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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의 심리학 - 비로소 알게 되는 인생의 기쁨
가야마 리카 지음, 조찬희 옮김 / 수카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아. 나이 먹기 싫다. 늙는 건 나쁜 거야. 절대로 피해야 돼.” 하지만 아무리 미용업계와 의료계가 진보하고 새로운 영양제와 운동법이 끊임없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시간을 되돌리는 것만은 불가능하다. 누구나 내일이 되면 오늘보다 하루 더 나이가 든다. 그 결과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쳐지며, 흰머리가 생기고 나아가서는 병에 걸리고 몸이 불편해진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이 잔혹한 사실만은 아무리 본인이 셀러브리티나 커리어 우먼이라고 해도 바꿀 수 없다. 노력을 하든 안 하든 50년 산 사람은 쉰 살이고, 70년 산 사람은 일흔 살이다. (p.76)
인생은 흑 또는 백으로 단정 지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아이가 없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재미있게 아이를 키우는 남동생 부부를 보면 ‘나도 이런 경험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하고, 여행을 가서는 ‘아이가 있었다면 이런 건 못 했겠지. 역시 없는 게 나아’라는 생각도 한다. 마음이 갈팡질팡하는 건 50대가 돼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독신 혹은 아이 없는 인생을 부끄러워하거나 후회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만족할 필요도 없다. 단, 나중에 병에 걸리면 어떻게 할지, 마지막은 어디에서 맞이할지. 그리고 장례식이나 무덤은 어떻게 할지 등 현실적인 문제만큼은 남에게 맡기지 말고 스스로 고민한 뒤에 어느 정도 절차를 정해둘 필요는 있을 것이다. (p.146)
소모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내 인생은 계속 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가끔 행복한 미래를 그려보기를 바란다. 자신의 인생에 충실한 삶을 우선으로 생각했으면 한다. (p.209)
아무리 가혹한 사건이 많았던 인생이라고 해도, 지금까지 살아온 길이 전부 잘못됐다고 단언할 수 있는 인생은 없다. 인생은 물론 힘든 여정이지만,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하나하나 대처해가면서 때로는 웃고 때로는 한숨 돌리며 긴 걸음을 걸어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전부 리셋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나 요즘 좀 이상한 것 같아. 피로 때문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잘못된 생각에 물들었나’라고 생각하고, 일단 하던 일, 만나던 사람, 읽던 책에서 멀리 떨어져서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쉴 것을 추천한다. (p.223)
비로소 알게 되는 인생의 기쁨! <나이 듦의 심리학> 30년간 마음을 공부한 일본 최고 정신과 전문의의 마흔 이후 새롭게 시작되는 삶에 관하여. 인생은 계속돼도, 마음만은 천천히! 눈앞을 가로막던 안개가 걷히는 듯하더니, 더 넓은 세상이 펼쳐졌다. 이 상쾌한 느낌이 계속되면 좋겠다. 아이가 있든 없든, 남편이 있든 없든.
나이 든다는 것은 시간을 직면하는 것.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삶이 유한하다는 것, 이것은 슬픔이지만 동시에 해방의 가능성도 가져다준다. 그전에 나를 괴롭히던 모든 문제들에게서 벗어날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여자의 정년에는 다양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어서, 남자의 경우처럼 <정년=직장 퇴직>이라는 단순한 도식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앞으로 살아갈 사회에서는 여성들이 정년 후 어떤 인생을 살게 될지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여자의 정년 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로서, 그리고 정작 자신도 나이 들어가는 한 사람으로서 깨달은 인생의 진정한 기쁨과 의미를 찬찬히 풀어놓는다. 다양한 사례를 들어 여자의 나이 듦과 정년의 의미에 관해 하나하나 고민하고 그것이 가진 의미와 마흔 너머를 준비하는 여자들의 고민을 모두 담아낸다. 구체적으로 일, 연애, 친구, 성, 건강, 부모 간병, 집, 경제 문제 등 마흔 이후 현실적으로 부딪히게 되는 문제들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과 여성들이 앞으로 어떤 정년을 맞이하고 어떤 시간을 맞이하게 될지, 정년과 더불어 나이 듦을 직면하게 될 여성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다양한 범주에서 살펴본다.
언젠가 당신에게도 정년은 찾아온다. 그때 당신은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저자는 쉰여섯 살이 될 무렵,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고칠 수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 크게 마음먹고 종합진료과에서 수련을 시작했다. 20~30대 청년들 사이에서 새로운 의료기술을 익히면서, 정년을 앞두고 있던 자신이 이 나이에도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설레는 생경한 경험을 한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인생에 새로운 날개를 얻은 기분과 같았다며 벅차게 고백한다. 여성이 일을 하는 것, 일하고 싶어하는 것은 미안해할 일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훌륭한 일도 아니다. 이는 그저 당연한 일이다. 저자는 말한다. ‘계속 일해도 되는 걸까?’ 고민이 될지라도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의문을 품고 스스로 물러날 필요는 없다. 그럴수록 당당하게, ‘나이 들어서도 일하는 나, 너무 멋있지 않니?’ 라고 말해주자. 삶은 하릴없이 계속되고 때때로 반복되지만, 그 유한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가슴 설레는 무언가를 찾아낼 때 우리는 비로소 어느 하루도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음을 가슴 벅차게 깨달을 수 있다.