였던 루이자는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신문과 잡지에 선정적인 단편소설을 실어 돈을 벌기도 했다. 당대 여성에게 기대하는 품위에 격렬하게 저항했고, 말괄량이 같은 성격에 걸핏하면 화를 내는 성질을 다스리려 일생 노력했다. 이 책은 그런 그녀가 아끼고 사랑했던 캐릭터 조 마치가 남긴 명문장만을 모아놓은 책으로 원작 <작은 아씨들>에서 그녀가 남긴 문장을 엄선하여 한국과 영어 원문을 함께 담아냈다.

 

 

많은 명대사를 탄생시킨 <작은 아씨들>. 책은 둘째 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오직 그녀 하나만을 따라 움직인다. 숙녀로 불리기를 거부하는 말괄량이 그녀가 파티에 초대받은 언니 메그의 머리를 망쳐놓는 순간부터, 동생 에이미와 싸우고 베스 때문에 아파하며, 부유하지만 외로운 이웃 소년 로리와 우정을 쌓는 장면,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고 결국 자신만의 사랑을 찾는 장면, 잘 팔리는 글이 아닌 진짜 좋은 글을 쓰겠다고 결심하며 마침내 자신만을 꿈을 이루는 장면까지 조가 소녀에서 어른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원작의 순서 그대로 그려냈다. 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깜짝 선물과도 같은 책! 자신에게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을 위로하느라 항상 바쁜 조. 어떤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는 조. 자신이 울고 싶은 순간에도, 언제나 먼저 울고 있는 베스를 위해 울음을 참는 조. 씩씩하고, 용감하고, 지혜롭고, 유머러스한 조를 미워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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