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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씽 인 더 워터 ㅣ 아르테 오리지널 23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지켜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직 당신뿐이다. 당신 이외에는 신경 쓰는 사람도 없다.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는 것은 오직 당신과 당신 자신뿐이다. 음악이 멈췄어도 춤추기를 멈출 수 없는 느낌, 그게 바로 무덤을 팔 때의 기분이다. 춤을 멈추면 죽는다는 걸 아니까. 그러니까 계속 판다. 계속 팔 수밖에 없다. 대안이 없으니까. 있다고 하더라도 필경 어느 노인의 낡은 헛간에서 찾아낸 삽으로 단단히 다져진 땅을 끝없이 파들어가기보다 훨씬 더 끔찍할 테니까. (p.13)
나는 그것을 건너다본다. 구겨진 방수포 둔덕. 그 아래 살과 피부와 뼈와 이가 놓여 있다. 죽은 지 세 시간 반 된 시체가. 아직 따뜻할지 궁금하다. 내 남편. 만져보면 따뜻할 것이다. 구글로 이미 검색해봤다. 어느 쪽이든 놀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됐어. 그래, 팔과 다리는 차가울 테지만, 몸통은 아직 따뜻할 것이다. 그럼 됐다. (p.17)
그와 나는 한 팀이다. 물샐 틈 없다. 안전하다. 세상에는 우리가 있고,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가 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p.79)
한밤중 깊은 숲속에서 홀로 무덤을 파고 있는 에린. 지금 그녀가 파고 있는 구덩이는 남편을 묻을 무덤이다. 행복한 신혼부부였던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두 달 전, 금융업계에서 스카우트되어 승진할 정도로 능력 좋은 은행가 마크와 촉망받는 신예 다큐멘터리 감독 에린은 열렬한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고 보라보라섬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그곳 바다 한가운데에서 의문의 가방 하나를 발견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지폐와 다이아몬드, 권총 한 자루가 들어 있는 가방. 그 아래 깊은 바닷속에는 추락한 비행기와 가방의 주인으로 보이는 시체들이 가라앉아 있었다. 이를 본 마크와 에린은 주인 잃은 그 가방을 차지하기로 결심하고 돈과 보석을 몰래 처분할 계획을 세운다. 세관을 통화하고 증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고 스위스에 차명계좌를 개설하고 모든 게 놀라울 정도로 순조롭기만 한데 어째서인지 무언가 서서히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에린을 사로잡는다. 꼭 잠근 뒷문이 열려 있고, 부부 사진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매일 말 없는 부재중 통화가 정확히 똑같은 시간에 남겨져 있다. 지금 누군가 자신들을 뒤쫓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인생을 바꾸어놓을 단 한 번의 선택! 이제 목숨을 담보로 한 아슬아슬한 심리 게임이 시작된다! 이 책의 저자는 TV 드라마와 연극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로런스 올리비에’상에도 노미네이트된 연기파 배우다. 그녀는 뜨거운 나미비아 사막에서 촬영하던 중 눈부시게 반짝이는 바다를 생각하다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3개월 만에 글을 써 내려가 이 소설을 탄생시켰다. <썸씽 인 더 워터>는 결혼에 갓 골인한 행복한 커플이 돈과 다이아몬드, 권총이 든 가방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심리스릴러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일확천금의 기회, 완벽한 범죄자가 되지 못한다면 모든 걸 잃을 것이다. 영리하게, 우아하게, 그러나 최후의 순간에는 비정하게. 시체를 파묻는 손은 점점 핏빛으로 물들어간다. 마지막까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짜릿한 심리스릴러! 이 책은 읽으면서도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그래서 위험하다. 치밀하게 짜여진 이야기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웬만해서는 뒷걸음질 치며 달아날 수가 없다. 온몸을 전율케하는 긴장감에 한낮의 더위는 잠시 잊혀져간다. 그만큼 흡입력이 상당하다. 배우로서의 경험이 고스란히 이야기에 녹아들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이러니 누가 됐던 간에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다. 시간순삭 최고최고! 2020년 출간 예정인 두 번째 작품 <미스터 노바디>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상당히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