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일 - 지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스탠리 피시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영국 시인 존 던의 말대로 한 문장은 “교묘히 창조된 작은 세계다.” 이 짤막한 책에 내가 쟁여 넣은 작가들이 기막힐 정도로 교묘하게 창조한 작은 세계로 여러분을 모셔가고 싶다. 내 의도는 미적인 동시에 현실적이다. 나는 독자 여러분이 이 책에 실린 문장들을 곱씹으면서 내가 느낀 기쁨과 경외감을 함께 느꼈으면 한다. 또 한편으로는 여러분이 이 책을 다 읽을 때쯤 위대한 문장까지는 아니어도 꽤 괜찮은 문장을 지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으면 한다. 약속건대, 이 책을 통해 문장이 주는 기쁨과 문장의 기교, 좋은 문장을 음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빚어낼 수 있는 능력을 드리겠다. 문장을 음미하는 능력과 빚어내는 능력은 서로 접점 없이 따로 굴러간다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내 생각에 이들은 나란히 습득되는 능력들이다. 기억에 남는 문장을 만드는 요소를 습득한다면 문장을 판별하는 법 또한 알게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문장을 보고 감탄한 이유를 분석함으로써 문장의 메커니즘까지 알게 된다면 어느 정도 비슷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길로 한 걸음 더 들어설 수 있다. (p.20)

 

모든 기술이 그렇듯 문장을 읽고 쓰는 기술도 서서히 발전한다. 소박하게 세 단어짜리 문장에서 시작해, 필요에 따라 문장 구조를 줄줄 말하는 단계까지 능력을 키운 뒤에, 그다음 단계의 연습을 실행하면 된다. 짧은 문장-잠결에서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간단한 문장-을 연습하고 나서, 열다섯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 그다음에는 서른 단어짜리 문장, 또 백 단어짜리 문장으로 확장해가라. 그러는 동안에도 ‘행위자-행위-행위 대상’의 관계를 잊어버리면 안 된다. 그런 다음(다시 힘든 부분인데), 추가한 모든 요소를 분석하라. 그 요소들이 문장을 확대하고 유지하는 데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문장이 다루기 불편할 만큼 거추장스러워져도 마찬가지다. 분석은 꼭 필요하다. (p.40)

 

언어는 현실을 전하거나 반영하거나 비추어주는 기능을 한다고들 흔히 말하지만, 언어의 힘은 훨씬 더 크고 위험하다. 언어는 현실을 형성한다. 물론 문자 그대로 현실을 만들어낸다는 의미가 아니다. 현실 세계와 말의 세계는 엄연히 다르다. 언어가 현실을 형성한다는 것은 문장이 세계의 한 조각에 부여하는 질서가 수많은 가능한 질서 중 하나라는 의미다. 문장을 고칠 때 어떤 일을 하는지 떠올려보자. 뭔가를 보태고, 빼고, 시제를 바꾸고, 절과 구를 재배열한다. 변화를 줄 때마다 독자에게 제공하는 ‘현실’도 바뀐다. 가장 소소한 순간의 행동을 언어로 바꾸려는 시도조차도 그 행동에 포함된 것 이상을 반드시 남긴다. 문장이 긴건 짧건 상관없다. 도입할 수 있는 다른 세부 사항이나 견해나 강조점은 늘 있기 마련이고, 이러한 사항들은 문장이 제시하는 현실의 스냅 사진을 언제든 바꾸어놓을 수 있다. (p.62)

 

 

잘 짜인 문장은 쓰는 이와 읽는 이 모두에게 기쁨의 감정을 준다. 반대로 엉성한 문장은 어떤 감정을 전해줄까? 배관공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꽉 막힌 글을 보면 어떻게 시원하게 뚫을 것인지 평생 고민해왔다는 저자 스탠리 피시. UC 버클리, 컬럼비아, 존스홉킨스, 듀크 등 유수의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법학을 가르친 그는 대학 입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에 충격을 받고 ‘문장 제대로 읽기, 문장 제대로 쓰기’에 대한 쉽고 명료하며 실용적인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 『문장의 일』이다. 문장의 기본을 알고 싶은가? 문장을 잘 쓰고 싶은가? 바로 이 책에서 인생의 스승을 만날 수 있다.

 

 

책에는 문장의 개념부터 각종 문장 형식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쓰는 법까지, 글쓰기 방법이 단계별로 나와 있다. 다만, 스탠리 피시의 문장 강의는 그 효과가 확실한 요령이나 팁을 제시하는 가이드북이나 매뉴얼이 아니다. 위대한 작가들이 쓴 문장들을 실례로 들며 왜 그 문장이 인상적인지 논리적으로 설명하여 문장을 읽는 안목을 키워주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기만의 스타일로 문장 쓰는 힘을 길러준다. 제인 오스틴,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허먼 멜빌, 버지니아 울프, 존 업다이크, J.D. 샐린저 등 형식미를 갖춘 거장들의 문장을 분석하고, 첫 문장, 마지막 문장, 종속과 병렬 문장, 풍자 문장을 쓰는 법을 체계적으로 알려준다.

 

 

시작은 한 문장이다. 누구나 마음속 깊이 간직한 문장 하나쯤 있다. 왜 그 문장이 마음속에 남았을까? 왜 나는 그런 문장을 쓰지 못할까? 문학 교수들의 스승 스탠리 피시가 그 답을 알려준다. 스탠리 피시의 방법론은 간단명료하다. 뛰어난 문장을 많이 읽고, 왜 뛰어난지 알아내고, 그런 문장을 쓰기 위한 모방 훈련을 지속하라는 것. 많은 교사와 글쓰기 지침서들은 예시보다는 규칙에 의존한 글쓰기를 강조한다. 하지만 잘 쓰기 위해서는 잘 읽어야 한다. 좋은 문장을 많이 읽고, 그 문장이 왜 좋은지 분석하는 과정이 선행된 다음 꾸준히 써보며 실력을 쌓아나가야 한다. 원론적으로 들리지만, 그게 시작이다. 문장은 생각을 담은 최소 단위이며 가장 핵심 단위이므로, 문장의 힘은 상상 이상이다. 문장의 형식만 제대로 알아두면, 무한한 내용이 산출된다. 마치 수학 공식처럼. 어려운 듯 하지만 답은 이미 나와있다. “모든 것은 문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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