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야마에 유키코가 죽은 것은 5월 중순의 월요일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 사실을 안 것은 다음날인 화요일이었다. (p.15)

 

미야마에 유키코의 죽음을 안 후 하룻밤이 지났다. 학교에서는 일찌감치 엄숙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유키코의 반이었던 3학년 2반조차도 웃음소리가 난다. 동급생의 죽음이라는 것도 어차피 이 정도일 뿐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부터 신경 쓰이는 소문이 귀에 들어왔다. 그 내용은 미즈무라 히로코가 했던 말의 내용과 일치했다. 즉 미야마에 유키코가 임신했던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소문의 출처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내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내용이 학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 쉬운 것이었기 때문에 놀랄 만큼 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p.36)

 

유키코의 죽음을 알았을 때 나는 수없이 돌아봤다. 그때 느꼈던 감정의 기복이 연인을 잃은 남자의 것으로 어울리는지, 내게는 전혀 자신이 없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또 다른 자신이 지켜보면서 그런 계산을 하는 것 자체가 최악의 인간이라는 증거라고 귀에서 속삭였다. (p.56)

 

나는 늘 하던 대로 침대에 누워 내가 한 일을 회상했다. 내 행동은 유키코의 연인으로 어울리는 것이었나. 만약 저 세상이라는 게 있어서 그곳에서 유키코가 보고 있다면 조금이라도 만족해줄까. 그리고 내가 받은 상처는 내가 저지른 죄로 보건데 타당한 것일까. 아니,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죗값을 치르기에는 아직 멀었다. 그런제 이제 뭘 더 해야 좋을까. (p.100)

 

정문을 지나는 순간 상황이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항상 한 대도 주차되어 있지 않은 내빈 주차장에 경찰차 두 대와 낯선 세단이 두 대, 그리고 왜건이 한 대 세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또 다른 이변을 느꼈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학생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바로 눈을 피했는데 나를 본 것은 틀림없었다. (p.125)

 

 

 

 

한 여고생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녀의 이름은 유키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었다고 한다. 그때 그녀를 쫓았던 사람들은 알고 보니 학생부 지도 교사 미사키 선생이었다. 야구부 주장 니시하라 소이치는 자신과 관계가 있던 유키코의 사고에 책임을 느껴 미사키 선생을 규탄하기로 한다. 다른 학생들도 가세해서 항의 운동이 일파만파로 커지던 어느 날, 미사키 선생이 교실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때마침 알리바이가 없고 미사키 선생을 증오한다고 알려진 니시하라 소이치가 유력 용의자로 몰린다. 이에 순식간에 전교생이 자신을 의심하게 된 상황에 놓인 니시하라는 독자적으로 범인을 찾아 나선다. “나는 범인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해야만한다.” 이 사건에 얽힌 진실은 무엇일까? 

 

 

히가시노 게이고 미스터리의 전환점이 된 바로 그 작품! 《방과 후》를 잇는 명품 학원 미스터리!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믿고 본다. 재밌다. 흥미진진하다. 읽을수록 빠져드는 작품! 시간이 어찌나 빨리 지나가 버리는지 모르겠다. 자꾸 이런 말을 해서 식상할지 모르겠지만 이러니 그의 작품이라면 무조건적일 수밖에 없다. 혼자서 추리해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들을 이끌기보다는 억압하고 통제하는 데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는 교사와 그런 어른들을 믿지 못하는 학생들. 가뜩이나 사이가 벌어진 가운데 일어난 유키코의 죽음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런 혼란을 틈타 또다시 살인을 저지르고 저자는 이를 통해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일들을 거침없이 내보인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마치 사회 안에 속한 또 다른 사회를 보는 것 같다. 수십 년이 지나 재출간되었음에도 그의 저력은 여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