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의 일을 냅니다 - 사장이 열 명인 을지로 와인 바 '십분의일'의 유쾌한 업무 일지
이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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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은 다 좋은 사람들이다. 문제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나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속 좁고 이기적이고 지갑에서 만원도 꺼내기 싫어하는 좀팽이인데 그릇이 큰 사람들을 좇아가며 좋은 사람 흉내를 내려니 숨이 가빴다. 그래도 함께 가고 싶어 열심히 좋은 사람을 연기했다. 평화로운 나날이었다. 그야말로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이 모였는데 피곤하게 규칙이 무슨 필요람. 채찍은 악당들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p.72)

 

우리는 각자 취향도 이곳에서 하고 싶은 것도 모두 달랐다. 하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무언가 새로운 일에 뛰어들고 싶다는 욕구는 같았다. 그런 공통점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줬다. 한여름 뜨거웠던 그 자리는 우리가 단순히 가게를 만들기 위한, 창업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는 걸 되새겨주었다. (p.102)

 

“열 명이서 월급의 십분의 일씩 모아서 하는 곳이니까, 십분의 일 어때?”

오, 음? 어감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새로운 게 등장했으니 우선 반가웠다. 뒤를 이어 십분의일은 입에 잘 안 붙으니 열에하나는 어떠냐는 말이 나왔고, 그런 식이라면 읽기엔 십프로가 제일 잘 붙는다는 말도 나왔다. 또다시 치열한 논쟁 끝에 난파선은 어디론가 가라앉았고 십분의일과 열에하나가 막판 경합을 하다 더 많은 득표를 얻은 십분의일이 당선됐다. 그렇게 ‘십분의일’이라는 이름이 정해졌다. (p.146)

 

 

 

지극히 평범했던 회사원이 ‘다 같이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서’, 을지로 와인 바의 사장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 <십분의 일을 냅니다>. 십분의 일? 이곳 가게는 사장이 열 명이다. 회사 일 말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사람, 너무 힘들어 퇴사를 선택한 사람, 자신이 원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싶은 사람.. 이렇게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들이 모여서 을지로 인쇄 골목에 근사한 와인 바를 차렸다. 이 십분의 일에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운영 방식이 있다. 매달 각자 월급의 10%씩 내고, 수익은 똑같이 나눈다. 정말 이게 가능한 일일까? 어떻게 가능한 거지? 이들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신기한데, 나도 해보고 싶다! 이들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각양각색! 이에 저자는 말한다. 혼자가 아니라 해낼 수 있었고, 함께 살아가는 게 중요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사장이 열 명인 이곳, 을지로 와인바 십분의 일의 유쾌한 업무 일지. “10명이 모여 월급의 10%씩 내서 운영하는 와인 바는 오늘도 영업 중입니다.” 책은 이곳에서 와인 바를 하게 된 우연한 계기에서부터 다사다난과 우여곡절이 거듭된 준비 과정, 가게를 오픈하고 난 이후의 일상들을 솔직하게 담아낸다. 너무나 솔직해서 웃픈 그래서 더 재미있는 이들의 이야기. 각자 취향도 하고 싶은 것도 모두 달랐던 이들이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었을까? 각자 본업이 따로 있기 때문에 내야 하는 월급이 저마다 다른데도 크게 불만이 없다. 왜냐고? 이들은 단순히 돈을 벌고 싶어 동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니까.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서로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기 위해 모인 게 바로 이들이다. 그 결과 서로를 격려하고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며 3년 넘게 함께 하고 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처음부터 순조롭진 않았다. 임대 계약부터 인테리어까지 무작정 덤벼든 탓에 고생을 숱하게 했다. 하지만 결국은 해냈다. 오늘도 그들은 십분의 일을 찾아주는 손님들 덕분에 매일 배우고 성장하는 중! 창업을 앞두고 있는 분들이나 직장에 적응하지 못해 퇴사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강추~! 월급쟁이 사장님들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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