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문학은 정말 쓸모가 있을까요? 효용성을 제일 중시하는 이 도구화된 시대에 인문학은 온갖 도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역사학이나 연극학, 또는 프랑스문학 같은 것이 국내총생산이나 국가 경쟁력 강화에 어떤 도움이 될까요? 제가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기본적인 전제 가운데 하나는 역설입니다. 그러니까 인문학을 포함해서 많은 학문은 바로 그 쓸모없음 덕택에 쓸모가 있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해, 우리가 삶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서는 쓸모만 따져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 깊은 의미에서, 더 실존적인 의미에서 쓸모가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예술과 놀이, 사랑, 윤리 같은 가치는 쓸모없을 때, 그러니까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해 쓰이지 않고 그 자체로 목적일 때 가장 쓸모가 있습니다. (p.22)

 

세상에는 그 자체로 목적이면서 선한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들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고, 선이란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우리 삶을 이끄는 관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선한 것은 그걸로 이익을 얻거나, 단순히 그걸 좋아하기 때문에 선한 게 아닙니다. 우리는 바로 선하다는 이유 그 자체 때문에 선을 좋아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내내 단단히 지켜야 할 실존적 관점입니다. (p.68)

 

삶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우리의 의무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비전이나 직감에 달린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든, 사람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무엇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지닌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이용하거나,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은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그 자체로 목적이고 앞으로도 늘 그럴 것입니다. 칸트가 다소 난해하고 형식주의적인 방법으로 쓴 것처럼 말입니다. “모든 이성적 존재가 당신의 도덕법칙 안에서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있도록 행동하라.” 사람이 된다는 것은 이처럼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것입니다. (p.85)

 

 

“행복은 쾌락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에서 나온다” 니체부터 데리다까지 10명의 철학자와 함께 삶의 공허함을 물리치는 유쾌한 지적 탐험 <철학이 필요한 순간>. 매일 아침 라디오 방송에서 유쾌한 철학 강의를 진행해 허무하고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열광적인 호응을 받으며 덴마크를 대표하는 대중 철학자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스벤 브링크만. 이 책은 그가 덴마크 공영방송 DR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했던 철학 강의 시리즈 <의미 있는 삶>을 정리해 놓은 것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니체, 키르케고르, 아렌트, 로이스트루프, 머독, 데리다, 카뮈, 몽테뉴 이렇게 10명의 철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관점을 통해 니체에게서 약속을 배우고 데리다에게서 용서를 배우는 식으로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을 아낌없이 담아낸다.

 

철학은 우리가 더 깊이 파고들어 기존의 믿음을 흔들도록, 심리학 같은 학문이 미처 닿지 못하는 불편한 질문을 계속해서 묻도록 도와준다. 심리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질문지로 행복을 측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사람들은 최적의 안녕을 이룰 수 있고, 더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다!” 그러면 철학자는 이렇게 묻는다. “그런데 그게 진짜 행복이야? 그게 진짜 의미 있는 일이야?” 철학자는 문제의 본질을 계속 파고들어, 언제나 적절하고 비판적이면서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한다. 저자는 말한다. 철학은 우리 삶을 더 큰 맥락에서 이해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거기에는 현실의 삶과 연결된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삶의 방식으로서 철학을 되살리려 한다.

 

책에서 다루는 10가지 관점은 선, 존엄성, 약속, 자기, 진실, 책임, 사랑, 용서, 자유, 죽음. 언뜻 봐서는 실용적일 것 같지 않지만 쓸모없기에 더 쓸모가 있는,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중요한 가치들을 소설과 영화, 일상 속 다양한 예시를 통해 살펴보면서 우리를 진정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며 이를 통해 모든 것이 급변하는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가 믿고 의지할 만한 단단한 토대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철학의 본질에 집중해 우리는 각자 동떨어진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의무로 깊게 연결되어 있으며, 자기 자신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와의 끊임없는 만남 속에서 양육되고 교육된다는 점을 통해 무엇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하고 의미 있는지 발견하도록 돕는 것은 물론 우리가 실제 삶의 지표로 삼을 만한 이야기들을 통해 내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법을 일깨워 준다. 배워보자, 인생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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