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엉이와 오니기리의 말랑한 하루 - 두 고양이와 집사의 공감 일상툰
배현선 지음 / 이덴슬리벨 / 2019년 8월
평점 :





오니기리는 가끔 자면서 잠꼬대를 할 때가 있다. 몸을 경련 일으키듯 떨기도 하고, 무언가 말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흰자위만 보일 때도 있다. 대체 무슨 꿈을 꾸기에 그런 걸까. 어릴 적 길 시절의 악몽은 아닐까? 늘 행복한 꿈만 꾸었으면 좋겠다. 너의 나쁜 기억은 영원히 저 너머로 사라지기를-. (p.40~)
고양이들은 가끔씩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가령 내가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려 할 때면, 굳이 세면대로 올라와 몸을 비빈다. 그리고 우엉이는 어떨 때엔, 갑자기 앉아서 졸기까지··! 고양이는 그냥 고양이니까! 그저 받아들이면 될 뿐이다. (p.62~)
어떻게 이 두 고양이와 내가 함께 살게 된 걸까? 때때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곤 한다. 우엉이를, 오니기리를 만나지 못했다면 과연 내 삶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만약 우엉이 말고 다른 고양이를 더 찾아보았더라면? 내가 그 날 공원을 가지 않았더라면? 조금 더 늦거나 빨리 역 근처를 지나갔다면? 사실 이제는 전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이 두 고양이가 내 곁에 있는 것 말고는 다른 삶을 떠올릴 수 없게 되었다. 우리의 인연은 나날이 점점 더 단단하게 이어져갔다. 그리고 지금은 아주 긴밀하고도 소중한 관계가 되었다. 6년 전, 5년 전의 그날을 떠올리며 나는 가끔씩 우엉이, 오니기리에게 속삭이곤 한다.
“있잖아, 내게 와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p.73)
때때로 사람들은 크게 착각하기도 한다. 우리가 반려 고양이에게 일방적으로 아주 많은 것을 나누어주고 있다고. 물론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는 하다. 고양이들에게 아늑한 공간과 맛있는 음식과 장난감을 제공하니까. 하지만 우리가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고양이들이 보여주는 무한대의 애정과 신뢰 같은 것들을 말이다. 언제나 기꺼이 자신의 전부를 나에게 내맡긴, 알고 보면 더없이 따스한 위로의 존재들. 다른 이들도 그러하겠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늘 우엉이와 오니기리에게 나의 매일을 치유받고 있었다. (p.151)
심드렁한 얼굴의 우엉이, 늘 놀란 눈의 오니기리 우주적 귀여움의 냥냥이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매일! <우엉이와 오니기리의 말랑한 하루>. 귀여운 두 고양이들과 이들과 함께 하는 집사의 하루하루를 따뜻하고 소박한 손그림 일상툰으로 그려냈다.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겪게 되는 일들, 핏줄도 족보도 다른 고양이 형제의 데면데면 밀착된 묘한 관계, 냐옹 하면 척 알아듣는 반려 고양이와 집사와의 케미, 계획과 우연이라는 정반대의 첫 만남에서 가족이 된 사연까지 갖가지 에피소드를 빼곡하게 담아낸다. 그리고 생생한 현장감을 더하는 사진과 집사의 마음을 담은 에세이까지!
보기만해도 마음이 이렇게 녹아내리는데 저자의 마음은 오죽할까. 예술가들에겐 소위 ‘뮤즈’란 것이 있는데, 저자에게 뮤즈를 뽑으라면 단연코 우엉이, 오니기리다. 저자가 그림을 그리는 일을 업으로 삼은 이래로 가장 많이 그린 것이 바로 고양이, 자신의 고양이들이다. 일일이 세어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수십 권의 노트와 수천 장의 종이를 우엉이와 오니기리로 채워 넣었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를 하고, 점심에는 밥을 먹고, 밤에는 잠을 자는 익숙한 일상처럼, 우엉이와 오니기리를 관찰하고 끄적이는 일은 점차 몸에 깊숙이 배어갔다. 고양이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저마다 고유의 개성을 지니고 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외형도 성격도 성향도 그야말로 가지각색. 그때는 몰랐다 우리가 이렇게 매일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가족이 될 줄. 그렇게 하루하루 조금씩 서로의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단숨에 잡아 들었다. 이런 고양이 어디 없나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랜선집사는 오늘도 엉엉 웁니다. 집사인 저자가 애정을 듬뿍 담아 그린 소박하고 따뜻한 손그림에 녀석들의 매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만화속에서도 마치 살아있는 듯 거침이 없다. 매력있어~♪ 내가 반하겠어~♬ 다이어트 중 마주친 치킨보다 더 매력있어~♪ 눈에서 자동으로 하트 뿅뿅! 이러니 반할 수밖에! 보송보송한 털로 뒤덮인 부드러운 배를 드러내며 편안하게 낮잠을 청하기도 하고 갸르릉 거리며 놀아달라는 이 고양이들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엉이와 오니기리는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언제나 존재만으로도 행복과 위로를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