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 - 매일이 행복해지는 도시 만들기 아우름 39
최민아 지음 / 샘터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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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공간입니다. 사이좋게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살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보다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 그러려면 많은 사람 사이에 만남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류 문명의 꽃인 도시는 사람들의 교류를 통해서 발달해 왔습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혼자만의 공간에서 나와 여럿이 함께 만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점점 더 중요해집니다. 사회는 사람 사이의 만남을 통해 발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만남에는 공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멋진 공간이 있으면 사람들은 이곳을 찾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됩니다. (p.10)

 

파리를 걷다 보면 편안함을 느낍니다. 거리 어디에나 카페나 작은 공원이 있어 언제든지 앉아 쉴 수 있고, 도시가 크지 않아 원하는 곳 어디나 걸어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건물에서는 오랜 시간이 전해주는 깊이와 품격이 느껴지고, 높지 않은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어 따뜻한 느낌마저 듭니다. 차곡차곡 시간이 쌓인 모습과 그 도시의 모습을 아끼고 그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파리는 편리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많은 사람들이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끼고 아름다운 도시라고 입을 모아 칭찬합니다. (p.24)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갖고 끌리지만, 오래되고 익숙한 것에는 편안함을 느끼고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찾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기술과 물건이 탄생하는 요즘 오히려 지난 시절에 쓰던 물건을 찾고, 오랜 과거가 되어버린 시절에 이용하던 공간을 찾아갑니다. 한쪽에는 세련된 카페와 와인바가 생겨나지만, 다른 한쪽에는 만화카페와 가맥집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도시일수록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 공간, 예전의 숨결이 남아 있는 공간에 그리움을 느끼고 그곳에 머물고 싶어 하기 때문이지요. (p.57)

 

상젤리제 거리나 세종대로 같은 길은 한 나라의 역사와 국민의 자부심을 표출하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누군가는 광화문 광장을 천막과 시위자가 차지해 광장의 원래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며 아쉬워 하지만, 그 또한 우리 사회가 거쳐가는 과정입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동안 우리 도시에는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공간이 그토록 없었다는 의미일 테니까요. 국가와 도시를 대표하는 길은 흐르는 시간 속에서 계속 다음 주인공을 찾아가며 한 나라의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상젤리제 거리도 세종대로도 시민사회의 발전과 승리, 민주화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크고 멋지고 당당한 길은 국민들에게 문화적 자부심을 심어주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훌륭한 공간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사람들로 채워져 광장이 된 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도시의 모습 그 자체일 것입니다. (p.88)

 

걷고 싶은 길이 많은 곳, 도시 구석구석 연결하는 길이 모세혈관처럼 발달한 곳이야말로 제가 생각하는 좋은 도시입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학교 가는 길이 즐거워야 하고, 동네 사이사이를 연결하는 길, 달동네에서 볼 수 있는 좁고 작은 길처럼 다양한 길이 많은 도시가 이야깃거리가 많고 풍부한 삶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은 밤거리는 누군가가 지켜보는 안전한 길이 되지요. 서울의 문래동이나 성수동처럼 공장 지역의 특성이 느껴지는 거리도 좋고, 제주도의 바오젠 거리처럼 외국 문화와 닿아 있는 특화된 길도 있습니다. 길만큼 도시의 모습을 다양하게 담고 있는 공간은 없습니다. 계절이 느껴지고, 동네가 느껴지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특성이 느껴지는 길을 자주 만나게 될수록 도시의 삶은 풍요로워집니다. (p.112)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 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서른아홉 번째 주제는 ‘매일이 행복해지는 도시 공간’이다. 도시는 무엇일까? 도시라는 단어는 라틴어 ‘civitas’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는 ‘시민’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도시는 어떤 물리적인 대상이나 환경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시민들이 모여 살면 도시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여 산다고 해서 모두 도시라는 이름이 붙는 건 아니다. 일정 기준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모여 살면서 다양한 산업 활동을 하고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 도시 공간이 달라지면 우리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까? 저자는 말한다. 좋은 도시 공간은 사람이 모이게 하는 응집력과 매력을 지닙니다. 이곳에서 포용력 있는 문화가 발달하고, 사회는 한 걸음 나아가며 더불어 사는 풍요로운 삶을 익히게 됩니다. 도시는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 위한 공간이 아니며, 건축물이나 공간들을 모아 놓은 곳도 아니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스쳐 다니는 도시 공간에는 오래된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에, 켜켜이 쌓여온 시간을 앞으로 어떻게 가꾸어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야말로 도시는 인간, 그리고 역사와 문화를 담아내는 거대한 그릇인 셈이다.

 

 

저자는 여러 도시의 기술을 비교해가며, 앞으로 우리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톺아본다. 현대로 올수록 도시는 점점 사람들이 살기 편리한 모습으로 변하고 다양한 시설을 많이 갖추게 되었다. 지금은 당연하게 느껴지는 공원, 도서관, 지하철, 병원, 영화관 같은 곳들은 겨우 150년 전으로만 거슬러 올라가도 대부분 존재하지 않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도 보다 더 쾌적한 환경을 원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아름답고 좋은 환경에서 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도시가 바뀌면 나의 삶도 변할까? 그렇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하루하루가 모여 사람의 긴 인생이 이뤄지는 것처럼, 일상의 작은 공간이 변화하면 커다란 도시 전체가 달라지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도 변화한다. 도시 공간은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품고 있다. 도시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수백 년 동안 쌓여온 이야기를 발견하는 놀라움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소중하게 아끼고 다듬는 작은 도시 공간들은 다음 세대로 전해져, 더욱 흥미진진하고 풍부한 이야기로 채색될 것이다. 수백 년간 이어진 긴 이야기책의 다음 장을 쓰는 것은 바로 지금의 우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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