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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아니요군 - 엄마라서 반짝이는 순간들
노인경 지음 / 이봄 / 2019년 9월
평점 :

2014년 초겨울에 아루가 찾아왔어요.
아루는 10개월 동안 무럭무럭 자랐어요.
2015년 7월 17일
아루의 얼굴을 처음 보았어요.
나는 멍했고, 아루는 울었고, 다니엘레는 웃었어요.




아루야, 내 생각엔 말이야.
비우면 다시 채울 수 있고,
서로 다른 것이 만나면 새로운 게 생겨.
꾸준히 파면 뭐라도 찾을 수 있고,
작은 돌맹이라도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지.
오르고 싶으면 오르고,
다 오르고 나면 신나게 내려와.
궁금하면 어디든 들어가고,
알고 싶으면 무엇이든 두드려.
네 맘껏 즐기다가,
힘들면 잠깐 쉬어도 괜찮아.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끝까지 해보고,
실패는 금방 잊어.
어둠이 지나면 빛이 오고,
빛이 가면 어둠이 온단다.
어둠이 오면 조용해질 거야.
나는 너의 믿을 만한 손잡이,
어디서든 닫히는 커튼,
책 읽어주는 의자야.
나는 너의 오를 만한 사다리,
움직이는 길,
잠이 오는 베개,
허리 아픈 침대야.
나는 너의 소리치는 비스킷,
멋 부린 손수건,
함께 웃는 거울,
감동하는 박수야.
나는 너의 영원한 둥지야.
아이가 태어나고 곁에서 함께한 순간을 담은 기억, 36개월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육아 그림에세이 <사랑해 아니요군>.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그 자리에서 휘리릭 읽어버릴 만큼 짧기만 하다. 그리고 강렬하다. 가슴에 잔잔한 감동과 긴 여운을 주었다. 어린 아루의 모습 위로 겹쳐지는 우리 집 꼬맹이. 그래, 우리에게도 이런 시간들이 있었는데 말이야. 마음속에 깃들어 있던 추억들이 토막토막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정말 행복한 시간 여행이었다. 절대로 잊지 못할! 그 당시엔 힘들고 버거웠던 시간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행복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던 시간들이었다. 이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시간들. 내 품에 꼭 안겨 있던 그때가 참 그립다. 옹알거리는 아이를 보며 언제 커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그런 시간들을 생각을 하면 시간이 참 더디기만 했는데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아이는 저만큼이나 커져 있고 이젠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둘만 남겨진 집에서 하루종일 마주 보고 앉아 투닥거리며 흘려보낸 많은 시간들을 아들은 기억하지 못하겠지? 만약에 나중에 커서 아들이 아이를 데려온다면 그러니까 내게 손주가 생기면 이야기보따리를 하나씩 풀어볼까 해. 나만 기억하고 있는 그 순간들을 너의 아이와 함께 나누는 거지. 이런 일들이 있었고 저런 일들이 있었다고 말이야. 네가 내 아들이어서, 내가 네 엄마라서 나는 참 좋다. 사랑해 우리 김땡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